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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겐 가족이 없다

가족에겐 가족이 없다

김기우 | 세시 | 2020년 01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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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382g | 128*188*18mm
ISBN13 9788998853341
ISBN10 899885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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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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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만남 후에는 늘 미진한 구석이 있습니다. 모임 후 제각각 둥지로 돌아가고, 저도 집으로 돌아오면 공연히 미안해서 허기가 몰려옵니다. 더 잘해 주지 못해서, 힘이 부치는 자신이 미워서, 식구에게 부담 떠넘기려는 ‘미움’임을 알면서도 미워하는 미안함은 좀체 사라지지 않습니다.
석 달에 한 번쯤 형제자매가 모여 요양병원에 누워 있는 어머니를 뵙고 함께 식사합니다. 본인들 어린 시절 이야기가 끝나면 아이들 키우는 일화로, 앞으로의 자식 걱정으로 고함 같은 대화를 나누다가 헤어집니다. 여전한 미움으로 슬쩍 밀어 내리는 그 슬픔, 떨어져나가는 그 앙금이 저를 위로합니다.
--- 「작가의 말」중에서

만지면 부서질 듯, 병원 로비에 들어앉은 햇살을 무연히 바라보는 누나를 보니, ‘감사’라는 낱말이 문득 떠올랐다. 로비 문이 열리자 햇살 조각이 튕겨 나와 누나의 반 쪽된 얼굴을 어루만졌다. 불현, 뺑소니차가 생각났다. 그 사람도 잘 지내고 있을까? 차 안 어둠 속에서 아스팔트에 팽개쳐진 나를 지켜보던 그도, 햇살을 잘 받고 있을까? 그에게도 햇살이 환히 비추었으면 좋겠다. 아니, 그도 지금 빛을 받고 있을 것이다. 햇살은 누구에게든 고루 빛을 비추어줄 테니까.
--- p.197

마음은 없어요. 깊은 병 들어보니 잘 알겠어요. 몸 외엔 모두 거짓이에요. 수시로 아파오는 몸만이 진실이에요.
--- p.257

노래라도 부르는가, 아버지는 장구채를 마이크처럼 입에 대고 꺼이꺼이, 아버지 식의 노래를 불렀다. 자기 노래에 취한 아버지, 어깨가 으쓱으쓱, 목걸이가 출렁거리는 할아버지의 영정도 으쓱으쓱, 그 모습을 바라보는 식구들도 아버지가 넘어질까 아버지 곁에 다가가 어, 어, 추임새를 넣어가며 덩실거린다. 기억이 없는 아버지, 갓 태어난 아이 같은 아버지를 바라보니 울컥, 소화 안 된 육적이 식도를 차고 올라온다. 숨길이 어긋났는지 준수는 딸꾹질을 터뜨린다. 연길에서 본 형이 그대로 아버지에게 들씌워진다. 준수의 딸꾹질은 멈추지 않는다.
--- p.343

왜 우리만 중심이라고, 닮은 것들만 영원히 잘 살겠다고 발버둥치는지 모르겠다.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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