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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밤 백석의 시를 생각하며

잠 못 드는 밤 백석의 시를 생각하며

김상욱 | 뒤란 | 2020년 0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 판매지수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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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86쪽 | 96g | 148*220*4mm
ISBN13 9791196925109
ISBN10 1196925100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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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수Sioux족은 이름을 ‘늑대와 춤을’, ‘주먹 쥐고 일어서’, ‘새를 발로 차’, ‘머릿속의 바람’ 등으로 짓는다는 케빈 코스트너가 나온 영화를 본 적이 있다.
--- 「첫 문장」 중에서

언어는 생각의 집이라고들 한다. 그렇다면 백석에 관한 생각으로 지은 이 책은 어떤 모습의 집일까 생각해 본다. 나는 작은 갤러리이기를 감히 바란다. 전시 공간의 벽을 따라 그의 시가 한 편, 한 편 환한 조명을 받으며 걸려 있고, 그 아래 있는 듯 없는 듯 소담한 설명이 달린. 벽마다 새로운 공간이 펼쳐지고 그 공간의 이름은 ‘『사슴』’, ‘『사슴』 이후’, ‘북방에서’, ‘북녘에 남아’ 등으로 짓는 것은 어떨까. 바쁜 이는 백석의 시를 슬쩍 들여다보는 것만으로 족할지도 모른다. 그러다 어떤 시가 불현듯 그대의 마음속 웅크린 정서를 출렁거리게 만든다면, 그 울림을 건사한 채 작품의 해설을 조금 곁눈질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전시장을 한 바퀴 휘돌아 나오면 어느새 백석의 삶과 백석의 시와 우리 앞에 놓인 생, 그 모두를 조금은 더 애연하게 부드럽게 따스하게 쓰다듬을 수 있게 되면 좋으리.
--- pp.7-8

시는 곧이곧대로 말하기보다 에둘러 말하고, 정작 하고 싶은 말은 깊숙한 곳에 감춰 두기 때문이다. 시는 사랑한다는 말을 쓰지 않고 사랑한다는 마음을 전하는 언어 게임과 같은 것이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그 언어는 너무나 상투적인 나머지 나만의 사랑, 나만의 빛깔과 향기를 전할 수 없음에랴. 그리하여 시는 언제나 의미를 새롭게 더욱 창조적으로 전달하고자 애쓴다.
--- pp.16-17

백석의 시는 비유를 핵심으로 하는 시적 상상력보다 서사적 상상력, 이야기의 상상
력을 바탕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유사성에 바탕을 둔 비유metaphor가 아니라 인접성 혹은 연상에 바탕을 둔 환유motonymy가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붕어곰’은 주모의 음식 솜씨다. 음식 솜씨는 그것을 마련하는 공간인 ‘부엌’으로 이끈다. 부엌에는 바지런히 오가는 주모가 있다. 주모를 생각하면 다시 어린 화자 자신과 동갑내기인 아들아이 범이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그리고 주모와 아들아이는 울파주 밖에 있는 엄지와 망아지로 연결된다. 그제야 이 시의 구성적인 흐름이 어느 정도 포착된다. 그러고 보면 이 시에는 문장과 문장 사이에 생략된 이야기들이 넓게 펼쳐져 있다. 그 난데없이 툭툭 내뱉어낸 문장들 사이를 연결하는 환유적 상상력, 서사적 상상력이야말로 백석 시의 특성인 것이다.
--- pp.23-24

백석의 시는 결코 비관적이지도 않고, 운명을 고스란히 승인하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시를 쓴다는 것, 온전한 예술적 실천은 결코 운명에 굴종하는 법이 없다. 시인은 붓을 꺾을지언정 시 속에서 운명에 꺾이지는 않는다. 시를 쓰는 행위 자체가 운명과 맞서는 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 p.29

