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긍정적 사고를 ‘좋은 것’이라 믿으려 한다.
아니 반드시 그렇게 믿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의심하면 죄가 된다.
그러나 경험상, 긍정적 사고는 거의 실패로 끝난다.
부정적 사고보다 끝이 안 좋을 때가 너무 많다.
--- 「저자의 말」중에서
이 책은 그동안 무조건 ‘좋은 것’인 줄로만 알았던 긍정적 사고가 왜 위험한지를 설명하고, 그 사고가 각종 인지적 오류와 결합할 때 어떤 부작용이 발생하는지를 경고하면서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은 반드시 우리를 배신한다.
--- 「시작하는 글」중에서
긍정적 사고는 지적 수준이 떨어지는 사람들에게나 먹힌다.
It appeals particularly to mediocre minds.
- 오쇼 라즈니쉬(Osho Rajneesh, 철학자)
--- 본문 중에서
인지적 오류가 조직 차원에서 발생하면 심각해진다. 기업체가 망할 수 있고, 나라가 혼란에 빠지며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역사책은 지도자의 인지적 오류로 벌어진 결과들을 보
여준다. 인지적 오류는 인류가 시작된 이래 쭉 이어져온 현상이지만, 여기에 긍정적 사고가 더해지면 피해가 몇 배나 커진다. 긍정적 사고는 인지적 오류를 악화시킨다.
--- 본문 중에서
이 책은 그동안 무조건 ‘좋은 것’인 줄로만 알았던 긍정적 사고가 왜 위험한지를 설명하고, 그 사고가 각종 인지적 오류와 결합할 때 어떤 부작용이 발생하는지를 경고하면서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은 반드시 우리를 배신한다.
--- 본문 중에서
나는 수십 년간 긍정적 사고에 대한 책을 읽어왔다. 300여 권 정도는 읽었을 것이다. 그 책들은 대부분 행동을 중요시하지 않거나 아예 언급도 하지 않은, 사실상 소망적 사고에 대한 것들이었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망적 사고를 긍정적 사고로 알고 있다. 심리치료사 티나 길버트슨(Tina Gilbertson)이 암시하는 대로 두 사고의 차이를 아는 전문가들조차 소망적 사고를 긍정적 사고라고 하는 데 대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 본문 중에서
소망적 사고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소망적 사고를 하면, 즉 소망적으로 바라보고 기대하면 목표 또는 문제가 나를 끌어당긴다고 말한다. 의사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면 의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세계적인 미녀와 결혼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면 그런 여자를 아내로 맞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를 ‘끌림의 법칙(Law of Attraction)’이라 한다.
--- 본문 중에서
미국의 로버트 슐러(Robert Schuller) 목사는 끌림의 법칙을 교회로 끌어들인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외형이 수정처럼 아름다운 대형 교회의 건축을 꿈꾸었고, 그 목표가 그를 끌어당겨 결국 그 소망을 이룰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현실이 어떻든 굳센 믿음으로 큰 꿈을 꾸고 큰 소망을 가지면 그 믿음의 기도에 하나님이 기뻐하셔서 꿈을 이루게 해주신다고 설교했다. 하지만 그가 지은 교회는 파산했다.
--- 본문 중에서
내가 잘 알고 지내는 목사는 기독교가 지나치게 긍정적 사고에 몰입하는 것을 걱정한다. 그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일요일에 단 한 번만 교회에 출석하고, 다른 예배는 오지 말라고 충고한다. 또한 기도도 할 말만 하고 짧게 끝내라고 권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공부하라고 강조한다. 공부가 하기 싫어 예배에 참석하면서 하나님이 대책을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면 미신이라는 것이다. 나 또한 당장에 할 일을 하지 않고 하나님이 대신 해주시리라 기대하면서 수십 년을 허비한 사람이다.
--- 본문 중에서
긍정적 사고에 의한 망상에 몰입되면 현실 파악 능력을 상실하게 되고 이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인류는 긍정적 사고에 의해 발전해왔다. 문제는 행동이 따라주지 않는 긍정적 사고, 즉 긍정적 망상이다.
