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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협려 6

신조협려 6

: 동방화촉

[ 개정판 ]
김용 저 / 이덕옥 | 김영사 | 2020년 04월 0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3건 | 판매지수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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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4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446g | 148*210*17mm
ISBN13 9788934985860
ISBN10 8934985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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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절벽 밑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눈을 떠 아래를 바라보니 신조가 양과와 같은 방법으로 절벽을 올라오고 있었다. 신조는 비록 몸이 크고 무거웠지만 발의 아귀힘이 워낙 좋아서 순식간에 양과가 있는 바위 위로 올라왔다. 신조는 양과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더니 기괴하게 울음소리를 냈다.
“수리 형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이 안타깝구려. 그렇지 않으면 독고 선배님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을 텐데.”
신조는 눈을 껌벅거렸다. 그러더니 발을 뻗어 검총의 돌을 치우기 시작했다. 양과는 다소 흥분이 되었다. ‘어쩌면 검과 함께 무공의 비급 같은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군.’
--- 「26. 신조와 중검」 중에서

이제 아기를 어를 때와는 다른 살기가 번득였다. 황용은 이막수가 그간 저질러온 악행을 생각하면 백번을 죽여도 그 죄가 씻기지 않을 것이기에 마음속에 살의가 치밀어 올랐다. 이막수는 평소에는 독하기 짝이 없는 여자였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의 마음도 모두 저와 같은 줄 알고 있었다. 황용이 자꾸만 아기를 훔쳐보는 모습도 아무래도 심상치 않아 보였다.
‘나를 이기지 못하면 아기에게 독수를 써서 정신을 분산시킬 생각이구나.’
그녀는 곽양을 가로막고 서서 황용을 맞았다. 이 짧은 순간, 황용은 속으로 여러 가지 계책을 떠올렸다. 모두 이막수의 목숨을 앗아갈 만큼 절묘하고 강력한 계책이었지만, 곽양에게까지 위험이 미칠 수 있었다.
‘이 여자가 하는 것을 보니 우리 아기를 퍽이나 아끼는 것 같구나. 당분간은 이 여자 손에 맡겨도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니 너무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겠어.’
--- 「27. 지혜와 힘을 겨루다」 중에서

소용녀는 꽃 장식을 들어 양과 머리에 꽂아주었다.
“정말 새신랑 같아요.”
두 사람은 마주 보며 유쾌하게 웃었다. 상자에 있는 물건을 모두 꺼내자 바닥에서 편지 다발이 나왔다. 굵고 붉은 비단 실로 곱게 묶은 편지였다. 비단 실의 색깔은 이미 퇴색되었고 편지 봉투 역시 누렇게 바래 있었다.
“웬 편지일까?”
“꺼내서 읽어봐요.”
편지지 상단에는 ‘임조영 여사께’라고 쓰여 있고, 하단에는 ‘철(喆)’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나머지 20여 통의 편지 역시 모두 마찬가지였다.
--- 「28. 동방화촉」 중에서

‘사실대로 알려주면 이막수는 다른 석실로 옮겨가겠지. 그 오묘한 심경을 터득하려면 차근차근 익혀야 할 것이고, 우리는 몇 시진을 벌 수 있다. 그사이 선자의 전중혈을 통하게 한다면 이막수쯤이야 능히 상대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소용녀의 호흡이 흐트러지고 있어 양과가 온 힘을 다해 이를 받치고 있는 중이었다. 도저히 이야기를 하고말고 할 상황이 아니었다. 이막수는 눈을 크게 뜨고 두 사람을 자세히 살폈다. 어슴푸레하게 두 사람의 윤곽이 나타났다. 소용녀가 한쪽 팔을 들어 양과와 손바닥을 마주 대고 있었다. 그녀는 나름대로 상황을 짐작했다.
--- 「29. 우리의 운명일 뿐」 중에서

구천척은 수십 년 동안 오빠를 만나지 못한 데다 지금의 자은은 승복을 입고 있었다. 비록 오빠가 승려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기는 했지만, 그녀 머릿속의 오빠는 용맹하고 혈기 넘치는 젊은이 모습이어서 얼른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당연했다. 구천척은 딸에게서 일행 중에 오빠를 죽인 원수 황용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듣고 그 자리에 모인 여러 사람의 얼굴을 하나하나 찬찬히 뜯어보았다. 구천척의 시선이 황용에게서 멈췄다. 구천척은 이를 갈며 말했다.
“황용! 당신이 우리 오빠를 죽였지?”
양과는 깜짝 놀랐다. 그녀에게 구천인을 찾아내게 하려 했는데 뜻밖에도 황용을 먼저 알아본 것이었다.
--- 「30. 만남과 이별의 덧없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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