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봇(ICHABOD)은 제사장 엘리의 아들 피느하스의 유복자의 이름으로 “영광이 어디 있느냐?” 혹은 “영광이 이스라엘에서 떠났다.”는 의미이다. 엘리는 이스라엘의 제사장이요 선지자였다. 왕이 아직 없었던 이스라엘에 그의 존재는 가히 독보적이었다. 그러나 엘리는 자기 직분에 충실하지 못하였다. 그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는데 홉니와 피느하스였다. 하나님이 보실 때 그들은 벨리알의 아들들이었던 것이다(삼상 2:12). [벨리알(Belial)은 “무가치한, 무법의”라는 뜻으로, 늘 “아들들, 자식들” 등과 같은 표현과 함께 쓰인다.]
어떤 사람을 벨리알의 아들들이라고 부르는가? 첫째,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우상을 섬기는 자(신 13:13), 구원받지 않고 교회에 왔다갔다 하면서 사람들을 오도하여 세상과 타협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세상을 사랑하게 만드는 자들을 말한다. 자기 유익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들먹거리기도 하고, 돈을 벌기도 하는 자들을 말한다.
둘째, 영적 권위를 무시하고 위로부터 받는 권세를 멸시하는 자들이다(삼상 10: 27, 삼하 20:1).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교단의 명령을 따르는 자들은 하나님의 종이 아니다. 그런 자들은 영적 권위가 없다. 오히려 그런 자들은 인간적인 권위를 영적 권위로 가장하여 교인들에게 무조건 교회의 지시에 따르게 만든다. 그런 짓은 오히려 영적 권위를 반대로 써먹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교회가 성경대로 실행하지 않을 경우 그 교회를 떠난 사람은 자신의 성별을 이룬 반면 교회가 성경대로 하는데 그 교회를 육신의 뜻으로 떠나는 것은 하나님께 반역하는 행위이다. 이 시대는 영적 권위를 교묘하게 써먹는 데 문제가 있다.
셋째, 막되먹은 자(삼상 1:16), 나발같이 은혜를 망각한 자(삼상 25:17), 나봇의 밭을 빼앗는 데 이세벨을 위해 거짓되이 증거한 거짓 증인들(왕상 21:16), 르호보암 편에 섰던 불한당들(대하 13:7), 부도덕한 동성연애자들(판 19:23) 등을 가리켜 성경은 벨리알의 아들들이라 한다. 무엇보다도 거듭나지 않았는데 하나님의 일을 하겠다고 나서는 자들을 말한다.
엘리의 두 아들은 막되먹은 자들이었다. 하나님의 제사장이요, 선지자의 아들들이 막되먹어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도 모른다면 그 책임은 그 부모에게 있는 것이다. 신약교회의 목자의 자격도 자기 집안을 잘 다스려서 온전한 위엄으로 자기 자녀들을 순종케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딤전 3:4).
엘리의 두 아들들이 어떻게 벨리알의 아들들의 짓을 행했는가? 그들은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을 멸시하였던 것이다. 제물의 기름을 태우기도 전에 날고기를 강제로 빼앗아 갔고(삼상 2:15,16, 성경은 고기를 피째 먹는 것을 금하고 있다.) 회중의 성막문에 모인 여인들과 동침했던 것이다(22절).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죄를 범했던 엘리의 아들들의 행위에 대하여 분노하시어 엘리를 꾸짖으셨다. 이 일에 대한 하나님의 징벌은 단호하셨다. 『나를 존중하는 자들을 내가 존중하고 나를 멸시하는 자들을 내가 소홀히 여기리라』(삼상 2:30).
그에 대한 벌은 첫째, 내가 네 팔과 네 조상의 집의 팔을 끊어 네 집에 노인이 없게 하리라(31절)는 것이었고, 둘째, 내가 내 제단으로부터 끊어버리지 아니할 너의 사람이 네 눈을 쇠잔케 할 것이며 네 마음을 슬프게 할 것이라. 네 집에서 자라나는 모든 자가 젊어서 죽으리라. 이것이 표적이 되어 네 두 아들 홉니와 피느하스에게 닥치리니 한 날에 그들이 둘 다 죽으리라(33,34절)였다. 이 얼마나 무서운 형벌인가!
하나님의 말씀은 확고하여 하나님의 예언은 반드시 실현된다(마 5:18). 이렇게 말씀하신 대로 이스라엘이 필리스티아와 싸울 때 하나님의 언약궤를 빼앗겼으며 약 4천 명의 군사를 잃었던 것이다. 그뿐 아니라 엘리의 두 아들이 죽었고(삼상 4:11), 그 소식을 전해 들은 엘리도 의자에서 뒤로 넘어져 목이 부러져 죽었다(18절). 엘리의 며느리, 피느하스의 아내가 출산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적에게 언약궤를 빼앗기고, 남편이 죽고, 시아버지와 시아주버니가 죽자 아들을 낳은 기쁨을 잊은 채 영광이 이스라엘에서 떠났다며 그 아들의 이름을 이카봇이라고 지었던 것이다.
---「제 8 장 이카봇, “영광이 떠났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