행동이 따르지 않는 긍정적 사고의 편향에서 벗어나려면 그에 걸맞은 실천이 필요하다. 좋든 나쁘든 자신의 삶에서 벌어지는 일을 정확히 판단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 그 경험을 통해 뭔가를 배우게 된다. 어떤 사태를 긍정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부정적 측면에서도 고찰해야 하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안정화 편향(Stability bias)은 인간의 모든 영역에서 일어난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교사가 되면 안정적인 수입에다 천사 같은 아이들을 가르치며 행복하게 살 것만 같다. 하지만 막상 학교에 부임해보면 예상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장이나 교감의 압박, 악동들과 그 부모로부터의 시달림, 동료와의 갈등…….
목표 달성을 원하면서도 그 목표에 도달하기까지의 노력과 고통, 환경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긍정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안정화 편향적이다.
--- 본문 중에서
확증 편향에 의해 상대방을 얕잡아 봤다가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흔하다.
익사이트(Excite)는 1999년 당시 인터넷 검색 엔진 부분에서 넘버 2였고 구글(Google)은 신생 기업이었다.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Larry Page)는 구글을 75만 달러에 팔겠다고 익사이트에 제의했다가 나중에는 25만 달러까지 가격을 낮추었지만 거절당했다. 이후 익사이트는 하향 곡선을 그리다가 에스크닷컴(Ask.com)에 합병되어 사라졌다. 반면 구글은 검색 엔진 시장을 60% 이상 점령하는 세계 최고의 IT 기업으로 성장했다.
--- 본문 중에서
대부분의 인지적 오류가 그렇듯 확증 편향은 자신의 생각이나 판단에 다른 요인들이 개입돼 혼란시키는 것을 방지하려는 욕구때문에 발생한다. 이 욕구는 앞으로 내가 하는 일이 아무 방해도 없이 계획대로 진행되리라 믿는 안정화 편향과도 관련이 있다.
직장인들은 100% 경험하는 일이지만, 자신이 하는 일에 누가 개입하고 간섭하면 마음이 불편해져서 그 사람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된다. 개인의 판단 착오를 우려해 견제
와 균형을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견제 받기를 원치 않는 것이다. 독재정권에 대항해 싸웠던 민주인사가 지도자가 되면 오히려 더 지독한 독재자가 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작가들은 쓴소리를 늘어놓는 편집자와 앙숙인 경우가 아주 흔하다.
--- 본문 중에서
매사를 너무 쉽게 말하는 것은 무지의 소치다. 남을 함부로 평가했다가 망신당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역사는 사람이나 일 또는 앞으로 닥칠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대비하지 않았다가는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안정화 편향이 심하면 반드시 이런 부작용을 경험하게 된다. 마음과 육신이 편하면 반드시 가혹한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
--- 본문 중에서
긍정적 사고가 위험한 것은 긍정적 시각의 프리즘을 통해서 세상을 안정 편향적으로만 보려 하고, 반드시 존재하게 마련인 부정적 면을 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부정적 시각으로만 보는 것도 위험하다. 한쪽으로 치우진 시각이 야기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주변에서 쉽게 듣고 볼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현저 편향(Salience bias)은 사람, 물건, 현상 또는 이벤트 등의 가장 두드러진 특정 부분이나 정보에 초점을 맞추고 그 밖의 부분은 무시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흰색 양 무리에 섞여 있는 검은색 양 한 마리는 눈에 확 띄게 마련이고, 조용한 엘리베이터 안에서 전화하는 사람의 목소리는 유난히 크게 들리는 법이다.
--- 본문 중에서
자신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목표를 높게 잡으면 인생 종치기 십상이다. 긍정적 사고에 대한 책들의 경우, 예를 들어 목표를 100으로 정하면 못해도 80에는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상은 50은커녕 마이너스 100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 본문 중에서
긍정적 사고는 기준점을 자신의 능력보다 과도하게 높이 책정하도록 유도한다. 모든 절차와 노력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자신에게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안정화 편향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 충실한 사람들은 기준점을 높게 잡지 못한다. 자신의 능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목표 수준을 알고, 미래에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긍정주의 주창자들은 삼성의 이병철 · 이건희, 현대의 정주영이 긍정적 사고를 했기 때문에 그만큼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이 항상 긍정적으로만 생각한 것은 아니다. 사실 긍정적 사고만 하는 사람이 있을 리 없고, 부정적 사고만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없다. 절대적으로 긍정적 사고만 해야 한다는 주장은 종교적 교리가 아니고서는 성립하지 않는다.
