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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싱잉의 비밀

재즈싱잉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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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438g | 160*230*20mm
ISBN13 9788954429917
ISBN10 8954429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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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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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금방 날갯짓을 익힌 새끼 기러기는 마치 처음부터 나는 방법을 알았던 것처럼 길고 긴 비행을 준비한다. 난다는 것의 메커니즘을 생각하지 않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고도로 날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날개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 테크닉을 의식하는 순간 노래는 본질을 잃고 기계적으로 변해버린다. 테크닉이란 몸속 깊이 유전자처럼 각인되어 생각보다 항상 앞서 표현되어야 한다.
모든 예술은 일정한 ‘수단’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담고 있다. 그리고 음악은 표현하는 순간 흩어지는 시간의 예술이다. 성대는 감정의 육화가 선명하게 각인된 악기와 같아서, 어젯밤에 겪은 일과 현재 몸의 상태, 그리하여 내게 밀려오는 이 순간의 감정들이 적절하게 음악적 프레이즈에 실린다. 그러니 내가 그 노래를 부를 때의 심정과 상태, 희로애락이 그대로 다 드러날 수밖에 없다. ---「들어가며」

노래의 중심에 당신이 있다. 노래는 당신이 표현해주는 순간을 위해 거기서 기다린다. 이미 만들어진 인트로(intro)는 당신의 느낌대로 얼마든지 변형된다. 원곡의 키(key, 조성)도 음역에 따라 높거나 낮게 조정된다. 노래의 구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바꾸어도 된다. 길이가 너무 길거나 짧다면 적당한 길이로 만들 수 있다. 빠른 노래를 느리게, 단순한 리듬을 복잡하게 혹은 그 반대로 불러도 좋다. 노래는 당신이 자신을 바꾸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철저히 당신에게 속해 있다.
이것이 바로 재즈싱잉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 노래를 마주 보고 부드럽게 스텝을 리드해주는 것. 넓은 홀을 가로질러 미끄러지듯 노래와 함께 춤추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보라. 음악은 내 스텝이 움직이는 대로 모습을 바꾸며 따라온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른다. 또 노래 속에 감춰진, 미처 알지 못했던 내 모습 때문에 당황해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작도 하지 않고 주저앉는다면 재즈싱잉과의 만남은 요원하다. 어릴 적부터 조금이나마 음악의 끈을 놓지 않고 노래를 사랑해왔다면, 이런 숨겨진 비밀들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pp. 17~18

재즈는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를 자유가 있다. 다른 사람이야 어떻게 불렀건, 자신이 이야기하기 편한 키를 찾아내면 그만인 것이다. 작곡자가 지정해놓은 곡의 흐름이나 클라이맥스를 그대로 지킬 필요도 없다. 그러자면 먼저, 우리는 자신의 악기―목소리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만 한다. 내 음역은 최저 어떤 음부터 최고 어떤 음까지인지, 또 저음에서 어떠한 질감의 소리를 갖고 있고, 고음에서는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자신의 최저음은 ‘아’ 발성으로 소리의 크기를 조절하면서 낼 수 있는 음으로 보면 된다. 최고음은 소리를 힘들여 밀어 올리지 않은 상태(샤우트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낼 수 있는 음정으로 잡는다. 그다음 실제 노래의 키를 정할 때는, 부를 노래의 악보 상 최고, 최저 음이 자신의 음역에서 중간 정도에 속하게 한다. ---p. 22

새로이 구성된 멜로디를 부르는 능력은 음악 이론을 많이 안다고 해서 생겨나지 않는다. 다만 보컬이 자신의 귀를 얼마나 철저히 믿고 의지하는가에 달려 있다. 리듬이라는 것도 책으로 설명되거나 악보로 표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 끊임없이 듣고 연습하면서 익숙해질 일이다. 스윙 리듬 위에 얹혀 여유를 부리며 자신의 자리를 찾는 단어들. 스윙의 늘어진 8분음표들이 주는 포만감 속에서 멜로디는 스스로 생겨난다. 미래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수없이 가능한 멜로디들로 채워져 있다. 공기 속에 섞여 있는 수증기의 입자처럼, 그 음정들은 일정한 멜로디의 형태를 이루며 맺히고 싶어 한다. 만약 우리가 리듬 속에 무사히 안착하기만 한다면 이미 실현된 프레이즈가 바로 다음의 프레이즈를 견인하면서 자연스럽게 즉흥의 세계로 진입하게 된다.
이 과정이 즉흥 연주의 한 부분으로 생각되는 것은, 그 가사를 부르는 순간에 리듬과 멜로디가 어떻게 변형해 표현되어질지 자신조차 모르기 때문이다. 어떤 주제를 놓고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구체적인 단어의 종류나 억양이 그때그때 결정되는 순간과 흡사하다. 어느 누구도 모든 말을 의식적으로 미리 정해놓고 하지 않는다. 일정 정도 정해진 규칙 내에서 매순간 새로운 말들이 실현된다. 재즈싱잉의 경우도 매한가지다. 코드와 가사는 이미 결정돼 있으나 리듬과 멜로디는 언제나 새로운 가능성으로 열려 있다.
---pp. 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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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재즈를 부르는 것으로 자기 예술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텍스트로 전해지는 말로의 조언은 재즈라는 음악 안에 자신의 목소리를 어떻게 담아내야 하는지 알려준다. 그저 노래만 잘하는 보컬리스트가 될 것인가, 노래 속에 담긴 이야기를 표현할 줄 아는 보컬리스트가 될 것인가. 선택은 이 책을 집어 든 당신의 몫이다.
강헌 (음악평론가)
재즈를 터득하는 일이야말로 삶의 자유를 터득하는 길이라 나는 믿고 있다. 음악도 삶도 흐르는 것이어서 정해진 마디와 템포, 리듬 속에서 이를 깨트리지 않고 자유를 찾는 일은 정해진 삶 속에서 자유를 찾는 일과 매우 유사한 것이기 때문이다. 자유롭게 노래하자, 우리의 삶이 자유로워질 것이니! 그녀의 나지막한 외침에 오랜 팬으로서 박수와 갈채를 보내는 바이다.
박민규 (소설가)
어떤 반찬과 먹어도 맛있는 밥처럼 재즈는 모든 음악과 어울린다. 재즈보컬은 바로 이 재즈라는 밥에 취향에 따라 풍미를 더해주는 차조나 콩, 찹쌀과 같다. 재즈에 적합한 보컬은 없다. 우리 모두가 재즈보컬이 될 수 있다. 재즈를 꿈꾸는 모든 분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만의 맛난 밥을 지어 반찬과 함께 리스너들에게 알찬 밥상을 선사할 수 있기 바란다.
알리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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