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평행우주라는 미친 생각은 어떻게 상식이 되었는가

평행우주라는 미친 생각은 어떻게 상식이 되었는가

: 패러다임을 뒤흔든 논쟁의 과학사

리뷰 총점8.0 리뷰 11건
베스트
자연과학 top100 4주
정가
14,800
판매가
13,32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38쪽 | 500g | 152*226*30mm
ISBN13 9788994963754
ISBN10 899496375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토비아스 휘르터
1972년생으로 뮌헨과 버클리에서 철학과 수학을 공부했다. 독일연구재단 연구원이었으며 「MIT 테크놀로지 리뷰」와 「차이트」의 편집자로 일했다. 「차이트」 「차이트 비센」 「슈피겔」 등에 기고했고, 지금은 대중과학잡지 「P.M. 매거진」의 고정 필자로 철학과 과학 주제에 대한 글을 쓴다.
저자 : 막스 라우너
1970년생의 물리학 박사로 독일의 유력 일간지 「차이트 비센」의 기자다. 2008년 최고의 과학전문기자에게 주는 ‘게오르크 폰 홀츠브링크 학술저널리즘상’과 스위스 자연과학아카데미의 ‘프릭스 미디어 언론상’을 받았다.
역자 : 김희상
성균관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서양철학을 전공했다. 독일에서 10여 년 넘도록 헤겔 철학을 연구했다. 현장에서 지켜본 유럽 문화와 깊이 있는 인문학 공부의 체험을 바탕으로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지금까지 모두 55권의 책을 번역했다. 《사자와 권력》 《한 권으로 읽는 셰익스피어》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 등 주로 인문학과 소설을 작업했으며, 최근 옮긴 책으로는 《심리학 나 좀 구해줘》와 《소설, 여자의 인생에 답하다》가 있다. 2008년에는 어린이를 위한 철학책 《생각의 힘을 키우는 주니어 철학》을 썼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1장 다중우주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어쩌면 오늘날도 패러다임의 전환을 목전에 둔 것은 아닐까? 21세기의 세계는 하나의 지구촌이 되었음에도 그 전모를 가늠할 수 없이 혼란스러우며, 무엇보다도 다문화라는 다양성이 그 특징이다. 여기에 맞는 세계관이야말로 다중우주가 아닐까? 아무튼 이것이 포스트모던에 안성맞춤한 세계관인 것만은 확실하다. _29∼30쪽

2장 코페르니쿠스 혁명
지구 중심의 우주관은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2,000년을 끄떡없이 버텨냈다. 2,000년이라는 세월을! 비교를 위해 살펴보면 코페르니쿠스의 우주관은 약 500년이 되었으며, 현대의 빅뱅이론은 80년, 양자물리학의 복수우주 해석은 50년, 끈이론의 다중우주는 이제 갓 10년이 되었다. 지구 중심의 우주관이야말로 지금까지 우주를 가장 성공적으로 설명한 모델인 셈이다. 어떻게 해서 그 오랜 세월을 견뎌낼 수 있었을까? 그리고 결정적으로 무엇 때문에 무너졌을까? 이 물음들의 답은 우주관의 생성과 소멸을 둘러싸고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줄 것이다. _51∼52쪽

3장 우주, 무한해지다
대논쟁은 코페르니쿠스 혁명 이후 300년 동안의 우주론을 화두로 세 시간 동안 이어졌다. 이로써 1920년의 우주론은 패러다임의 전환을 눈앞에 두게 되었다. 이전에 학자들은 은하계, 곧 우리의 성단이 우주 전체라고 믿었다. 그러나 돌연 사정이 달라졌다. 우주는 무한하며 은하계는 우주의 작은 부스러기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성단 중심의 세계관은 우주 중심의 세계관에 자리를 내줬다. 갈수록 성능이 더 뛰어난 망원경이 속속 출현하면서,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우주는 무한한 우주로 탈바꿈했다. … 마침내 우주를 둘러싼 누천년 묵은 물음들이 아주 간단한 방식으로 풀리게 되었다. 그저 망원경을 들여다봄으로써! _66쪽

