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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수자들, 빼앗긴 폭력을 되찾다

몸문화연구소 번역총서-0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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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552g | 152*224*23mm
ISBN13 9788976829917
ISBN10 897682991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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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참함을 드러내는 모든 자세, 또는 취약성을 드러내는 모든 행위들과는 별개로, 로드니 킹의 몸은 항시 공격자의 몸으로만 간주된다. 단지 그는 백인 인종주의자들의 공격 판타지를 양산해 내는 몸일 뿐이다. 재판장 안에 있는 백인 배심원들의 눈에, 그는 단지 폭력의 행위자로 비쳐질 뿐이다. 같은 맥락에서 불공정한 방식으로 성폭력 혐의로 고발당한 노예의 자손들, 또는 노예였던 이들은 인종분리정책의 기나긴 기간 동안 길거리에서 공격당하고 집이나 유치장 바깥으로 끌려 나가 고문당하고 처형당해야만 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오늘날 아프리카계 미국인 청년이나 청소년들, 또는 아프리카계 자손들은 거리 한가운데에서 구타당하거나 살해당하고 있다.
--- p.17

1916년 5월 8일, 루시 프라이어는 자기 집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 그녀의 강간에 대한 소문은 웨이코에서 매우 빠르게 돌았으며, 프라이어가에 의해 고용된 17세 농장 소년인 제시 워싱턴이 곧장 의심의 대상이 된다. 그리하여 재판 비슷한 것이 5월 15일에 열린다. 배심원들과 피고 측 변호사들은 재판관들과 마찬가지로 워싱턴의 유죄를 모두 확신하고 있었기에 그는 사형에 처해졌으며 법정에 출석한 이들에게 넘겨지고 만다. 법정 바깥에는 마을의 모든 유력자도 끼여 있던 거대한 군중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이미 화형대 아래 집결해 있었다. 제시 워싱턴은 그들에 의해 칼에 찔리고 거세당한 후, 두 시간 동안 화형대 위에서 고문당했으며 손가락과 발가락도 잘렸다. 그의 사체 조각은 기념품처럼 팔려 나갔고 고문장면을 담은 사진은 마을의 관광 홍보를 위한 경치 좋은 엽서 형태로 퍼져 나갔다.
--- p.227

당신은 낯선 이들에 의해 무례하게 접근당한다. “헤이 베이비, 멋진 다리군!” “너 시간 있니?” “와우, 너 정말 아름답구나!” “너의 엉덩이 흔들거림이 좋아.” “허리가 나가도록 내가 해줄 수 있는데.” 이 게임은 단계마다 선택의 여지가 있다. 당신은 언짢고 다소 걱정스럽게 “고마워”라고 하면서 가던 길을 갈 수 있다. 당신을 괴롭힌 이는 당신을 조용히 내버려 두는 체하고 떠나겠지만, 몇 초 후 다시 당신은 그를 만나게 될 것이다. 또는, 당신은 소총을 뽑아 들고 그가 죽을 때까지 방아쇠를 당길 수도 있다. 후에 남자는 피바다 위에 누워 있게 될 것이고, 이내 당신에게 건넨 마지막 문장이 그의 묘비명이 된 무덤으로 바뀐다. 그러나 당신은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당신을 괴롭히는 사람의 수는 무한하기 때문이다. 단지 거리를 돌아다닐 수 있는 가능성과 당신을 지속적으로 무례하게 접근하도록 하는 가능성을 가지게 될 뿐이다. 바로 이것이 이 게임에 카프카적인 부조리극의 국면을 부여한다.
--- p.303

왜냐하면 이 소설은 벨라에게 가해진 폭력이 무엇인가와 더불어, 그녀 역시 이제 자기 차례가 되어 폭력을 저지를 수 있게 되었음을 묘사함으로써 여성들에게 가해진 폭력의 효과들을 발본적으로 재의미화하기 때문이다. 언론인들이 규정하는 바와 같이 벨라는 페미니스트 연쇄살인마이자 비폭력적인 페미니스트 윤리?페미니즘 전체에 너무 빠르게 부과된 것?와 전적으로 단절해 있다. 그녀는 폭력과의 고유한 관계성에 대해 질문하기 위해 페미니즘이 그토록 필요로 했던 바로 그 더러운 여성 주인공인 것이다. 우리가 폭력 안에서, 그리고 폭력과 더불어 할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를 페미니즘적으로 질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물이 바로 벨라이다. 이 소설에서는 친절하고도 유약하며 취약한 벨라가 여성들의 대의를 수호하기 위해 유혈을 즐기는 판정자로 극적으로 변모하게 되는, 영웅적 전환점이란 없다.
--- 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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