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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심문들

또 다른 심문들

[ 양장 ] 보르헤스 논픽션 전집-04이동
리뷰 총점5.0 리뷰 2건 | 판매지수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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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2월 27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642쪽 | 798g | 140*230*34mm
ISBN13 9788937436529
ISBN10 893743652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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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신의 제국이 덧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 제국에 장벽을 둘러치려 했고, 책이 성스럽다는 것을 알았기에, 즉 책이 우주 또는 개개인의 의식이 가르쳐 주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없애려 했을 것이다. 장서를 불태우는 것과 만리장성을 축조하는 것은 비밀리에 서로를 무효화하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 p.23

우주의 역사는 어쩌면 몇 가지 은유의 역사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역사의 한 부분을 그려 내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 p.24

꽤 오랫동안 나는 거의 무한한 문학이 한 사람 안에 내재되어 있다고 믿어 왔다. 그 한 사람은 칼라일이기도 했고, 요하네스 베커이기도 했으며, 휘트먼이기도 했고, 라파엘 칸시노스아센스인가 하면 드퀸시이기도 했다.
--- p.36

말하자면 과거를 지워 버리려는 시도는 이미 과거에도 있었던 일로, 역설적이지만 이런 시도야말로 과거는 절대 지워질 수 없다는 증거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과거는 결코 소멸될 수 없다. 모든 세상사는 언젠가 반복되기 마련인 바, 과거를 지워 버리려는 시도 역시 그 반복되는 세상사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 p.115

나치즘은 에리우게나의 지옥처럼 비현실적이다. 사람이 존재할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사람들은 단지 그것을 위해 죽거나, 그것을 위해 거짓말을 하거나, 그것을 위해 남을 죽이거나, 그것을 위해 피 흘릴 수 있을 뿐이다. 자기 자신이라는 철저한 고독 한가운데서 승리를 열망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법이다. 이제 한마디만 덧붙이고자 한다. “히틀러는 파멸당하고 싶어 했다.”
--- p.220

달타냥이 수많은 공적을 세운 데 비해 돈키호테는 날마다 두들겨 맞고 조소당하지만, 돈키호테의 용맹이 더욱 빛난다. 이는 우리를 지금껏 생각지 않았던 미학적 문제로 이끈다. 작가는 자신보다 뛰어난 인물을 창조할 수 있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나의 부정 속에는 지적인 면과 윤리적인 면이 모두 포함된다.
--- p.262

『모렐의 발명』은 그 제목만으로도 또 다른 섬 출신 발명가 모로를 떠올리게 하는데 이 작품은 우리의 영토와 우리의 언어에 새로운 장르를 이식시켰다.
--- p.352

그는 19세기의 한가운데서 이미 민주주의라는 것은 투표함이 가져올 예견된 혼돈이라고 마치 예언이라도 하듯 쓴 바 있으며, 모든 동상들을 모아들여 요긴하게 쓸 동제 욕조로 만들어 버리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나는 지금까지 『의상철학』보다 더 열이 치솟고 격한 감정으로 쓴 책도, 비탄으로 인해 미친 듯이 써 내려간 책도 읽어 보지 못했다.
--- p.371

이 책의 운명은 매우 모순적이다. 세르반테스가 이 책을 쓴 이유는 허구의 이야기들을 통해 스스로 느끼는 초로의 우울한 심정을 달래 보려는 것이었는데, 우리는 그의 이야기들을 통해 어렴풋이나마 노쇠한 세르반테스의 흔적을 들여다보기 위해 그 책을 찾으니 말이다.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주인공은 마하무트도, 집시 여인도 아니다. 우리를 감동시키는 자는 그런 주인공들을 상상하고 있는 세르반테스다.
--- p.395

가우초는 죽었어도 사람들의 혈관 속에, 어두컴컴하거나 과도하게 대중에 노출된 일종의 향수 속에, 그리고 도시 속 남자들을 그려 낸 문학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이 프롤로그를 쓰는 중에도 나는 몇 권의 책을 열거했다. 또한 팜파스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상실한 것들을 좀 더 잘 느끼기 위해 스스로 유배의 삶을 추구했던 허드슨가 사람들을 잊을 수가 없다.
--- p.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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