대논쟁이 있은 지 4년 뒤, 윌슨 산 천문대의 에드윈 허블이라는 천문학자는 은하계 밖 성단들을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냈다. 새로운 망원경으로 안드로메다성운에서 하나의 세페이드변광성을 발견한 허블은 지구와의 거리를 계산했다. 결과는 은하계 바깥에서도 아주 멀리 떨어진 지점을 가리켰다. 이것은 우리의 우주 외에 다른 성단이 존재한다는 의심할 수 없는 증거였다. 허블은 섀플리에게 편지를 써서 자신이 새롭게 알아낸 사실을 알렸다. 섀플리가 편지를 읽을 때, 마침 그의 연구원이 함께 있었다. 고개를 들어 연구원을 바라본 섀플리는 말했다. “이 편지가 내 우주를 박살냈어. _73쪽

4장 초보자를 위한 다중우주
볼츠만 식의 다중우주는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것이다. 어디서나 동일한 자연법칙이 지배하지만, 입자들의 질서는 우연이라는 원리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이 아닌가. 공간은 무한히 크기 때문에 어디선가, 언젠가는 지극히 믿기 어려운 우연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의 손에서 갑자기 책이 벌떡 일어나더니 제 발로 뛰어다닐 수 있다. 책의 원자들이 뿜어내는 열운동이 본격적으로 생명을 빚어낸 것이다. 또는 당신 방 안의 원자들이 자발적으로 뭉쳐 생각하는 두뇌 모양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그건 실리콘 두뇌일 수도, 또는 피와 살로 이루어진 진짜 두뇌일 수도 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지극히 낮지만, 자연법칙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 우주학자들은 이처럼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창조를 ‘볼츠만 두뇌’라고 부른다. _98쪽

5장 이 세상의 태초
우주가 평평한 모습을 유지하려면 첫 폭발 당시의 힘은 당시 물질의 총량과 정확히 일치해야만 한다. 조금 약했거나 좀더 격렬한 폭발이었다면, 그게 아무리 사소한 차이일지라도 평평함은 사라지고 만다. 이를테면 누군가 깃대 끝을 맞추려고 공을 던졌는데 정확히 명중한 경우와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 전형적인 빅뱅이론으로는 이런 우연을 설명할 수 없다. 물론 폭발한 바로 그 순간, 그것도 10의 -9승(나노)에다 다시 -9승을 여러 번 거듭한 것보다도 짧은 순간에 우주가 그야말로 번개처럼 팽창했으리라고 짐작할 수는 있다. … 이런 이론을 우리는 ‘급팽창이론inflation theory’이라고 부른다(라틴어 ‘인플라레inflare’는 ‘팽창한다’라는 뜻이다). 대다수 우주학자들은 이 이론을 그동안 빅뱅 모델의 일부로 간주해왔다. 물론 전혀 증명되지 않았고, 치러야 할 대가도 만만치 않은 이론이다. 급팽창이론은 다중우주라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짝을 이룰 때만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_123쪽

빅뱅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다중우주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호일의 영원한 우주를 반박하기 위해 등장했던 빅뱅이론은 이제 영원한 다중우주 앞에 서 있다. 다중우주에서는 많은 개별적인 우주들이 생겨나고 사라지지만 우주 전체는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존재한다. 다중우주에는 한 번의 대폭발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대폭발들이 있으며, 그 가운데 하나로 우리 우주가 생겨났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누구도 그런 생각놀음을 하려고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 우주학은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이제 ‘다양한 우주들’이라는 비전만이 우주학을 위기로부터 구할 것이다. _124쪽

6장 위기의 우주학
우주학자들의 자신감에는 거칠 게 없다. “우주학은 고대 이래 생각놀이에 지배당해왔다. 하지만 그런 시절은 이제 지나갔다!” 스무트는 호언장담했다. “이제 과학의 시대가 왔다.” … 물론 자화자찬을 달갑지 않게 보는 비판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 … 우주의 발생을 설명하는 표준 모델은 “놀라울 정도로 상당 부분이 선전과 선동으로 채워져 있다. 이 표준 모델에 반대되는 증표들은 애써 감춰지며, 대안이 될 모델은 곧장 폐기된다”라는 등의 진단이다. … 누구에게 물어보느냐에 따라 우주 과학은 활짝 핀 전성기를 구가하거나, 곧 몰락할 위기에 처해 있는 셈이다. 과연 누가 옳을까? _129∼130쪽

