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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도 뜨지 않은 밤에

달도 뜨지 않은 밤에

: 라진 경전, 빼앗긴 자와 쫓는 자 그리고 빼앗은 자들의 이야기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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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4월 08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394g | 127*188*30mm
ISBN13 9788972756552
ISBN10 8972756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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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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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이재룡
성균관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브장송 대학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숭실대학교 불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꿀벌의 언어』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도살장 사람들』 『사랑하기』 『도망치기』 『욕조』 『일 년』 『거대한 고독』 『모더니티의 다섯 개 역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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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튀어나온 턱과 다른 중국인들보다 좁은 이상한 그의 두상. 그리고 특히 그의 동료가 발음하는 그의 이름은 새소리처럼 들리거나 마치 먼 고비사막, 혹은 북쪽 초원에서 바람에 떠올라 태풍에 휩쓸려 여행하다가 딱히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여러 나라를 지나 마침내 내 귓가에 떨어진 모래 알갱이처럼 부드럽고 이국적이었다. (……)
툼추크: 부처가 설법한 팔리어로 툼숙, 산스크리트어로 툼숙, 몽고어로 툼추크이며 모두 “새의 부리”를 뜻함. 이 명칭은 영토가 작은 데다가 그 형태가 새 부리를 닮은 고대의 한 왕국을 지칭했다. 전쟁, 외침, 혁명, 가뭄을 견디며 천여 년 동안 존재했던 이 왕국은 817년에 모래 태풍에 완전히 파묻혀버렸다.
폴 당페르,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주석』, 소르본 출판사, 518쪽.---p.58

자신의 이름과 같은 나라의 언어로 쓰인 문자가 벽면 스크린에 나타나자 툼추크의 검은 그림자가 환등기 불빛 속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전혀 딴사람으로 변했고 거의 열락과 숭배의 상태에서 마치 수세기 동안 지하에 묻혀 있던 비밀을, 우리를 영원히 하나로 묶어주는 축복을 밝히며 나를 입문시키는 종교의식을 주재하는 사람처럼 낮은 목소리로 한 글자씩 읽어 내려갔다. (……) 달도 뜨지 않은 밤에 한 나그네가 홀로 어둠 속에서 앞으로 나아갔고 산과 하나가 되고 산이 하늘과 하나가 되는 긴 오솔길을 걸어갔으나 도중에 어느 모퉁이에서 발을 헛디뎌 추락하다가 결정적 순간을 잠시 늦추는 풀 더미를 움켜쥐었지만 곧 손아귀의 힘이 빠져 최후의 순간을 앞둔 사형수처럼 마지막으로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 심연 쪽으로 눈길을 던졌다가……. ---p.138

“소문에는 철저한 합리주의자라는 프랑스인이 불경을 꽃잎처럼 여린 피부에 항상 육체적으로 밀착시키며 존중하는 태도에 감동받았어. 양가죽에 쓰인 글자들을 손가락으로 짚어보았는데 살아 있는 존재처럼 따스했어. 어떤 글자는 프랑스인의 땀에 번져서 가느다란 실핏줄처럼 변해서 거의 꿈틀거리고 떨리는 것 같았지. 어떤 획은 세월에 마모되어 작은 연꽃잎처럼 변해서 연꽃을 제목으로 삼은 이 불경의 법문 중에서 불경은 부처의 사리라는 말이 떠올랐지.”---p.170

돼지치기라니! 일찌감치 콜레주드프랑스의 교수나 학술원 회원이 되었어야 마땅한 뛰어난 학자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황당한 지위이다. 폴 당페르라면 아마 양치기로 배속되길 원했을 것이다. (내 생각에 그의 사주팔자에 돼지 운세는 없었을 것이다) 돼지치기란 단어에는 무리를 이끄는 영도자나 수장이란 느낌을 주는 양치기, 목자 같은 단어가 주는 귀족적 품위가 전혀 없다. (……) 그러나 광산에서 채굴 일을 하는 죄수에 비한다면 식량 확보의 유리한 입지 덕분에 돼지치기는 급식 요리사 다음으로 인기 있는 자리였다. 모든 피조물을 존중하는 불심의 결과이거나 죽음에 가까운 어둠 속에서 일하는 광산 노역으로부터 벗어난 기쁨 덕분일지 모르지만 그를 질투하는 새 동료들조차 폴 당페르를 루 강 수용소 유사 이래 최고의 돼지치기라고 인정했다.---p.183

묘하게도 나는 몇 년 후 하나의 글, 그때 그것과 똑같은 글을 위해 사랑하는 여인을 떠남으로써 당신의 전철을 밟았다. 부전자전인가? 멋진 두 악당일까? (이 문장을 쓰자 하나의 의문이 벼락처럼 뒤통수를 때렸고 왜 진작 이런 생각이 들지 않았는지 의아했다. 나는 베이징을 그냥 떠난 게 아니라…… 아마 너도 모르는 사이에 너 역시도…… 나는 제대로 질문할 용기도 힘도 없었지만 혹시 너도 나의 아이, 툼추크 2세, 또 다른 족자 추적자를 임신했던 것은 아닐까?)---p.254

