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에 피부과 의사 로버트 그리쉬머가 환자 5천 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환자들이 앓는 질병의 대부분이 정신적 원인으로 발병한 것이라고 한다. 특히 질병 중 낭종으로 고생하는 환자의 27퍼센트, 감기와 대상포진 환자의 36퍼센트, 건선(psoriasis, 두꺼운 은백색의 인설에 싸인 홍반을 동반하는 원인 불명의 만성 피부 질환 ― 옮긴이) 환자의 62퍼센트, 두드러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68퍼센트, 습진 환자의 56~70퍼센트,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사람의 86퍼센트, 피부에 사마귀(wart, 우종)가 생긴 사람의 95퍼센트, 극심한 가려움으로 피부가 벗겨지는 상태에까지 이른 환자의 95퍼센트, 평소보다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 대부분이 정신적 원인으로 각종 병리 증상을 앓는 것으로 밝혀졌다. 환자들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다는 것을 피부가 먼저 알고 밖으로 표시를 한 것이다. 내면의 감정들이 요동을 쳐 평온함을 유지할 수 없으니 어서 빨리 알아채서 해결을 해달라는 아우성이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증상들이 육안으로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거나 별다른 고통을 수반하지 않으면 재빨리 알아채기가 어렵다. 그러나 정신적 원인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피부 질환의 해결책은 다방면으로 모색할 수 있고, 9장 ‘나를 치유하는 스킨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 2. 스킨십을 느끼다」 중에서
파트너의 만족도에 관심이 있다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여자들이 믿지 않는 것은 그것이 모든 남자의 립 서비스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대체로 남자들은 섹스에 관한 한 자신이 더 알아야 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 말은 곧 ‘내가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또 내가 아는 대로 잘하기만 했다면, 여자들이 만족을 했는지 어쨌는지는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 아냐?’라는 생각과 같다. 만약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당신들은 컴퓨터에 대해 다 아는 것도 아니고, 아이를 기르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를 것이고, 직장에서 뭘 해야 할지 정확하게 아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라고 물으면 순순히 인정할 것이다. 그러나 성에 관해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남자들은 항상 섹스를 생각하고, 포르노 영화나 잡지를 보고,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어떻게 하면 누구와 한번 잘 수 있을지 호시탐탐 기회를 엿본다. 그래서 그들이 그토록 성에 대해 다 안다고 큰소리를 치는 것일까? 그렇다면 설령 파트너가 잠자리에서 만족하지 못했다고 해도 남자들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 8. 사랑 만들기 - 섹슈얼 터치」 중에서
사랑의 스킨십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흔히 스스로 자기 자신이 쓸모없다고 여기는 ‘소모증’을 겪는다. 콜로라도 덴버 의과대학의 르네 스피츠 교수는 고아원에서 지내는 아이들은 무척 맥이 풀려 있고 소외감을 느끼며 신체적ㆍ정신적 발달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단정했다. 또 소아과 의사 존 홀트는 모든 아기는 무조건 하루에 다섯 번 이상 안아주어야 신생아 사망률이 감소하고 질병으로 고생하는 아기들이 빨리 나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
우리는 신체적 접촉이 우리의 수명을 연장시키며 의사를 찾는 횟수를 줄여준다는 것을 안다. 과학적으로도 스킨십이 생물학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증명되었으며 단순한 스킨십만으로도 신체적ㆍ정신적 웰빙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많은 사례를 통해서 알 수 있다. 그 옛날 원시사회의 사람들도 알았던 사실, 즉 스킨십이 인간의 신체 내부 기관들이 활발히 작용하도록 도왔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들도 여러 번 발표되었다. 메릴랜드 대학과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의사들이 공동으로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의 몸을 만지거나 손을 잡아주면 심장 박동 수가 변화하는 것이 관찰되었고 심지어 온몸이 마비된 상태의 환자들도 스킨십을 하면 심장 혈관이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 9. 나를 치유하는 스킨십」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