동료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브루노 라이분트구트는 당시 하버드대학교의 동료 로버트 커시너가 돌린 메일의 내용을 정확히 기억한다. 혹시 창피를 당하는 게 아닐까 두려워하면서, 커시너는 팀원들에게 이렇게 썼다. “우리 심장은 도저히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비록 우리 머리가 관찰 사실을 거역한다고 냉철하게 일깨워주고 있음에도 말이다.” 오랫동안 천문학자와 우주학자는 팽창 속도가 갈수록 줄어들다가 마침내 폭삭 무너져버리는 우주를 염두에 둬왔다. 이런 고정관념을 향한 애덤 리스의 답은 명쾌하다. “심장이나 지성을 믿지 말고 두 눈으로 본 것만 확인하라. 우리는 결국 관찰자가 아닌가!” _143쪽

7장 다중우주의 변종들
실제로 다양한 세계들이라는 생각은 우리의 의식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문화의 역사에서 이런 발상은 거듭 등장했는데, 때로는 예감, 때로는 희망, 때로는 믿음, 때로는 상상으로 우리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이제 드디어 물리학 이론이라는 옷을 입었다. 다른 세상들을 입에 올리는 일은 때로는 전능한 신의 찬양으로, 또 때로는 신의 이름을 더럽히는 모독으로 여겨진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다중우주를 이야기하는 과학자는 자신의 명성을 잃을 각오를 해야 했지만, 오늘날 다중우주는 유행의 물결을 타고 있다. 어찌 보면 물리학자는 평행우주라는 기발한 발상을 힘들여 대중에게 가깝게 가져가려는 선구자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좀더 정확히 사정을 살핀다면, 물리학자는 이런 발상을 개척한 게 아니라 막판에야 흐름에 편승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철학자와 작가는 벌써 오래전부터 다중우주를 세세한 구석까지 훑으며 상상을 거듭해왔다. 물론 다중우주를 그리는 상상의 종류도 저 평행한 세계들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하지만 말이다. _159쪽

지난 2,500년 동안, 곧 서양 문화의 출발 이후 다중우주라는 발상은 인간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고대 그리스의 천문학 선구자들, 중세의 기독교 스콜라 학자들, 르네상스의 자연연구가들은 모두 다른 세상들이 있다고 생각하며 그 모습을 그려왔다. 유럽이 중세의 편협한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으로부터 해방을 꿈꾸며 기치를 올린 17세기의 계몽주의와 더불어 상상은 활짝 핀 꽃들처럼 만개했다. 블레즈 파스칼, 당대 최고의 날카로운 감각을 자랑한 이 사상가는 우리 우주의 원자들 내부에 우주들이 있을 것으로 상상했다. 잉글랜드의 수학자 조지프 랩슨은 “다양한 세계들만 있는 게 아니라, 진실로 거의 무한에 가까운 체계들이 지극히 다른 운동법칙과 수많은 현상들과 창조물을 자랑한다”고 확신했다.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아예 한발 더 나아가 가능한 모든 게 실제로 존재한다고 과감하게 주장했다. 300년 뒤 미국의 철학자 데이비드 루이스 역시 비슷한 주장을 했다. _160쪽

그러니까 당신 자신 역시 언젠가 이미 존재했으며, 당신이 하는 모든 일도 이미 해본 것이다. … 다중우주에서는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이 실제로 일어난다. 어떤 식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중우주는 아주 흥미로운 곳일 수 있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곳일 수도 있다. 흥미진진한 쪽에서는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이 일어난다. 반대로 지루한 곳에는 새로운 게 없다. _176쪽

8장 다른 별의 생명체
“무한한 공간에는 무수한 문명들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는 우리 것보다 더 이성적이며, 훨씬 더 ‘성공적인 문명’도 있을 겁니다. 저는 우주의 발달이 그 근본에서 무한히 되풀이된다는 우주론의 가설을 믿는 추종자입니다. 이에 따르면 ‘더 성공적인 것’까지 포함한 다른 문명들은 우주라는 이름의 책에서 ‘앞서 가는 쪽’과 ‘뒤를 따르는 쪽’처럼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런 문명들이 있다고 해서 우리 자신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노력들을 상대화해서는 안 되겠지요. 우리의 우주에서 우리 자신은 마치 어느 순간 어두운 무의식에서 돌출한 것처럼 어둠 속에서 약하게 흔들리는 불빛이겠지요. 우리의 지성을 활용해 우리가 누릴 권리가 있는 삶을, 우리가 단지 어렴풋하게 짐작하는 목표들을 이뤄나가야 합니다.” _182쪽