--- 본문 중에서
이건희는 부정적 사고로 삼성이라는 배를 흔들어 직원들은 물론 자신도 괴롭혔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면서 미래를 긍정적으로만 생각지 않았던 것이다. 따지고 보면 정주영이야말로 긍정적 사고의 대명사라 할 수 있다. 그는 저돌적이고 실천적이었다. 그는 1968년 착공한 경부고속도로 공사를 1970년에 끝낸 뒤 새로운 사업을 찾아 나섰다.
바로 조선소 건립이었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영국으로 날아간 정주영은 버클레이 은행을 찾아가 500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 그림을 내보이며 한국의 조선기술을 설명한 끝에 차관승인을 받아냈다. 말 그대로 “불가능은 없다”를 실현한 것이다.
하지만 정주영이 돈이 되는 사업이라고 해서 막연히 의욕만 가지고 덤벼들었던 것은 아니다. 현실에 대한 진단, 현대그룹의 능력, 미래 환경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가능하다’는 답이 나올 때 비로소 결정을 내렸던 것이다. 이는 당연히 부정적 사고도 많이 했다는 뜻이다.
--- 본문 중에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Steve Jobs)처럼 부정적 사고를 많이 한 인물도 드물다. 그는 직원들을 칭찬하는 데 매우 인색했으며, 시제품이 나오면 웬만해서는 ‘잘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1976년, 스티브 잡스와 공동으로 애플을 창립한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은 잡스를 ‘부정적 사고를 하는 사람’으로 단정지었다.
요즘 들어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Elon Musk) 회장도 부정적인 의견을 중요시해서 이렇게 말한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무시하기보다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진지하게 들어야 한다. 그럴 만한 근거가 없다면 모르되, 그 피드백에 맞춰 행동을 조절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부정적 사고는 최악의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그때의 충격을 고려해 미래를 설계하도록 유도한다. 긍정적 시나리오는 이미 목표가 이루어지기나 한 것처럼 우리를 태만하고 교만한 방향으로 유도하지만, 부정적 시나리오는 그런 상황에 빠지지 않기 위해 우리가 최선을 다하도록 유도한다.
--- 본문 중에서
공부로 성공하고 싶다면 기도보다는 공부에 훨씬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본업인 공부보다 종교 활동에 더 시간을 사용할 경우 할 일을 하지 않은 데 대한 두려움을 신에게 맡겨 기적적
으로 해결되기를 바라는 요행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내 경험상 신은 세상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인간을 몹시 싫어하신다.
--- 본문 중에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관찰한 바에 따르면, 긍정적 사고를 주창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사실 망상을 꾸고 있었다. 긍정적 망상이 종교와 결합되면 종교적 망상이 된다. 그로 인한 부작용은 몇 배로 늘어난다. 이제 기독교에서도 긍정적 망상을 품는 것이 참된 믿음인 것처럼 설교했던 것을 반성하는 분위기다. 나는 긍정적 사고를 50년 이상 해왔고, 종교적 망상을 품은 세월도 거의 40여 년이 된다.
--- 본문 중에서
이 책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미래에 대해 거창한 꿈을 꾸지 말고 지금 당장 할 일부터 하라는 것이다. 앞에서 여러 번 언급했지만 미래에 대해 거창한 꿈을 꾸다가는 오히려 게을러질 수 있다. 게다가 정말 그렇게 될 것으로 착각해서 교만해질 수도 있다. 긍정적 사고의 부작용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온 가브리엘 외팅겐 교수도 《무한긍정의 덫(Rethinking Positive Thinking)》의 말미에 “긍정적 사고에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본문 중에서
재능은 아무것도 아니다. 겸손과 노력으로 얻은 경험이 전부다.
Talent means nothing, while experience, acquired in humility and with hard
work, means everything.
- 파트리크 쥐스킨트(Patrick Suskind, 소설가)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