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중이 사라진 상황에 노출되어 자란 아이는 강한 기질의 경우 갑각류처럼 껍질을 만들어 상황에서 자신을 격리시키지만 내면은 계속해서 혼란스럽다. 순한 기질의 경우 상황에 무력하게 노출되고 부모가 마구 대했던 것처럼 자기 자신을 함부로 여기거나 존중하기가 어렵다.
--- p. 20
· 혹시 아이가 친구로 인해 잔뜩 속이 상해 귀가했다면 “내 딸, 힘들었겠다, 화날 만하지.”하면서 감정의 물이 빠지기를 기다려야 한다. 감정의 물이 차오를 때는 이성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감정의 물을 빼는 마개는 공감이다. 아이의 감정을 읽어 주며 공감하기가 어렵다면 “그랬구나.”라는 말만 해도 된다. “그랬구나.”, “그래서 그런 거구나.”라고 하다 보면 아이는 어느덧 스스로 감정을 정리한다.
--- p. 24
· 울타리가 없는 공간에서 아이들을 놀게 하면 중간에 옹기종기 모여서 놀지만, 울타리가 있는 공간에서 놀라고 하면 오히려 이 구석 저 구석에서 자유롭게 활동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부모가 제공하는 안전하고 적절한 넓이의 울타리는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고 자유롭게 사고하도록 돕는다. 어느덧 아이들이 자라면서 울타리는 점점 넓어지고, 간혹 드나드는 구멍들이 여기저기 나 있기도 하다. 안전한 울타리에 익숙한 아이들은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부모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부모가 그랬듯이 자신의 울타리를 세워 간다.
--- p. 32
· 아이가 성장할수록 부모 의존성은 줄어들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의 주도성은 높아지고 아이의 삶에 대한 부모의 통제력은 내려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아이는 자신의 삶을 살게 되고, 부모는 아 이를 믿고 떠나보낼 준비를 할 수 있다.
--- p. 45
· 우리 집은 겨울방학이면 핫초코와 만화책을 주문한다. 바깥 날씨가 추울수록 안온한 집안에서 따뜻한 핫초코를 호호 불어 가며 만화책을 보는 즐거움, 그 멋과 맛을 아이들이 기억하기를 원한다. 아이들의 기억 속에 우리 집이 핫초코처럼 달달하고 만화책만큼 즐거운 곳으로 떠오르면 좋겠다.
--- p. 59
· 동감과 공감은 다르다. 동감(sympathy)은 상대와 같은 감정과 생각을 가지는 것이다. 그러니 상대가 나와 다른 감정과 생각을 가진다면 동감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공감(empathy)은 상대가 세상을 보는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 p. 68
· 처음에 들을 때는 엄마의 말에 시큰둥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의 눈빛과 행동이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불필요한 독기가 빠진다고 할까. 부모의 노력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겠지만 사실은 콩나물시루 같아서 물을 주면 준 대로 모두 빠져나가는 것 같아도 아이는 자라는 것이다.
--- p. 80
· 나는 자기 이해를 설명할 때 주로 성격, 흥미, 강점, 가치의 네 가지 퍼즐의 조합으로 설명하곤 한다. 이 중 성격, 흥미, 강점은 가지고 태어나며 가치는 전수된다. 이 네 가지 영역의 조합이 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에 개인의 고유한 디자인이라 말할 수 있다.
--- p. 96
· 아이의 인생에 따뜻한 관심과 돌봄을 제공해 주는 단 한 사람이 중요하다.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 그렇다면 아이는 넘어지거나 약해지더라도 결코 깨어지지 않는다.
--- p. 104
· 줄탁동시(?啄同時)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 껍질을 쪼는 것을 줄(?), 어미 닭이 부리로 알을 쪼아 주는 것을 탁(啄)이라 하는데 알의 안팎에서 병아리와 어미닭이 서로 협력한다는 뜻이다. 협력의 시너지 효과라고 할 것이다. 부모의 자세는 이러해야 한다. 빨리 나오라고 껍질을 먼저 깨 버린 다면 도움은커녕 아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고, 아이의 신호를 놓치면 뒤늦은 후회를 하게 된다.
--- p. 112
· 나는 우리 아이들이 현명한 기버가 되기를 기대한다. 기버가 성공하는 이유는 그에게 도움받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다가 그가 어려움 에 처하거나 도움을 필요로 할 때 기꺼이 돕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진정성이 사람들을 감동시킨 것이다.
--- p. 123
· 최고의 환대는 가정을 열어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것이 때로는 큰 도전이고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참 배움의 경험이었다. --- p. 136
· 순한 아이였던 나는 확실히 예전보다 강해졌다. 그 이유는 가족의 지지가 가장 크다. 그리고 삶의 시행착오를 통해 자기주장을 하지 않고 뒤에서 후회하며 괴로운 것보다 앞에서 아니라고 당당히 말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리라. 순한 기질의 아이에게는 자기주장을 당당히 하도록 가르치고, 아이 의 편이 되어야 한다. 괜찮다고, 상처를 입어도 회복된다고 격려해 주자.
--- p. 146
· 아이는 어떻게든 논쟁에서 이기고 싶겠지만 부모는 대화의 주제를 아이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는 자기 성찰로 돌려야 한다. 양심에 비추어 떳떳한지 살피도록,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얻는 것이 중요함을 가르쳐야 한다. 강함을 잘라 내기보다 이 아이의 강점이 되도록 잘 다듬어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 p. 148
· 아이가 관계와 환경 속에서 넓어지고 깊어지는 과정을 거쳐야 할 때, 부모는 언제든지 아이가 돌아와 쉴 수 있는 베이스캠프라면 좋겠다. 앞이 안 보이는 상황일지라도 버티면서 아이를 지지하자. 폭풍우 가 지나고 햇살이 비칠 때 되돌아보면 우리에게 왜 그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될 것이다.
--- p. 182
· 훈련의 과정을 즐겁게 진행하는 부모나 아이는 없다. 본성을 거스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훈련의 동기는 어떤 경우라도 아이의 유익과 성장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부모의 편리를 위한 것인지, 아이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구별해야 한다(물론 아이가 잘 성장하면 부모도 편하다). 동기가 아이의 유익을 위한 것이고, 그 방법도 사랑에 기초한 것이 라면 장기적으로 부모와 아이는 친밀함과 신뢰가 두터운 관계로 함께 보상을 받는다.
--- p. 193
· 아이가 어리다면 외적 보상이 관계와 같이 가는 관계적 보상을 계획해 보자. 예를 들어 엄마와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러 가기, 아빠와 야구장에 가기, 친구들과 함께 잠자기도 좋고, 아이가 자기 전에 마사지 해 주기, 아이를 매일 한 번씩 안아 주기 같은 쿠폰을 발행할 수도 있겠다.
--- p. 209
· 사람들은 괴로우니 양심을 마비시키거나, 때로는 생각을 멈추고 지시에 순응하면서 합리화하며 살아간다. 자기 사고에 갇혀 더 이상 비판을 포기하는 것이다. 생각이 현실과 만나지 않는다. 사실 이러한 모습 은 나를 포함해 우리 모두에게 있다. 생각한다는 것은 때로 피곤한 일이지만, 생각이 진행되면 인식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는데, 행동을 바꾼 다는 것은 반드시 용기가 필요하다.
--- p. 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