가장 간단한 다중우주 모델에도 분신이 산다. 우주학자 존 배로는 이런 생각을 일종의 신앙고백처럼 요약한다.
“우리는 생명이 발달할 확률이 0보다는 크다고 믿는다. 지구에서도 결국 생명은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생겨났기 때문이다. 바로 그래서 무한한 우주에는 무한하게 많은 문명들이 존재함이 틀림없다. 이 문명들에는 우리의 복사본이 모든 연령대로 있어야만 한다. 누군가 죽음을 맞을지라도, 광활한 우주의 어딘가에는 똑같은 기억과 과거 경험들을 가진 무한하게 많은 분신이 계속 살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저 먼 미래까지 함께 고려한다면, 우리는 누구나 영원한 삶을 살아간다.” _192쪽

9장 우리의 기묘한 이웃
심지어 좀체 흔들림이 없는 이론물리학자로 노벨상을 수상한 스티븐 와인버그조차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여전히 다중우주를 확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존재 가능성은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다중우주라는 새로운 우주관이 학자들의 머리에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_198∼199쪽

“우리가 악마에게 홀려 무슨 기괴한 이론을 쥐어짜낸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빅뱅이론이 가지고 있던 몇 가지 문제들(분명 빅뱅이론에는 몇 가지 심각한 결함이 있다)을 해결하려고 시도하다 보니, 무수히 많은 복수의 우주들이라는 이론에 도달했을 뿐이다.” _209쪽

남는 문제는 다른 우주들을 결코 관찰할 수 없다면 어떻게 다중우주이론을 증명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동안 몇몇 천문학자들은 그 신뢰성을 담보할 지극히 개인적인 척도를 끌어들였다. 마틴 리스는 다중우주이론에 자신의 개를 걸었고, 안드레이 린데는 심지어 자신의 목숨을 걸었다. 그리고 노벨상 수상자 스티븐 와인버그는 “안드레이 린데의 목숨과 마틴 리스의 개를 함께 걸 정도로” 다중우주이론을 신뢰한다고 공표했다. _212쪽

10장 만약 우주가 분화한다면
“상자 안에서는 산 고양이와 죽은 고양이가 똑같은 부분들로 나뉘어 섞여 있거나 혹은 얽혀 있다.” 고양이의 운명은 실험자가 상자의 뚜껑을 열어야만 결정된다. 그래야 비로소 고양이가 분명히 죽었는지, 아니면 분명히 살았는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슈뢰딩거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린 것’이라는 양자역학의 생각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거부했다. 이도 저도 아닌 상태의 이 고양이를 구출한 사람은 휴 에버릿이었다. 그는 어떻게 해야 양자역학이 우리 현실을 사실대로 그린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 이게 곧 다중우주다. _224쪽

40년 동안 ‘다양한 세계들의 해석’은 별종 취급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우주학자들은 나름대로 다중우주를 창안해냈다. 두 개의 완전히 다른 출발이 하나의 같은 생각 에 도달한 셈이다. 우주학자들은 가장 큰 우주를, 양자물리학자들은 가장 작은 세계를 각각 관찰하고 동일한 결론을 내렸다. 이게 바로 다중우주다. 정말 놀라운 일치이지 않은가? 물론 우주학이 말하는 다중우주가 에버릿의 다양한 세계들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하나는 우리가 살아가는 물리적 공간 안에 존재하며, 다른 것은 세계의 모든 가능한 상태들이라는 추상적인 공간 안에서 분화를 거듭한다. 우주학이 말하는 다중우주는 양자역학이 다루는 수많은 세계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그럼에도 두 구상은 서로 힘을 실어준다. 하나 이상의 세계가 있다면, 곧 더욱 많은 세계들이 있을 수 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_228∼229쪽

11장 물리학과 신비주의 사이에서
물리학계에서는 내전이 터졌다. 로플린의 책은 선전포고나 다름없었다. 무수히 많은 선전포고 가운데 하나였다. 고체물리학자는 끈이론을 상대로 싸웠으며, 우주학자는 천문학자에게 칼을 겨누었다. 블로거들은 노벨상 수상자를 상대로 언쟁을 일삼았고, 대학교들은 우주를 놓고 씨름을 벌였다. 서로 욕설을 주고받으며 상대를 비방하고 폄하했다. 그것도 공개적으로! 이들의 무기는 책과 블로그 그리고 인터뷰였다. _234쪽

