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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글」
제1권 「프롤로그」 다가올 것의 길 1장 영혼의 재발견 2장 영혼과 신 3장 영혼의 쓸모에 대하여 4장 사막 5장 미래의 지옥으로 하강 6장 정신의 분리 7장 영웅 살해 8장 신의 잉태 9장 신비스런 조우 10장 가르침 11장 결심 제2권 죄의 이미지들 1장 붉은 존재 2장 숲 속의 성 3장 나의 비천한 반쪽 4장 은자, 첫째 날 5장 은자, 둘째 날 6장 죽음 7장 옛 신전들의 잔해 8장 첫 번째 낮 9장 두 번째 낮 10장 주문들 11장 알을 깨다 12장 지옥 13장 제물 살해 14장 신성한 어리석음 15장 두 번째 밤 16장 세 번째 밤 17장 네 번째 밤 18장 세 명의 예언자들 19장 마법의 선물 20장 십자가의 길 21장 마법사 정밀 검증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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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그 시절이, 그러니까 나 자신의 내면의 이미지들을 추구했던 그 시절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 그 밖의 모든 것은 여기서 비롯된다. 그것은 그 시기에 시작되었고, 그 후의 세부적인 사항들은 결코 그 이상으로 더 중요하지 않다. 나의 평생은, 무의식에서 폭발하듯 터져 나와서 불가사의의 강물처럼 덮치며 나를 산산조각 낼 듯 위협했던 것들을 해석하는 일에 바쳐졌다. 그것은 한 사람의 평생 그 이상을 위한 중요한 자료들이었다. 그 후의 모든 것은 단순히 그 자료들을 외적으로 분류하고, 과학적으로 정교하게 다듬고, 삶 속으로 통합시키는 작업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잉태한 그 신비한 시작은 바로 그때였다.”
--- 본문 중에서 “동물은 자기와 같은 종(種)에게 저항하지 않는다. 동물들이 얼마나 정의롭고, 처신을 잘 하며, 시간을 존중하는 마음이 얼마나 깊으며, 자신을 낳아준 땅에 충성하는 마음이 얼마나 크고, 익숙한 방식을 얼마나 강하게 고집하는지를 보라. … 샘이 나타나면 동물들이 어떤 식으로 모이는지를 보라. 먹이가 많은 곳을 숨겨놓고서는 형제가 굶어죽게 만드는 동물은 하나도 없다.” --- 본문 중에서 “진리는 많지 않다. 겨우 몇 개만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진리의 의미는 너무나 깊기 때문에 상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는 파악되지 않는다.” --- 본문 중에서 “자연은 쾌활하고 끔찍하다. 어떤 사람들은 쾌활한 측면을 보면서 자연과 장난을 치며 자연이 빛을 발하도록 만든다. 다른 사람들은 공포를 보면서 머리를 감싸고, 살아 있다기보다는 죽어지낸다. 삶의 길은 그 둘 사이에 나 있지 않고 둘 다를 껴안는다. 자연은 쾌활한 놀이이고 냉혹한 공포다.” --- 본문 중에서 “종교들이 가장 깊은 핵심에서 서로 다르다고 믿는 것은 잘못이다. 엄격히 말하면, 그 핵심은 언제나 똑같다. 뒤이어 나오는 모든 형태의 종교는 그 앞의 종교의 의미이다.” --- 본문 중에서 “사람이 자기 자신을 산다는 것은 곧 자신이 과업 자체가 된다는 뜻이다. 자신을 사는 것은 절대로 유쾌하지 않은 길고 긴 고통이다. 이유는 당신 자신이 당신의 창조자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본보기를 따라 사는 사람들에겐 생명력이 없다. 본보기를 따라 사는 사람은 그 본보기의 삶을 사는 것이다. 당신이 당신의 삶을 살지 않는다면, 누가 당신의 삶을 살겠는가? 그러니 당신 자신의 삶을 살도록 하라.” --- 본문 중에서 “나는 이 책을 놓고 16년 동안 작업을 벌였다. 1930년에 연금술과 가까워지면서 이 책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그 끝의 시작은 1928년에 찾아왔다. 리하르트 빌헬름(Richard Wilhelm)이 도교 경전이면서 연금술의 요소가 강한 『태을금화종지』(太乙金華宗旨)(The Secret of the Golden Flower)를 나에게 보내준 때였다. 그 책에 이 책의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이 책을 진행할 수 없었다. 피상적인 관찰자에게는 이 책이 광기처럼 보일 것이다. 만약에 내가 원래의 경험이 지닌 압도적인 힘을 고스란히 흡수할 수 없었다면, 이 책은 아마 그런 것이 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연금술의 도움으로, 나는 마침내 그것들을 하나의 전체로 배열할 수 있었다. 