그는 전근대와 근대, 토속적인 것과 새로운 것, 민족적인 것과 외래적인 것이 충돌하고 뒤섞인 시대에 무게 중심을 전근대, 토속, 민족적인 것에 두고자 한다. 그리고 방법론으로 근대, 새로운 것, 외래적인 것을 수용함으로써 기법의 기능을 전복적인 방식으로 활용하였다. 그것이 그가 문학으로 기투한 방식이었다.
--- p.49

나는 백석이 민족적일 뿐만 아니라 민중적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민족적이란 수식은 언제나 구체적인 내용을 동반한다. 백석이 지역어를 즐겨 썼다는 사실만 민족적인 것일 수는 없다. 민족적인 것은 언어를 넘어 민족의 삶을 시에 투영하는 것이며, 민족의 삶을 투영한다는 것은 민중적 인식을 바탕에 두지 않고서는 허약하다. 민중적 바탕이 없는 민족의 삶은 도대체 누구의 민족일까. 그들만의 리그나 관념 속에서 줄창 외쳐대는 민족은 무슨 쓸모가 있으랴. 민중성을 기저에 깔지 않는 민족문학이라면 그런 민족문학은 기꺼이 버려도 좋을 것이다. 백석의 시가 민족적이란 것은 그저 민족의 언어를 옹글게 구사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시 속에 존재하는 민중적 디테일이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민족적이며 동시에 민중적인 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민족적 특성일 것이다.
--- p.89

그러다 이윽고 깨닫는다. 이 길이 다시 돌아가기 위해 떠나온 길임을. 여행이란 무릇 그런 법이다. 새롭고 낯선 것들을 향해 떠나지만 그 길의 끝에서 엉거주춤 무언가를 예비하고 있는 또 다른 나를 만나게 되는 길. 아무리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빈집’에 갇힌, 그 옛사랑에게로 마음이 도돌이표처럼 되돌아오듯.
--- p.122

결국 여행에서는 보이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것, 볼 수 있는 것을 볼 뿐임을 여실히 깨닫는다. 보이는 것과 보고 싶은 것의 변증법, 주객의 변증법. 여행이란 객체가 주체의 인식을 이끌어내고, 주체가 객체를 해석하고 전유專有하는 과정이었다. 그것이 백석이 마주친 통영이든 창원길이든 북관이든 북신이든, 내가 만난 대서양의 바다든 고흐의 그림이든, 무릇 모든 여행은 그런 법이다
--- p.142

시는 인물과 배경을 등장시키며 첫 문장을 연다. 나는 가난하고 나타샤는 아름답다. 아름다운 나타샤를 가난한 내가 사랑한다. 그리고 오늘밤은 눈이 내린다. 그런데 내가 나타샤를 사랑하는 것과 눈이 내리는 것은 어떤 논리적인 연관이 없다. 그럼에도 시는 ‘사랑해서’로 그 사랑으로 말미암아 눈이 내리는 것이라고 인과적으로 표현한다. 나의 사랑에 우주가 화답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가난함과 아름다움은 결핍과 충만이란 대립적인 양상이 아니다. 진실함과 아름다움과 동등한 의미로 제시된다. 시인에게 가난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본질이며, 묵묵히 생의 짐을 지고 걷는 자의 자랑이기 때문이다. 가난이야말로 아름다움에 능히 맞설 수 있다는 인식과 함께 시인 백석이 가난에 새겨 넣고 있는 유니크한 자긍을 확인하게 해 준다.
--- pp.169-170

백석은 늘 최고의 시를 썼다. 대상이나 정경의 이미지를 말갛게 그려내든, 유년의 기억을 평안도 정주의 지역어로 시를 쓰든, 겨레의 삶 그 기저에 놓인 기물과 대상과 사람을 표현하든, 마침내 자신의 내면을 섬세하게 살피고 토로하든, 그 무엇이든 언제나 당대 최고의 시편을 창작했다. 그 가운데 가장 백석을 돋보이게 만드는 시편들은 이른 바 북방시편들이라고 말한다.
--- pp.220-221

