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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to Self 누구도 혼자가 아닌 시간

Note to Self 누구도 혼자가 아닌 시간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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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4월 06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618g | 148*217*25mm
ISBN13 9791130628981
ISBN10 1130628981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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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이 없다면 ‘최선’도 그다지 달콤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선원도, 어떤 어부도, 어떤 선장도 잔잔한 바다에서는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안팎의 폭풍우 덕에 나는 내 개성을 끌어냈고 더욱 강인해졌다.
--- p.17

행복하거나 슬프거나 분노하거나 좌절할 때 어떤 기분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언제 그런 감정을 가장 강렬하게 느끼는지도 보통은 집어 말할 수 있다. 그 감정을 얼마나 강렬하게 느끼는지는 각자 다르지만. 나의 재수 없는 날은 당신의 재수 없는 날과 전혀 다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누군가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지 헤아릴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다. 우리는 그런 식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것이 우리의 접합점이다. 열여섯 살짜리가 예순다섯 살 노인과 대화할 수 있고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는 이유다. 인생은 감정의 경험이니까. 우리가 누구든 어디서 왔든, 뭔가를 어떤 수준으로 느끼게 되어 있다. 그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위안이 된다. 아무도 혼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 pp.34-35

휴지를 대여섯 장 더 쓰면서 족히 45분은 달린 끝에(빌어먹을 로스앤젤레스의 교통 체증!) 차는 내 집 앞에 멈추었다. 내 꼴은 엉망진창이라 숨기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운전…… 정말…… 고맙습니다.” 그래도 인사불성으로는 보이고 싶지 않아서 눈물 콧물을 짜면서도 그렇게 말한다.
운전사가 내게 휴지를 한 장 더 건네고는 아주 차분한 눈길로 마침내 나를 쳐다보며 말한다. “무슨 일로 속상해하는지는 모르지만, 괜찮아질 거예요. 결국은 괜찮아져요.” 그는 정말로 상냥하고 정말로 진지하게 말한다. 이해심 많고 친절하고 공감해주는 그의 태도에 나는 목 놓아 울고 싶어진다. “고마워요.” 간신히 입 밖으로 끌어내 속삭인다.
나는 차에서 내리고 그는 차를 몰고 떠난다. 그의 차가 거리 모퉁이를 돌아 어두운 밤 속으로 사라진다. 나는 집 계단에 걸터앉아 계속 청승을 떤다. 하지만 그 운전사가 한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그의 말은 나를 치유하지 못했지만 나는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그 말을 기억할 것이다. 왜냐하면 정말 괜찮아질 테니까. 결국은 괜찮아질 테니까. 내게 필요했던 건 그저 그 사실을 일깨워주는 낯선 사람의 친절이었다.
--- pp.112-113

나이가 들어갈수록 당신을 먼저 생각해주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든다. 그러니 당신 자신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모두들 그렇게 하니까. 이타적인 것이 꼭 자기희생을 의미하지는 않듯이 이기적인 것이 꼭 자기밖에 모르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찾아보면 그 중간지대가 있다.
--- pp.178-179

약한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아무도 당신을 단죄하거나 달리 대하지 않는다. 사람들 역시 어떤 식으로든 그런 처지에 놓여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 p.193

사람들은 로맨스든 플라토닉한 사랑이든 가깝던 연인과 헤어지면 이렇게 말하곤 한다. “나를 되찾고 싶어.” 이제야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절감한다. 예전에는 한 번도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다. 너 없는 나는 누구일까? 우리가 우리가 아니라면, 우리는 뭐가 되는 걸까? 나의 목표는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좋아할까? 나는 어느 방향으로 가고 싶어 할까? 밤에 어떻게 혼자 자지? 이 이상한 독립 영화를 나랑 같이 보러 갈 사람이 있을까? 오늘 공공장소에서 모르는 사람이 보여준 웃긴 행동을 누구한테 문자로 알려주지?
--- p.236

우선, 나의 경우 커밍아웃 경험이 좋았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소중한 사람들은 물론이고 먼 지인들까지도 놀라운 반응을 보여주었다. 지원군을 얻고는 안심이 됐다. 큰 축복이었다. 누구나 본모습을 밝히면 이런 대우를 받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오늘날의 세상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정반대로 대우받고 있어 슬프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다른 사람도 나처럼 잘되기를 기도하지만, 울타리 안팎 양쪽을 모두 비추는 일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 역시 잘 알고 있다. 커밍아웃은 마음이 무너지는 끔찍한 경험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밖으로 나서기 전에 안전이 보장될지 꼭 확인해야 한다.
--- p.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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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때로 우리의 나약함을 들춰내고 우리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트립니다. 우리가 고립되어 어둠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고 싶기라도 한 듯이. 무관심하고 혹독한 일상 속에서 가끔 다른 이의 삶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조심스럽게 펼쳐본 『누구도 혼자가 아닌 시간』은 저를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로 초대했습니다. 저자의 솔직하고 담백한 표현은 마음을 어루만졌고,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감정을 공유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가슴 깊이 느꼈습니다. 우리는 각자 다른 아픔과 불행 속에서도 저마다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이유는 감정을 서로 공유하고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따뜻함이 있어서가 아닐까요. 이 책은 어지럽고 불안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감의 장을 만들어주고, 그 속에서 누구도 혼자가 아니라며 희망을 빛을 비춰준, 치유 그 자체였습니다. 마음을 어루만지고 토닥여주는 이 책에서 누구나 작은 행복과 흐뭇한 미소를 발견하기를 바랍니다.
- 전승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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