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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너무 익숙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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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리게 여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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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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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390g | 138*190*20mm
ISBN13 9788964710814
ISBN10 89647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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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서제유
서제유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여행중독자. ‘미쳐야 지치지 않는다.’는 말을 굳게 믿고 살아왔다. 미친 듯 열심히 살았다 자부하던 어느 날, 문득 뒤돌아보니 ‘미쳐도 지칠 수 있는 건가?’란 의구심이 들었다. 지쳐 죽을 것 같았다. 살고 싶었다. 그래서 떠났다. 기약도 없는 여행에서 돌아올 때쯤 결국 ‘미쳐도 지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여행이 사람을 다시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 또한 깨달았다. 그렇게 십여 년의 여행에서 얻은 선물로 다시 일어서게 되었고, 지금은 ‘사람, 자연, 디자인’이 하나가 되는 공간을 만들고자 다시 미칠 준비를 하고 있다. 지칠 때까지 일하다가 다시 떠날 날을 기대하면서 오늘도 지구에게 “언젠가 너의 온몸에 내 발이 닿을 수 있게 해줘.”라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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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행을 떠나기 전날 밤이다. 한동안은 내가 누군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낯선 사람, 낯선 장소에서 조금은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지금은 조금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또 별일 아닌 듯 담담하기도 하다. ---p.12

여행이 언제나 좋은 이유는 돌아갈 곳이 있기 때문일 거다. 언제든 돌아가면 나를 반겨줄 이가 있다는 것,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따뜻한 내 잠자리가 있다는 것. 그래서 나는 방랑자가 아닌 여행자가 될 수 있었다. ---p.30

루마니아의 브라쇼브에 있는 ‘블랙 교회’ 옆에 꽃 파는 할머니가 계신다. 그 할머니 옆을 지나가는데 꽃향기를 타고 박하사탕 냄새가 났다. 우리 할머니 생각이 나서 꽃 한 다발을 사왔다. ---p.179

“어디가 제일 좋았어?” 여행을 하면서, 다녀와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 그들이 원하는 대답은 아니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하나다. “좋은 사람을 만난 곳.” 그런 곳이 제일 좋았다, 내게는. ---p.185

스페인 세비야에서 담배 피는 중년의 여인을 만났어. 주름진 손가락, 빨간 손톱 사이로 뿜어내는 쓸쓸함을 보았어. 그녀는 무대에서 빛이 나. 플라멩코를 추던 그녀의 몸짓을 잊을 수 없어. 내 손에 저 여인만큼의 주름이 생길 때쯤엔, 나도 그녀처럼 나만의 ‘아우라’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 괜히 부끄러워진 나는, 그녀에 대한 내 마음이 들킬까봐 공연이 끝난 뒤 그녀에게 다가가지도 못하고 돌아왔어. ---p.211

여행이란 인생의 축소판 같아. 하지만 결국 지나고 보면, 모두 한 번 웃으면 그만인 일들이야.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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