건조한 문장이지만 나는 문장의 위를, 문장과 문장의 사이를 어깨를 늘어뜨린 채 걸어가는 백석을 본다. 시인이되 더 이상 시를 쓰지 못했던 백석, 그나마 숄로호프의 소설, 마르샤크의 동화시 등 러시아 문학을 번역하면서 한숨 돌리고, 겨우 동시와 동화시의 창작에서 빛을 찾은 백석. 그러나 그조차 문학을 둘러싼 이념 투쟁의 볼모가 되고, 결국 자아비판 끝에 오지에서도 오지인 삼수갑산의 삼수에 양치기로 하방하고, 그예 시는커녕 어떤 글자조차 부려 쓰지 못한 채 35년을 침묵 속에서 살다 1996년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 백석을 본다.
--- p.267

나는 시 속에도 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시 속에 질문이 있고, 시 속에 답이 있다. 나는 백석의 시를 지렛대 삼아 내가 그러했듯 독자인 그대가 시의 세계에 가만히 발을 들여놓기를 바란다. 시는 우리 안에 맴도는 미처 무어라 규정할 수 없었던 마음의 결을 슬쩍 환하게 밝혀줄 것이며, 마음속 침잠해 있던 기억의 한 조각을 선명하게 소환해 줄 것이며, 삶에서 놓쳐서는 안 될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가만 건네 줄 것이기에.
--- pp.279-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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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 책은 ‘시 에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지만 사실상 백석 시인의 평전이자 백석 시의 탁월한 해설서이며 친절한 ‘종합’ 안내서이다. 독자들은 이 책 한 권만으로도 백석의 시 세계 전체를 충분히 감상하며 조감(鳥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 책이 여전히 ‘시 에세이’인 이유는 저자가 백석의 시를 논하면서 백석만이 아니라 동시에 우리 삶의 복잡다단한 층위들을 따뜻한 감성으로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 책이 주는 또 하나의 보너스이다.
- 오민석 (시인·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
저자는 백석의 시들을 차근히 더듬으며 독자들에게 도란도란 이야기를 건네 온다. 시행 사이 여백들을 새롭게 그려내고, 시어 깊숙이 길어올리는 언어에 빠져 함께 거닐다 보면 어느 새 눈이 푹푹 쌓이는 깊은 산골 마가리, 백석과 우리 모두를 서로 뜨겁게 사랑하는 나타샤를 새롭게 만나게 만드는 저자의 노력과 솜씨가 더없이 빛난다.
- 허병두 (시인·숭문고 교사·전 책따세 이사장)
이 책은 시인 백석에 대한 책입니다. 오늘 우리가 밤을 지새우며 백석의 시를 거듭해서 이유는 그 시어가 불러일으키는 ‘한층 근원적인 삶의 진실’ 때문입니다. 평론가이자 에세이스트인 저자는 백석의 시를 통해 근원, 원초, 시작점을 되짚어 나가고 있습니다. 어떤 비극적인 상황에 부닥치더라도 우리의 삶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무너진 성터’ 위에 날아오르는 ‘파란 혼’처럼, 백석의 시어에 기댄 저자의 언어는 쓸쓸하면서도 아름답습니다.
- 안찬수 (시인·책읽는사회문화재단 상임이사)
있지만 없었다. 그동안 백석의 시는 쉽게 꺼내기 힘들 만큼 높은 선반 위에 놓여 있었다. 적어도 아이들에게는 그랬다. 있지만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이제 이 책이 놓아준 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따라 올라간다면 우리 아이들도 백석과 가까워질 수 있을 듯싶다.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백석의 시를 아이들과 아름답게 만날 수 있게 될 듯싶다. 이 책 덕분에 내가 그러했듯 백석의 시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백석의 시와 성큼 가까워질 수 있겠다. 사랑할 수밖에 없겠다.
- 안진영 (동시인·초등학교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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