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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게 돈을 쓰는 최악의 방법

가치 있게 돈을 쓰는 최악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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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2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402g | 138*208*20mm
ISBN13 9788965135715
ISBN10 8965135710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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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한숨을 쉬며 텔레비전을 껐다.
“프랑크. 엄마 말 좀 들어 봐.”
엄마가 프랑크에게 고개를 돌렸다. 프랑크는 캄캄한 텔레비전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만약 네가 네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면, 그 돈을 한 번에 다 써 버릴 수 있겠니? 그러고 싶어? 넌 마치 화분 속의 식물 같아!”
“화분 속의 식물이라고요?”
“응. 식물들은 항상 햇빛을 향해 몸을 뻗잖아. 자기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화분은 생각지도 않고 말이야. 꽃이 피면 화분 밖으로 무겁게 몸을 늘어뜨리게 돼. 주인은 식물이 골고루 햇빛을 받을 수 있도록 가끔 화분을 돌려 줘야 한단다. 안네 외할머니도 마찬가지야. 집에 초콜릿이 있으면 그냥 놔두시질 못했거든. 너도 똑같아, 프랑크. 넌 지금 네 손에 1천2백만 크로네가 있다는 사실에 이성을 잃어버린 것만 같아.” --- p.39

프랑크는 사진 아래 기사를 재빨리 훑어보았다. 기사는 두 가지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 하나는 엄마가 로또 1등에 당첨되어 엄청난 상금을 받았다는 것으로, 프랑크도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다른 하나는 엄마가 1백만 크로네를 동네 사람들 중 한 명에게 주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그건 프랑크도 처음 듣는 소리였다.
기사에는 프랑크의 엄마가 동네 사람들 중에서 특별히 착한 일을 하는 사람 한 명을 뽑아 1백만 크로네를 상금으로 주기로 했다고 나와 있었다. ‘친절경진대회’라는 말을 생각해 낸 사람은 분명 신문사에서 일하는 기자일 것이다. 엄마는 자기 자신을 위해선 특별히 돈을 쓸 데가 없다고 했다. 게다가 엄마에겐 매일 빵에 햄을 얹어 먹고 매일 같은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아들 하나밖에 없다. 그래서 엄마는 로또 상금을 마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너도나도 착한 일을 하면 더 살기 좋은 동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는 1백만 크로네를 받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았다. 엄마는 짤막하게 대답을 했을 뿐이다.
“마을 사람들 중 착한 일을 하는 사람, 또는 이웃을 기쁘게 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나 1백만 크로네를 받을 수 있습니다.” --- p.68

그날 오후 쉬는 시간이 되자, 7학년 여학생의 자전거 바퀴에 펑크가 났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몰래 펑크를 냈다고 했다. 여학생은 손가락을 들어 바퀴 두 개에 긁힌 자국이 얼마나 긴지 보여 주었다. 그처럼 길게 긁힌 자국은 저절로 나지 않는다. 이제 그 여학생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대신해 장을 봐 줄 수 없다.
“일이 점점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 같아.”
프랑크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난 아직도 엉덩이가 아파.”
데니사가 말했다.
“그리고 쿱바는 세상을 떠났어.”
오스카가 말했다.
프랑크는 땅을 내려다보았다. 신발 끝에 거뭇거뭇한 자국이 묻어 있었다. 마을에는 1백만 크로네의 상금이 나를 잡아 보라며 활개를 치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것을 멈출 수 있는 사람은 5학년 학생인 프랑크밖에 없었다.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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