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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괄량이와 철학자들

말괄량이와 철학자들

[ 양장 ] 클래식 보물창고-16이동
리뷰 총점7.9 리뷰 8건 | 판매지수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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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4월 1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512g | 128*188*30mm
ISBN13 9788961703178
ISBN10 89617031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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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데려가요.”
잎이 우거져 그늘진 야자나무 밑 풀밭에 함께 나른히 앉아 있던 어느 늦은 밤, 아디타가 말했다. 흑인들은 악기를 해변으로 가져왔고 기묘한 래그타임 소리가 따뜻한 밤의 숨결을 타고 나긋나긋 떠돌았다.
“십 년 후에 어마어마한 갑부에다 계급이 높은 인도 여인이 되어 다시 나타나고 싶어요.”
아디타가 덧붙였다. 칼라일은 그녀에게 휙 고개를 둘렸다.
“그럴 수 있소, 얼마든지.”
아디타가 웃음을 터뜨렸다.
“이거 청혼이에요? 호외요! 아디타 파남, 해적의 신부가 되다. 사교계 아가씨가 래그타임 연주자였던 은행 강도에게 납치되다.”
(중략)
아디타는 팔을 뻗어 그의 손을 쓰다듬었다.
“친애하는 커티스 칼라일 씨.”
아디타가 부드럽게 말했다.
“날 사랑하게 되었나요?”
“중요하다는 듯이 말하는군.”
“중요한걸요…… 왜냐면 난 당신을 사랑하게 된 것 같거든요.” ---pp. 48~50

“나와 결혼해 주면 좋겠어요.”
그가 말했다. 그녀는 그에게 팔을 뻗었다. 강렬하면서도 신중하게 그의 입에 키스했다.
“됐죠?”
“사랑합니다.”
그가 말했다. 그녀는 다시 그에게 키스한 다음 작게 한숨을 쉬며 안락의자로 몸을 던지더니 반쯤 드러누웠다.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어 대는 바람에 몸이 흔들렸다.
(중략)
“그래도 안 될 이유는 더 있어요.”
마샤가 말했다.
“뭡니까?”
“어떻게 먹고 살아요?”
“내가 돈을 벌게요.”
“학생이잖아요.”
“문학 석사를 따는 데 조금이라도 신경 쓸 줄 압니까?”
“그럼, 나를 다루는 석사가 되고 싶어요?”
“맞아요! 뭐라고요? 그러니까, 아닙니다!”
마샤는 웃었고 재빨리 걸어가 그의 무릎에 앉았다. 그는 팔로 그녀를 와락 끌어안고 그녀의 목 언저리에 키스 자국을 남겼다.
마샤가 생각에 잠기며 말했다.
“당신은 과격한 면이 있어요. 하지만 이건 그다지 논리적인 말은 아니네요.”
“오, 그 이성적인 태도 좀 버려요!”
“어쩔 수 없어요.”
“난 자동판매기 같은 사람들이 싫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제발 입 닫아요!”
그리고 마샤는 말을 할 수 없게 되어서 귀만 쫑긋 세웠다. ---pp. 134~137

“전 사교계의 흡혈귀가 되고 싶거든요.”
그녀는 태연하게 선언하고 찰리에게 단발머리가 그 전주곡이 될 거라고 귀띔했다. 그리고 그의 조언을 구하는 까닭은 그가 여자들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명상하는 불교도의 정신 상태만큼이나 여자의 심리에 대해 무지했던 찰리는 어쩐지 우쭐해졌다.
“그래서 결심했답니다.”
버니스는 목소리를 살짝 높이며 말을 이었다.
“다음 주 초에 시비어 호텔 이발소로 가서 첫 번째 의자에 앉아 머리를 자르기로 말이에요.”
버니스는 주변 사람들이 대화를 중단한 채 자기 얘기를 듣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멈칫했다. 그러나 마저리가 일러 준 대로 아찔한 한순간을 넘긴 후 주변에 앉은 여러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던 이야기를 끝마쳤다.
“물론 입장료는 받겠어요. 하지만 모두 찾아와서 격려해 준다면 앞자리 이용권을 발급해 드리죠.”
감탄 어린 웃음소리가 떠들썩하게 울려 퍼졌고 그 웃음소리 밑으로 G. 리스 스토다드가 재빨리 몸을 기울이며 귓속말을 했다.
“지금 당장 특등석으로 예약하겠습니다.”
---pp. 217~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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