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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

: 히말라야 마르디 히말 트레킹기

옥영경 | 공명 | 2020년 05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4 리뷰 21건 | 판매지수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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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top2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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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24쪽 | 492g | 145*215*30mm
ISBN13 9788997870400
ISBN10 899787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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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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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너무 길지 않고 너무 무겁지도 않고 너무 붐비지도 않는, 그러면서도 제법 높은 산들이 주는 즐거움은 깎이지 않는 아직 숨은 길이 하나 있으니, “마르디 히말 이즈 뉴!(Mardi Himal is new!)”

트레일에서 만난 현지인들은 한결같이 그랬다. 마르디 히말에 첫 로지(Lodge,산장)가 생긴 지도 2017년 현재 겨우 10년 안짝에 불과하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ABC 트레일 일부를 멀리서 내려다보며 능선을 따라 오르는, 왼편으로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를 눈 시리게 바라보며, 앞으로는 건조하게 보이는 마르디 히말 너머 마차푸차레(‘물고기꼬리’라는 뜻의 네팔어. 하여 ‘피시테일 「fish tail」’로도 불리는)를 만질 듯 걷는 트렉이다. ‘네팔의 마터호른’이라 불릴 만큼 깎아지른 바위산인 마차푸차레는 힌두교 3대신 가운데 하나인 시바신에게 봉헌된 산으로 신성시하여 네팔 정부에서도 등정을 허락하지 않는다. 쿰부 히말라야의 아마다블람, 알프스의 마터호른과 함께 세계 3대 미봉(美峰)의 하나다. 그리고 그 앞에 솟은 암봉이 바로 마르디 히말! 마르디 히말은 베이스캠프로 따지자면 안나푸르나 산군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잘 알려진 ABC는 실제 원정대 베이스캠프는 아니며 그것은 안나푸르나 북쪽 면에 있다.
--- p.32~34

새벽, 로지의 2층 베란다 끝에서 해우소 가려고 돌아서는데 앗, 물고기 꼬리 모양 봉우리가 눈앞을 막아섰다. 이른 아침이 마을로 데리고 온 마차푸차레가 밤새 손님처럼 내 앞에 왔다, 어제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다른 산이었던 양. 걸음을 멈추고 난간에 섰다. 산도 나도 움직이지 않았다. 거기 있겠지, 거기 있어, 그러고도 눈앞에서 매양 경이로운 산 군락. 6,000미터 아래로는 산으로 이름도 못 얻는다는 네팔의 산들, 너무 놀라운 풍경이다가 어느새 일상의 한 장면으로 산들이 들어오던 지난 경험이 있어도, 사진으로 먼저 만났던 풍경이 이렇게 실물로 설라치면, 그야말로 외마디 소리조차 나오지 않는다.

전조를 충분히 보이며 어둠을 가르고 서서히 떠오르는 해도 막상 솟고 나면 놀라고 말듯 아무리 준비하고 있었던 마음이라도 장엄을 이길 수 없다. 산 라인을 따라 빛 부스러기가 앉기 시작하면 산은 더욱 선명하게 어두운 형체가 되었다가, 이내 웅크리고 있던 바위 같은 산이 하나의 생명체로 꿈틀대듯 잠을 깬다. 그제야 알아듣는 말처럼 저 아름다운 산이 내 앞에 있구나! 하고 거듭 놀라는 동안, 봉우리에 얹혔던 햇살이 아래로 조금씩 흘러내리고, 숨 쉬는 걸 잊었음을 퍼뜩 깨닫는다. 찰나가 어떻게 영원으로 가는지 그 앞에서 그만 깨칠 것도 같은 순간이다.이제 되었다, 산을 내려가도 좋겠는, 지금 여행이 끝나도 전혀 아쉬울 것 없겠는 그런 순간.

‘안나푸르나 남봉-히운출리-안나푸르나 1봉-마르디 히말-마차푸차레-안나푸르나 3봉-안나푸르나 4봉-안나푸르나 2봉-람중히말-남운 라 패스’. 포카라 페와탈(페와호수)에선 늘어선 안나푸르나 히말리안 렌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 p.95~97

뛰다시피 하며 오직 직관만 믿고 나아갔다. 바위가 많아지자 지금까지 올라왔던 길처럼 선명한 길이 아니었다. 불안이라고 왜 없을까. 하지만 마르디 히말 베이스캠프가 소리치고 있었다. 이스라엘 청년도 그 소리를 좇았을 것이다. 돌아오지 못했을 뿐. 어쩌면 그건 미친 짓이었을지도 모른다. 로지 청년의 말처럼 뭐에 씐 것일지도 모른다. 온 게 아까워 간다?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그것만이 또 전부는 아니었을 거다. 한 감정이 그렇게 단색인 건 아니니까. 다만 가슴이 뜨겁게 뛰었다고는 말할 수 있겠다.

