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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협려 3

신조협려 3

: 영웅대연

[ 개정판 ]
김용 저 / 이덕옥 | 김영사 | 2020년 04월 0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4건 | 판매지수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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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4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56쪽 | 472g | 148*210*18mm
ISBN13 9788934985839
ISBN10 8934985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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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독물, 구양봉! 함께 죽자고! 결국에는 이렇게 길동무가 되는구나!”
그는 웃으며 달려와 구양봉을 덥석 끌어안았다. 양과는 홍칠공이 의부를 해하려는 것인 줄 알고 그의 등을 붙잡았다. 그러나 워낙 힘 있게 끌어안고 있어 떼어놓을 수가 없었다. 구양봉은 이미 기력이 쇠진해 꼼짝도 하지 못했다. 순간, 눈앞이 환해지며 머릿속이 맑아지는 것을 느꼈다. 수십 년 동안 겪었던 일들이 하나하나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갔다. 구양봉도 웃음을 터뜨렸다.
“으하핫핫…… 핫핫…….”
“크하핫핫…… 하하…….”
두 백발노인은 한 덩어리가 된 채 함께 웃어젖혔다. 한참을 이어지던 웃음소리가 점차 잦아들더니 한순간 뚝 끊겼다.
--- 「11. 두 고수의 죽음」 중에서

술이 세 순배 돌고 나자 곽도 왕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채를 펴 들었다. 부채는 화려한 색채의 모란꽃이 그려져 있었다. 마치 생화 같았다.
“우리는 영웅첩을 받지 못했으나 염치 불구하고 찾아왔습니다. 불청객이 되어 오늘 영웅대연에 참석한 것은 이곳에 오면 천하의 영웅호걸들을 모두 만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이런 기회는 쉽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겠지요. 다시없는 이 기회에 한 분의 무림 맹주를 뽑아 무림을 통솔하게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 「12. 영웅대연」 중에서

그때 양과가 갑자기 철장으로 곽도의 엉덩이를 향해 휘둘렀다. 곽도는 몸을 돌려 피하면서 부채를 비스듬히 뻗는 동시에 양과의 정수리를 향해 바람과 같이 왼손을 날렸다. 부채는 허였고, 장이 실이었다. 곽도는 왼쪽 손바닥에 온힘을 모두 실었다. 이 한 번의 장력으로 양과의 머리를 날려버릴 작정이었다. 양과는 몸을 번뜩여 피하면서 손에 잡히는 대로 네모난 탁자를 곽도 쪽으로 밀었다. 그러자 곽도의 장력이 정확히 탁자 위로 떨어졌다. 탁자는 그 자리에서 두 동강이 났고 나무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모두들 곽도의 장력에 혀를 내둘렀다. 곽도는 눈에 핏발이 서리며 발로 두 동강 난 탁자를 차버린 후 양과의 뒤를 쫓았다.
--- 「13. 무림 맹주」 중에서

“선자는 진심으로 저를 사랑해주시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백부님, 저를 죽이려면 죽이십시오. 하지만 저의 생각은 영원히 바뀌지 않을 겁니다.”
“넌 내게 친아들이나 마찬가지다. 네가 잘못하고도 뉘우치지 않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어.”
“저는 잘못한 것이 없습니다. 저는 나쁜 짓을 하지 않았고, 사람을 해친 적도 없습니다! 제 몸을 가루로 만든다 해도 저는 선자를 아내로 삼을 거예요. 평생 절대 헤어지지 않을 겁니다.”
양과의 단호하고 결연한 말이 쩌렁쩌렁 대청을 울렸다. 대청의 뭇 영웅들은 이 말에 모두 마음이 움직였다. 실로 그의 말이 틀린 것은 하나도 없었다.
--- 「14. 금지된 사랑」 중에서

그런데 정작 이막수는 미동도 하지 않고 뭔가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녀는 퉁소와 노랫소리를 듣고는 자신이 마음에 두었던 육전원과 함께 노래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때 당시 한 사람이 피리를 불면 다른 한 사람은 생황(笙簧)을 불었다. 지금 들려오는 [유파]가 바로 함께 자주 불렀던 노래였다. 이미 20년 전의 일, 그 곡조는 변함이 없건만 세월은 무정하게도 사람을 바꾸어놓았다. 퉁소와 노래가 서로 화답이라도 하듯 어울리며 구슬프게 들려오자 이막수는 그만 애끓는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 「15. 동사의 제자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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