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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다란 목을 가진 저녁

길다란 목을 가진 저녁

파란시선-0053이동
신미균 | 파란 | 2020년 03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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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3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37쪽 | 214g | 128*208*10mm
ISBN13 9791187756644
ISBN10 1187756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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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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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골목
어기적어기적
폐지 줍는 할머니의
손수레가

임시 번호판도 떼지 않은
새까만 외제 차의 옆구리를
쓰윽
긁으며 지나간다

차 주인이
울그락불그락
펄펄 뛰며
고함을 지른다

할머니가 느릿느릿
허리를 펴고
뒤돌아서

무표정하게

차 주인 어깨 너머

나뭇가지의
새를
본다
--- 「비장의 무기」 중에서

멋대로 살겠다고
집 나갔던 언니가 모처럼 들어왔습니다

막무가내로 돈 달라고 망치로
엄마의 가슴에 대못을 박기
시작합니다

옛날에는 엄마 가슴이 석고처럼
부드러워서
못이 쑥쑥 잘 들어갔는데
이제는 콘크리트 벽이 되었나 봅니다
못이 튕겨져 나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못대가리에서 불꽃이 튀는 소리도 들립니다
언니가 못을 박다 자기 손을 내리쳤나 봅니다
아프다고 펄펄 뛰는 소리도 들립니다
콘크리트에 박힌 못은 빼기 힘듭니다
나는 마음이 조마조마해집니다
그렇다고 밥만 축내는 내가 달려들어
언니를 말리기도 힘듭니다
엄마 가슴에 바람이 부딪히나 봅니다
윙윙거리는 소리가 내 귀에도 들립니다
잠시 후, 전기드릴 소리가 납니다
망치로 안 되니까 더 강력한 걸 가져왔나 봅니다
전기드릴 때문에 집이 흔들립니다

참지 못한 내가
전원 스위치를 내립니다

갑자기, 나를 발견한 엄마와 언니가 달려들어
대못 나사못 콘크리트못
닥치는 대로 나에게 박아 대기 시작합니다

내 가슴은 합판처럼 얇아서
각종 못이 쉽게 잘 박힙니다
엄마와 언니는 있는 대로 못을 박더니
각자 자기 방으로 들어갑니다
아픈 것은 둘째 치고
밥값이라도 한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내일 아침 엄마는 빨간약
언니는 반창고를 들고 몰래 오다가
내 방 앞에서 마주칠 게 뻔합니다

구멍 뚫린 가슴에서
웃음이 실실 새어 나옵니다
--- 「꽃청춘 이모티콘」 중에서

네 그림자 속에
내 그림자

큰 나무 그림자 속에
네 그림자

직업소개소 건물 그림자 속에
너의 그림자 속에
나의 그림자

너도 없고
나도 없다

구름 그림자 속에
직업소개소 건물 그림자 속에
너의 그림자 속에
나의 그림자

직업소개소 건물도 없고
너도 없고
나도 없다

너의 그림자 밖에 나의 그림자 밖에
나무 그림자 밖에 직업소개소 건물 그림자 밖에

너와 나와 나무와 건물과 구름이

그림자를 접었다 폈다 하면서

서로의 어깨를 잡고
빈 하늘을 지나간다
--- 「기차놀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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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균의 시는 재밌다. 그런데 또한 슬프다. 요컨대 웃프다. 정확히 말하자면 신미균의 시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게 만든다. 물론 신미균 시의 곳곳에서 마주치게 되는 이러한 난처는 망설임 없이 모순과 역설과 자기부정으로 구성된 바라고 금방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미균이 제시하는 곤혹들은 단지 수사나 기지로 마련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의 삶이 바로 그런 모양새이기 때문에 어쩔 도리 없이 그렇게 적은 것이다. 난경은 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다. 신미균은 이 사실을 더하거나 빼서 적당히 맞추거나 슬며시 한쪽을 편들거나 그럴듯한 깨달음 따위에 기대거나 하지 않고 다만 곧이곧대로 적확하게 쓸 뿐이다. 그래서 신미균의 시는 간명하다. 그러나 그래서 읽고 나면 불편하고 무참해진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신미균이 딱 여기까지만 쓴다는 점이다. 이는 절제가 아니라 어쩌면 초과다. 우리의 삶 자체가 요령부득의 난경이라면 그것은 부정과 극복이 아니라 긍정과 사랑의 대상이자 기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다름 아닌 시다. 그러니까 신미균은 지금 사랑을 갱신하고 있는 셈이다. “길은 처음부터 없었”다. 이 길 없음의 길에 당신이 함께하면 좋겠다. 약속하건대 당신은 그때 문득, 비로소 웃을 수 있을 것이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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