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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따리 비스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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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천히 흐르는 네팔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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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76g | 135*185*15mm
ISBN13 9791170283980
ISBN10 1170283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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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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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누군가는 원형原形이라고 한다.
자연도, 사람도 우리가 잃어버린 본래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고.

네팔! 누군가는 어렵게 사는 피붙이 같아 아픈 손가락이 떠오르고,
그럼에도 또 누군가는 쑥쑥 자라 초록 이파리 무성한 나무가 될 것 같은 희망이라고 말한다

네팔, 누군가는 두고 온 발자국 같다고 한다.
자꾸 뒤돌아보게 되고 돌아가고 싶은 곳.

네팔! 누군가는 알사탕 같다고 한다.
네팔의 추억들을 오래오래 녹여 먹고 싶다고.

네팔의 무엇이 이토록 달달하고 절절하고 애틋할까? 두고두고 생각해 볼 일이다.
--- pp.198-214

높고 웅장한 히말라야의 침묵을 보며 살아온 네팔 사람들, 그 웅장함 앞에서 인간의 삶이 개미처럼 작고 하잘것없다는 걸 깨달았을까? 자연의 속도로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 그러니 바동거리지 말고 비스따리, 비스따리!
네팔에서 지내는 동안 나는 시계를 보지 않았다.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이 시계고, 태양이 비추는 설산의 빛이 시계고, 어둑어둑 찾아오는 어둠이 시계고 별과 달이 시계였다. 그들을 보며 일어나고, 밥 먹고, 일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그 수많은 자연의 시계들이 내 앞에 걸려 있는데 굳이 인간이 만들어 낸 시계를 들여다볼 일이 있을까.
--- p.190

어느덧 랍티 강 너머 정글로 해가 내려앉고 있었다. 종일 치트완의 모든 것 속에 흘러 들었던 시간이 그렇게 가고 있었다. 잊고 있던 짤리 생각이 났다. 우리 모두가 조화롭게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누가 짤리의 주인일 수 있을까. 세상의 어떤 생명체에게도 주인은 자기 자신일 수밖에 없는 것임을, 많은 짤리들을 안쓰러워할 일이 없기를. 태양이 잠시 네팔의 하늘에 다니러 왔다가 자기 행선지를 따라 사라지듯이 우리 역시 지구라는 행성에 잠시 다니러 온 사람들이다. 타루족이 나보다 이곳에 좀 더 오래 머무를 뿐, 그들도 결국은 다니러 온 사람에 불과하지 않을까. 우리가 그릴 그림 속에 하늘이 있고 땅이 있고 나무가 있고 물이 있고 동물이 있고 사람이 있고……. 그렇게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끝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
--- p.131

아름다운 신두발촉 사람들! 그들은 우리에게 손님을 맞이하는 법을 몸소 가르쳐 주었다. 그들이 가진 가장 소중한 걸 내주었는데도 불편한 잠자리와 편히 씻지 못하는 걸 불평했던 우리는 그들에게 영영 갚지 못할 마음의 빚을 지고 말았다. 문명의 편리함에 길들여진 탓이다. 문명 덕분에 우리는 편리함을 얻었지만, 대신 소중한 것들을 많이 잃기도 했다. 지진도 앗아가지 못한 신두발촉 사람들의 따스한 정과 정성 어린 마음 같은 것들을. 잊지 못할 신두발촉! 그곳은 오지가 아니라, 따스한 정과 맑은 눈망울이 별처럼 빛나는 곳이었다. 오지는 문명의 이름 하에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린, 우리가 사는 바로 이곳인지도 모른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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