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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사물들

철학자의 사물들

장석주 | 동녘 | 2013년 04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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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548g | 150*215*30mm
ISBN13 9788972976882
ISBN10 8972976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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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사물들』은 사물과 더불어 유유자적한 사유와 철학을 즐긴 흔적이다.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여러 사물들의 이모저모를 뜯어보고 그 철학적 의미들을 반추하는 동안 나는 사물의 행복한 감식가 노릇에 만족한다. 당신을 이 자유분방한 사유의 축제에 초대하니, 여기 와서사물의, 사물에 의한, 사물들을 위한 축제를 즐겨라!--- 「서문」

우리는 신용카드라는 장치를 통해 이미 금융 자본주의 시스템에 ‘장악’당하고, ‘부품’으로 전락한다. 내가 신용카드를 쓰는 한 내 주체적 의지나 선택과는 상관없이 나는 부채인간이고, 기계적 금융 시스템에 예속된 노예이다.--- 「신용카드-마우리치오 라자라토」

휴대전화는 시공을 초월한 ‘나’의 확장이다. 이것을 가짐으로써 사람들은 ‘나’의 시공을 무한대로 확장하고, 그 대신에 ‘나’의 핵심이라고 할 자아가 자아로써 있도록 단단한 지지대 역할을 하는 고독의 온전함과 자유는 한꺼번에 잃어버렸다.--- 「휴대전화-미셸 세르」

나는 닳아 뭉툭해지다가 나중에는 소실점 너머로 사라지는 비누를 통해 사물들의 끝과 소멸에 대해 생각한다. 이 닳아 없어짐이 비누의 죽음이다. 사물은 죽는다! 사라지는 사물의 끝, 사물의 죽음은 멜랑콜리하다.--- 「비누-장 보드리야르」

우리는 잠시 존재의 여행을 멈추고 존재의 하중을 침대에게 맡긴다. 마침내, 나는, 쉰다. 세계의 유일성과 지속가능성을 전적으로 믿고 있듯이 나는 침대에 대해 어떤 의심도 품지 않는다. 침대는 전 존재의 비밀과 공허를 지탱하는 그 무엇이다.--- 「침대-에마뉘엘 레비나스」

우산은 가난한 존재들이 숨을 수 있는 무릉도원과 깨지지 않는 우정에 대한 일종의 은유이다. 우산은 사랑으로 생긴 상처와 울음을 치유한다. 실연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비오는 거리에서 우산을 쓰고 걸어보라!
--- 「우산-쇠얀 키르케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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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사물들』에서는 철학의 통찰력과 문학의 상상력이 결합되면서, 늘 정신없이 바쁜 현대적 일상에 의해 망각되어 있던 사물의 고유한 신비와 매력, 본질과 육체가 비로소 드러난다. 장석주는 이 책을 통해, 그 어떤 난해하고 오묘한 철학적 문제의식도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물과 일상 속에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나는 『철학자의 사물들』을 읽으면서, 내게 충분히 체화되지 않았던 어떤 철학적 사유의 빛나는 순간들이 아주 구체적인 실감과 현실 속에서 생생하게 솟아오르며 의미화되는 장면(스토리텔링)을 체험할 수 있었다.
권성우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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