이 경험들이 소중한 무엇인가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언제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로서는 그 경험들을 “소중한” 방식으로, 말하자면 값진 책으로 기록하고 그 경험을 상기하는 과정에 떠오른 이미지들을 그림으로 최대한 훌륭하게 그리는 방식 외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나는 이 작업이 터무니없을 만큼 불충분하다는 것을 잘 알았다. 그러나 일이 많고 주의를 흩트릴 일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 본문 중에서 |
칼 구스타프 융이 손수 책의 형태로 묶은 『RED BOOK』은 말하자면 융의 ‘유고’(遺稿)인 셈이다. 융은 1913년부터 펜으로 직접 글을 쓰고 그림까지 그린 이 책의 제목을 라틴어로 ‘새로운 책’이라는 뜻으로 ‘Liber Novus’라 붙였다. 한편으로 융은 빨간색 가죽 장정의 이 책을 ‘RED BOOK’이라 부르기도 했다. 융이 1959년에 이 책 말미에 ‘에필로그’ 형식의 글을 쓴 것으로 봐서 출판할 뜻을 가진 것 같지만 무슨 사정에선지 에필로그를 미완성으로 남겼으며, 이 원고는 1961년 융이 세상을 떠난 직후 출판되지 못했다. 학자들이 이 원고를 보는 것도 2001년이 되어서야 허용되었다. 그러고도 한참 더 지나서 2009년에야 독일과 미국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이 책을 시작한 1913년은 융에게 있어서 개인적으로나 세계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니는 시기이다. 개인적으로는 6년여 지속되었던 오스트리아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와의 관계가 최종적으로 단절된 때였다. 프로이트와 애제자 소리까지 들었던 융의 결별은 리비도와 종교 등을 둘러싼 이견 때문이었다. 프로이트와의 결별을 계기로 칼 융은 개인적으로나 직업적으로 앞날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이 시기에 융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지만 많은 공적 활동을 접고 자신의 이론을 개발하는 일에 몰두한다. 그 결실이 바로 분석심리학이다. 이 시기에 융은 환상과 환청에 많이 시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그즈음 유럽은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평화로워 보였을지 몰라도 지식인들의 눈에는 고요 뒤에 전운이 감돌고 있는 것이 보였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융 같은 지식인들에게는 그 정세가 더욱 불안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이 책에도 제1차 세계대전을 예견하는 내용이 많이 나오지만, 실제로 전쟁이 터짐에 따라, 칼 융은 자신의 환상이나 공상, 상상이 개인적인 것만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자신의 정신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던 일이 유럽 대륙의 전체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확신이 섰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융은 자신을 대상으로 심리한 연구에 들어갔다. 이 책은 융이 직접 경험한 정신의 세계를 문학 형태로 담아내고 그림까지 곁들여 이해를 돕고 있다. 융은 당시 기독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웃에 대한 사랑을 가르치는 기독교를 2,000년 가까이 믿어 온 유럽에서 세계대전 같은 전쟁이 일어났으니, 당시에 유럽인의 정신적 충격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자연에 반하는 이타적인 사랑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생명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 칼 융의 입장이다. 이런 배경을 알고 책을 읽으면 영혼의 본질, 사고와 감정의 관계, 남성성과 여성성의 관계, 기독교의 의미 등에 대한 융의 관점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