내게는 영원과도 같았던 몇 초간 영사가 중단되었다가 환등기에 다시 불이 들어오자 지푸라기 같은 먼지 입자가 불빛 속에서 날아다니고 내가 이곳을 찾아온 목적인 족자의 나머지 부분이 확대되어 나타났다. (……) 나는 눈물 젖은 손으로 글자를 하나하나 만졌고 깔깔한 영사막을 쓰다듬었다. 툼추크의 승복과 폴 당페르의 안경다리에 매달린 헝겊 조각이 떠올랐으며 골골거리는 환등기 소리를 들으며 아득하고 흐릿한 소리의 추억, 툼추크가 내게 들려주었던 모래언덕의 노래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났다.
---p.295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1970년대 말 베이징, 프랑스인 유학생 ‘나’는 역사학자 탕 리 교수에게서 역대 황제의 수장품으로 마지막 황제 푸이에 의해 훼손된 채 오랫동안 행방이 묘연하다는 툼추크 불경 이야기를 듣는다. 사라진 불경에 묘한 매력을 느끼던 ‘나’는 우연히 소인도 거리의 채소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툼추크’와 만나면서 사랑에 빠진다. 중국 몰락 귀족의 후손인 어머니와 프랑스인 아버지 폴 당페르 사이에서 태어난 툼추크는 ‘나’에게 중국의 화려했던 과거 역사와 억압적이고 비인간적인 오늘날의 현실을 일깨워준다. 또한 전 재산을 본국에 헌납하고 중국에 온 폴 당페르가 미지의 툼추크어를 최초로 해독하는 성과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노고를 인정받기는커녕 중국 정부에 의해 수십 년간 강제 노역에 시달리며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툼추크와 ‘나’는 국가의 감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인종과 신분을 초월하는 깊은 사랑을 나누지만, 수용소에서 돼지와 수간을 했다는 누명을 쓰고 살해된 아버지의 소식에 충격을 받은 툼추크가 자취를 감추면서 마치 부모의 비극적 사랑처럼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된다. 그 후 10여 년이 지나고 오랜 방황 끝에 중국 역사책을 펴내고 새로운 삶을 살던 ‘나’는 자료 조사차 만달레이를 여행한다.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파강의 인쇄 사찰에 도착하는데 수십만 권의 목판경이 보관된 동굴에서 툼추크의 흔적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달도 뜨지 않은 밤에』는 다층 구조의 소설이다. 화자인 ‘나’의 이야기는 1978년부터 1990년 10월까지 10여 년간의 체험이지만 그 안에 깃든 이야기들은 과거와 현재를 숨 가쁘게 교차한다. 사라진 경전의 반쪽을 쫓는 툼추크의 이야기와 그와 사랑에 빠진 ‘나’의 이야기가 가장 큰 줄기를 이루고 중간중간 경전에 관련된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들이 등장한다. 우연히 만난 중국인 역사학자 탕 리 교수를 통해 불경을 처음으로 한역한 안세고, 서예의 대가이자 예술품 수집에 몰두했던 송나라 휘종 황제, 휘종 황제의 글과 예술적 기질을 흠모한 나머지 경전에 광기 어린 집착을 보인 마지막 황제 푸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들의 이야기는 그들의 실제 삶을 떠올리게 할 만큼 현실감 있게 그려져서 그들이 살아 있는 듯한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특히 툼추크가 몰락한 귀족의 딸인 어머니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인 권력욕에 눈이 멀었던 서태후와 청나라 말기 혼란스러웠던 시대상은 역사적인 근거에 의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다. 툼추크와 친구 ‘마’가 들려주는 루 강 수용소의 일화를 통해서는 억압된 구체제에 희생당하는 중국 지식인의 참혹한 삶을 엿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툼추크가 떠난 후 ‘나’가 오랜 세월 방황하는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경험들이 또 한 축을 이루는데, 아프리카 인종차별 문제, 중국 불교의 전래 과정과 그 중심에 있던 역경승 쿠마라지바, 부다바드라 이야기, 미얀마의 인쇄 사찰 이야기 등으로 이어진다. 이야기마다 시대도 다르고 등장인물도 다르지만 여러 개의 톱니바퀴가 맞물리며 동력을 내듯 모든 이야기는 사라진 불경과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다이 시지에는 한 인간의 고난과 역경을 그린 장대한 역사 드라마 한 편을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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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소설의 쇠퇴를 절실히 느낀다. 요즘 소설에서는 의미도 재미도 만나기 어렵다. 소설에 미래가 있을까, 있다면 어떤 식으로 소설이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소설의 우울 속에서 그래도 가끔 희망의 별빛을 만난다. 꽤 오래전에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소설의 희망을 보았고, 그 후 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에서 다시 희망의 별빛을 만났다. 몇 년 전에는 좀 작은 별빛이지만 베르니에의 『날개 없는 새』에서도 위안을 얻었다. 이런 소설에서는 삶의 의미와 서사의 재미와 소설의 품위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최근 나의 이 희귀한 목록에 오를 또 한 편의 소설을 반갑게 만났다. 다이 시지에의 『달도 뜨지 않은 밤에』가 그것이다. 이 소설은 참혹하고 야만적인 역사 속의 삶에서 인생의 의미와 소설의 아름다움을 풍성하게 펼쳐 보여준다. 서사에는 풍운과 파란만장이 가득하고, 문체에는 감각의 황홀과 무늬의 다채가 현란하다. 그 속에서 숙성된 의미는 고난의 삶과 역사를 겸허하게 되돌아보게 만들고, 그 속에서 발산되는 재미는 소설의 매력을 다시 확인하게 한다. 『달도 뜨지 않은 밤에』는 깊은 의미와 벗어날 수 없는 재미와 우아한 소설 미학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보기 드문 작품이다.
이남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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