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업다이크(John Hoyer Updike), 노먼 메일러(Norman Mailer),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 F. 스콧 피츠제럴드(Francis Scott Key Fitzgerald), 그리고 잭 런던(Jack London)의 공통점은 이들 모두가 ‘빛나는’ 스포츠 기사를 썼다는 사실이다. 글을 다루는 전문가로서 당연히 이들의 축적된 역량이 반영되었겠지만, 탁월한 기술적 완성도 너머의 그 ‘어떤 경지’에 이르렀다. 스포츠 기사는 ‘예술’이고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 인간이 겪는 영광과 좌절, 고통과 극복, 희망과 절망, 인내와 투혼 그리고 한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위엄까지…. 그 모든 것을 스포츠 기사는 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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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기자가 구단이나 선수 등 뉴스의 주요 소스(source)와 맺는 ‘관계’라는 측면에서 스포츠 저널리즘은 십자군 저널리즘(Crusader journalism)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 쉽다. 기자는 기사 소재가 필요하고, 구단이나 스포츠 조직은 뉴스를 보도할 매체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서로가 서로로 인해 이익을 얻는, 상호의존이라는 ‘이익 공동체’가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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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기사를 쓰기 전에는 세 개의 단어를 기억해야 한다. 이는 스포츠 기자가 기사를 쓰기 전에 결정하는 기사의 기본 방향을 설정하는 것과 관련 있다. 이 세 개의 단어들은 ‘정보(writing to inform)’와 ‘흥미(writing to entertain)’, 그리고 ‘설득(writing to persuad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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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작성할 때 역피라미드 구조가 기사 작성의 기본이 된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남북전쟁(1861~1865) 전에 개발된 전신(telegraph)은 기사의 주요 전송수단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전보라고도 불리는 이 방법은 전류를 통해 문자를 보내는 방식으로 당시의 어떤 통신 수단보다도 신속하게 기사를 보낼 수 있었다. (우편으로 보낼 때와는 시간과 효율성을 비교할 수 없다!) 문제는 기술적, 환경적 요인. 전신은 기본적으로 전선이 필요했기 때문에 중간에 끊어지는 일 없이 기사를 보내기 어려웠다. 또 당시는 인디언과 ‘황야의 무법자’들이 많았다. 이들은 ‘방해(백인들에게 타격을 주고 싶었던 인디언)와 개인적인 이윤(무법자들은 돈이 필요했다)’ 등의 목적으로 전선을 잘라 버리거나 팔았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들은 안정적인 전선이 확보된 상황에서 최대한 중요 내용을 보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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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에게 리드는 ‘판단력 게임’이다. 그날의 경기가 끝났다면 노트북 앞에는, 경기 결과 외에도 결정적인 순간, 중요한 통계, 경기(장) 조건, 경기 후 인터뷰한 내용, 심지어 다음 경기에 미칠 영향까지 수많은 선택지가 놓여 있다. 기자는 이들 사이를 종횡으로 누비며 거침없이 앞으로 내달려가야 한다. 리드는 기자실 내에서 일하는 기자 수만큼, 그들이 쏟아내는 기사의 종류만큼 가능하다. 그러나 진실은 하나이다. 리드는 이정표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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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지시가 데스크로부터 떨어지면 스포츠 기자는 무조건 현장으로 나가야 한다. 그곳이 경기장이 됐건, 인터뷰 현장이 됐건 간에 가벼운 흥분과 함께 머릿속은 취재 계획으로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기자 초년시절에 있었던 에피소드 중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는 “넌 어떻게 그게 궁금하지 않냐?”는 질타이다. 기껏 여러 가지 팩트를 취재해 기사를 송고하면, 담당 차장으로부터 추가 질문이 들어오기 마련이다. 열심히 나름대로 취재했지만 정작 그들이 원하는 내용은 하나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면 난감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아, 난 기자가 안 맞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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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기사의 빛나는 문장은 다양한 기사 형태를 통해 드러난다. 국내에서 흔히 ‘박스 기사’로 불리는 사이드바(sidebar) 기사는 순간을 통해 전체를 관통하는 통찰이 들어 있으며, 피처 기사는 스트레이트 기사 너머의 장면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한 명의 인간으로서 스타 선수가 갖고 있는 고뇌와 좌절, 희망과 미래는 인터뷰 기사라는 형식을 통해 드러날 수 있다. 모든 스포츠 기자가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지점은 스포츠 칼럼에서 완성된다.
--- p.61
스포츠 기자와 스포츠 팬은 다르다. 팬은 결코 기자를 이해할 수 없으며, 취재 현장에서 기자의 행동은 달라야 한다. 그러나 명시적으로 ‘스포츠 기자는 이러이러한 행동을 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또 아무도 이야기해 주지 않는다. 그저 기자실이나 다른 취재 현장에서 몸으로 겪으며 하나하나 알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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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서는 한 라운드가 끝나면 자신의 코너로 돌아가 다음 라운드를 준비한다.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전 라운드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다음 라운드의 전략을 구상한다. 스포츠 기자는 매일 일어난 스포츠 현상을 다뤄야 한다. 이들 현상이 일어난 맥락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고, 독자를 위해 이를 설명한다.
--- p.99
스포츠 기자의 미래를 전망할 때 신뢰도와 브랜드라는 두 개의 단어가 열쇠 말이다. 한국 사회에서 기자에 대한 신뢰도는 ‘기레기’라는 조어(造語)에서 나타나듯이 부정적이다. ……
스포츠 기자가 독자와 시청자의 신뢰를 얻으려면 앞에서 얘기한 원론적인 부분을 강화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빈틈없는 취재와 사실에 근거한 보도, 취재원과의 적절한 거리 유지, 새로운 깨달음을 줄 수 있는 통찰력, 독자를 우선하는 태도, 스포츠의 가치와 의미에 대한 존중 등이 그 예가 될 것이다.
--- pp.186∼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