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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나라에는 매혹의 불꽃들이 산다

시의 나라에는 매혹의 불꽃들이 산다

: 문정희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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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2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278g | 135*200*14mm
ISBN13 9788937418983
ISBN10 8937418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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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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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내부로 화살을 겨누고 자신만의 언어를 창조하기 위해 비상과 추락을 거듭하는 시인들은 어떤 언어를 쓰건 반갑다. 까마귀 소리와 기도 소리로 매캐한 오래된 호텔에서의 며칠 밤은 고통이었다. 도마뱀이 기어 다니고 춥고 녹물이 나왔다. 초대 시인에게 제공된 고풍의 호텔이어서 감사히 머물렀지만 일정이 끝나자마자 나와 몇몇 시인은 바로 옆 샹그릴라 호텔로 짐을 옮겼다. 피 흘리는 다리로 앉아 있는 걸인, 맨발의 릭샤꾼, 아이 업은 여인의 남루함에 깊은 통증을 느꼈지만 그것이 얼마나 얇은 연민이며 상투적인 센티멘털인가. 간디의 나라에서 자본에 길든 삶을 돌아보며 시인으로서의 기초 체력을 다시 생각했다.
--- p.53

축제가 거의 끝나 갈 무렵 머리맡 전등이 고장 나는 바람에 방을 옮기게 되었다. 창밖으로 성당 지붕이 한눈에 들어오는 복도 끝 방이었는데 곧 기막힌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로 아래층 704호가 시인 로르카가 오래 머문 방이라고 하는 것이다. 옛 친구인 아르헨티나 시인 테레사가 극적으로 만나 가르쳐 준 사실이다. 테레사는 단숨에 호텔로 달려와 나를 와락 끌어안았다. 그러곤 묵은 안부를 미처 주고받기도 전에 이 호텔 지배인부터 찾았다. 한국에서 온 시인에게 특별히 그 방을 꼭 보여 줄 것을 부탁했다. 아바나에서 헤밍웨이가 머문 맘보스 문도스 호텔 511호를 확인할 때와는 또 다르게 더욱 은밀한 감동이 밀려왔다.
--- p.78

베네치아에 사는 동안 내내 고향 집 감나무 아래에서 울고 있던 열네 살 소녀를 떠올렸던 것 같다. 어린 날 아버지의 관 앞에서 울던 소녀가 아직도 멈추지 않는 눈물을 흘리며 내 안에 살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 밤기차를 타고 내려간 보성 고향 집에 아버지는 퉁퉁 부은 몸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이미 지상의 사람이 아니었다. 그토록 못 잊어 하던 어린 딸을 초점 잃은 눈동자로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수많은 말을 삼킨 절망의 눈! 나의 문학은 그 아버지를 다 묘사함으로써 완성에 이룰 수도 있을 것이다.
--- p.103

시는 보석이다. 그리고 혁명이다.
이런 말을 좋아하고 한두 번 쓴 적도 있지만 진정 귀한 보석만큼 완미(完美)하고 성공한 혁명처럼 완성된 것이 시일까. 실은 잘 모르겠다.
시는 텅 빈 백지에 시간의 지문이 오래 새겨진 언어를 주워 돌처럼 포개고 쌓아 만든 탑일까. 굴러다니는 미지의 씨앗을 백지라는 땅에 묻어 피어난 꽃의 향기 같은 것이 아닐까. 바람은 탑에서 기도 소리를 듣고 구름은 그림자를 만들고 비는 울음소리를 내고 탑은 때로 새가 되어 허공을 날다가 우박이 되어 다시 하나의 풍경을 이루기도 하는 것이 아닐까. 시는 그렇게 슬픔을 깨우며 스스로 피가 도는 생명이 되는 것은 아닐까.
--- p.135

시간의 부식을 견디지 못한 데다 전쟁의 상처가 깊고 깊어서 손을 댈 수 없을 만큼 노쇠한 아르빌성 곳곳에 나 있는 미로들을 방탄모를 쓰고 돌았다. 폴 오스터의 『뉴욕 3부작』을 보면 바벨탑은 히브리 국가의 동쪽에 위치한 메소포타미아에 있는 성이라고 한다. 인간의 타락과 언어의 타락이 동반한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혹시 아르빌성이 바로 바빌론과 바벨탑의 원형은 아닐까. 오래전 인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아르빌성은 망연하게 버려진 채로 돌 하나 풀 하나에도 신비함이 풍겨 나왔다.
찌그러진 축구공 하나를 놓고 아르빌성 언덕에서 소리치며 노는 아이들의 눈빛에서 어떤 굴욕과 참패에도 불구하고 다시 지속되는 인간의 위대함 같은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여성 셰에라자드가 광인 같은 왕을 이야기로 달래어 결국 생명을 건지고 행복에 도달하듯이 생명을 살리는 이야기가 지상에 태어날 수 있도록 강물은 흐르고 또 흘렀다.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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