다중우주이론 추종자들은 ‘플랜 B’를 가지고 있다. 이른바 ‘인류 원리anthropic principle’라고 하는, 그야말로 격론의 대상인 연구 프로그램이다. 인류 원리의 기본 발상은 인류가 존재하므로 자연은 다른 지적 생명체의 존재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물리학자들이 익숙하게 써온 방식 그대로 다중우주를 ‘검증 가능한’ 이론으로 만들고자 하는 시도다. 몇몇 학자들은 ‘인류 원리’에서 물리학의 종말을 보며, 다른 이들은 새로운 출발을 기대한다. _248∼249쪽

12장 중급자를 위한 다중우주
수학의 다중우주는 다양한 세계들이라는 생각을 끝까지 밀어붙인 구상이다. 이제 있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있다. 물리학 이론들이 세계를 해명하면서 피할 수 없었던 구멍들이 완전히 메꿔졌다. 테그 마크는 “무한한 지능을 자랑하는 수학자라면 다중우주의 모든 속성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_265∼266쪽

13장 다중우주에서 인생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리가 다중우주에서 살고 있다는 말을 듣는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세 가지 단계로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놀라고, 그다음에는 정말 그런 게 있을 수 있냐고 반신반의한다. 그리고 마침내는 그래서 어쩌라는 말이냐며 그냥 지금껏 살던 대로 살아간다. “내가 저 어딘가에 또 있다고? 믿을 수가 없군!” “그래? 그럼 나와 내 분신의 차이는 뭐야?” “그래서 어쩌라고? 내 인생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는 얘기야.” 다중우주에서 나와 분신이 서로 상관없다는 반응은 맞는 말이다. 분신 사이에는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는 무한한 간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자물리학의 다중우주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당신과 분신은 더이상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하나다. 말하자면 하나의 거대한 전체를 이루는 부분들이랄까. _277쪽

가지를 치며 분화하는 양자역학의 세계는 우리에게 완전히 새로운 자유를 선물한다. 이 자유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우리에게 달렸다. 이 자유를 활용하기에 앞서 우리는 먼저 이게 어떤 자유인지 명확히 이해해야만 한다. _289쪽

14장 신이여, 어디에 계십니까?
오늘날 무신론자들은 자연과학이 다중우주로써 신을 그 공직에서 몰아낼 거라고 기대한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게 늘 거듭되며 일어난다면 창조주가 할 일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셈이다. 그러니까 다중우주는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매우 흥미진진하며, 신의 입장에서 본다면 지루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단 하나의 우주에서 창조주의 작품처럼 보이는 것은 다중우주에서 순전한 통계로 탈바꿈한다. “이처럼 정밀하게 조율된 게 많아 보이는 세상을 설명하는 방식은 오로지 두 가지만 가능하다.” 노벨상을 받은 미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와인버그의 말이다. “선의로 계획한 존재가 있거나 다중우주이거나, 둘 가운데 하나만이 진리다.” _299쪽

중세의 신이 우주라는 이름의 시계를 만들고, 태엽을 감아주며, 늘 정밀조정을 해주었다면, 근대의 신은 오로지 창조행위만 했다. 그러나 다중우주에서도 신이 할 일은 있다. 말하자면 시스템 설치 작업이다. “아무튼 신을 위한 자리는 언제나 있다.” 물리학자 폴 스타인하트의 말이다. “그 무엇인가 전체 시스템을 애초에 설치는 했어야 할 게 아닌가.” … 예수회 수사이자 천체물리학자로 바티칸 천문대에서 연구하는 윌리엄 스퇴거는 “우리는 신으로 과학의 결함을 채우는 일을 피해야만 한다”라고 말한다. 예수회 신부 조지 코인 도 비슷한 주장을 한다. “신을 우주의 곁가지쯤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신의 존재는 양자역학으로 반박할 수 없으며, 입증할 수도 없다. 과학은 종교와 철학과 신학의 논리를 절대 중립적인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 코인은 신앙과 과학을 뒤섞는 게 몹시 거슬리는 모양이다. “나는 내 과학을 진전시켜야만 한다. 예수가 다른 행성에서도 나타나는지, 혹은 내가 외계인에게 세례를 주게 될지 따위의 물음을 가지고 씨름할 시간이 없다.” _311∼312쪽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11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절판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