어린 날 아껴먹던 사탕처럼 조금씩 다가서는 두려움을 어떻게든 눌렀지만, 결국 내려갈 수도 없는 순간이 오고 말았다. 앞으로도 뒤로도 보이지 않는 길. 후회할 짬도 없었다. 필요도 없었고. 후회가 다 무어란 말인가. 살길을 찾거나 죽거나 할 뿐. 비는 아닌데 모자에서 빠져나온 머리는 얼음이었다. 안개는 무거워져 어둠이 되었다. 길은 길일 테지만 주욱 알기 쉽게 이어지는 흙길 능선이 아니라 바위와 바윗길이었다. 온통 바위였다. 그나마 바로 눈 아래 돌은 보여 미끈한 흔적으로 사람의 흔적을 읽으려 했다. 바람이 마구 몰아쳤다. 벽처럼 기댈 수 있는 바위 무더기에서 잠시 숨을 돌렸다. 하지만 불안은 오래 쉴 수 없도록 했다. 움직여야 했다.

멈춰서 눈을 감고 내 모든 촉수를 뻗쳤다. 이제 믿을 건 그것밖에 없었다. 시야는 도저히 확보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청년이 나를 데려가느냐, 먼저 간 그가 내게 길을 보여주느냐, 그건 순전히 그의 마음이었다. 도무지 길이 구분이 되지 않았다. 넓게 바위 너덜이 펼쳐졌다고 이해했다.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길이 아닐 것인가. 다시 눈을 감고 감각의 불을 지폈다. 다른 수가 없었으니. 살아오며 백척간두에 서는 때가 더러 있었다. 꼭 원해서만 그 길에 있었던 건 아니었다. 삶은 언제나 존재냐 부재냐, 사느냐 마느냐의 문제였다. 어째도 지나와 여기 이르렀다. 이 길도 그렇지 않겠는가.

거대한 짐승의 시커먼 입아귀 같은, 그것도 5,000미터가 넘는 이 산에서 나는 왜 그토록 나아가고 싶어 한 걸까. 무엇을 기대했던 것일까. “가장 높은 정신은 추운 곳에서 살아 움직”(조정권의 시 「산정묘지」에서)이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곳은 산이었고, 높은 곳이었고, 높은 정신에 빗대졌을 법하다. 나는 인간으로서의 품격, 높은 정신을 갈구했음 듯도 하다. 하지만 더 솔직한 대답은 내 삶의 태도 때문이지 않았을까. 계란으로 바위 치듯 내가 싸우고 싶은, 또는 싸워야만 하는 것들을 향한 전진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아찔한 죽음의 상황에서 위로 위로 옮긴 걸음을 설명할 길이 없다.
--- p.153~156

눈보라에 마르디 히말 베이스캠프로 기어이 가던 순간을, 그리고 안개를 가르고 정상으로 접근하던 그때를, 그예 아스탐을 오르던 그 밤을 다시 생각한다. 왜 그렇게 기를 쓰고 올랐던 걸까. 왜 그렇게 사투를 벌이듯 자신을 몰아가는 걸까. 산행에서만 그런 게 아니다. 나는 중·고등학교 때 단축마라톤 선수였다. 잘해서 가져다 붙이는 선수가 아니라 그야말로 시합을 나가는 선수. 스스로 놀랐던 경험이다. 단거리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도 아니었고 더러 중거리 달리기에서 오래달리기를 잘하는구나 정도였는데 마침 사라졌던 여자 단축마라톤이 부활되며, 뛰다 보니 맨 앞이었다. 반에서, 학년에서, 학교에서, 지역에서, 그러다 전국대회까지 가게 됐던 거다. 달리다 보면 첫 데드포인트를 만난다. 그런데 그 순간을 넘고 나면 바로 그 순간을 넘은 힘이 다음 달리기의 힘이 된다. 그때의 희열! 그래서 달렸고, 그래서 그래서 산을 가고,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또 살았다. 트레킹은 그런 힘을 만들어내고 있었던 거다. 그런데 더 지혜로운 이라면 거기 자신을 두지 않고도 그러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테지.
--- p.273~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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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지 않은 나이에 포터도 가이드도 없이, 배낭 하나 달랑 짊어지고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자락을 오르고 돌아왔다. 산에 살아도 산이 그립다고 말하는 옥영경 선생이다. 그녀의 표현대로 ‘단문이지만 유려한 문장 같은 마르디 히말’의 기록은 우리가 왜 걷는가로 시작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닿는다. 또한 우리가 왜 그렇게 산을 끊임없이 그리워하는지 문득 깨닫게도 된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으며 안나푸르나가 부르는 소리에 배낭을 꾸릴지도 모르겠다. 오늘 내 서가에 옥 선생의 책을 더해본다.
- 엄홍길 (산악인, 엄홍길휴먼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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