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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인 당신이 작가가 되면 좋겠습니다

엄마인 당신이 작가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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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150*215*20mm
ISBN13 9788956768199
ISBN10 895676819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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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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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와 집안일은 정리정돈의 힘이 강한 행위였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내 현실과 미래가 불안할 때마다 찾아오는, 평생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를 ‘삶의 의미’에 대해서도 글쓰기를 하며 집안일을 하며 꾸역꾸역 모아갔다. 굳이 삶의 의미를 알아야 되나 싶다가도 걸레질이 삶의 의미 같을 때도 있고, 글을 쓰며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을 때에는 이 쾌감을 다른 엄마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삶의 의미가 되었음 좋겠다 싶기도 했다.

잊고 있었던 눈물과 콧물이 시비를 걸어올 때마다 나는 나에게 질병, 사고, 재해, 여러 종류의 죽음을 떠올리게 한다. 너 이래도 죽고 싶니, 협박을 하는 것이다. 내가 비정상인 건지 허공과 바람에 물어보기도 한다. 그러면 이어폰 속 노래가사가 ‘모두가 걸어가는 쓸쓸한 그 길로’ 또는 ‘저 하늘에 구름이나 될까’라는, 두루뭉술한 답인지 위로인지 공감인지 모를 말들을 한다. 그리고 ‘2천 원짜리 노트와 1천 5백 원짜리 볼펜과 값이 얼마인지 모르는 글이 없었다면 미친년이 되었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계속 글을 쓴다.

만약 내 죽음의 시간을 예견할 수 있다면 나는 죽기 3일 전, 어떤 글을 쓰게 될까. 내가 경험했던 슬픔들 중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웃긴 이야기가 되어 있을 거라 하던데, 나도 그런 경지를 경험할 수 있을까. 나이가 들면 초연함이 몸에 무르익고 하루하루 감사함으로 마음이 무르익는다 하던데, 나도 늙어가면서 그리 될 수 있을까. ‘초연함의 경지’ 여섯 글자의 힘과 ‘지금까지 견뎌온 것처럼’ 열 글자의 한으로, 시커먼 까마귀같이 굴다가도 한 알의 밀알에 곧 고개 숙일 수 있게 되기를 조금의 진심에, 조금의 글에 바라본다.

작가인 내가 실수하고 실패했던 생각들을 글로 나누자. 그래서 작가인 우리 모두가 각자의 신념을 담아내는 글쟁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나의 신념 중 하나로 삼기로. ‘왜 글을 쓰는가’라는 질문의 답은 각자의 상황과 마음의 타이밍에 따라 다양함을 선보일 수 있겠다. 그러나 ‘누구를 위해 글을 쓰는가’라는 질문의 답은 작가의 신념과 함께 변치 않았음 한다. 나를 위해. 그리고 타인(독자가 안 될 수도 있는)과 독자를 위해.
---「1장. 즐겁게, 조금은 불안하게 : 왜 쓸까?」중에서

‘문학은 용기다’라는 말은 한참 뒤에 발견하게 되었다. 내가 글에게마저 잘 보이려 했다면 이 세상의 많은 엄마들, 이 세상의 많은 아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포기한 작가가 되었을 것이다. 이제는, 평범한 하루하루를 잘 살아낼 수 있는 용기가 진짜 글감임을 깨달아가고 있는 중이다. 잘 살기 위한 용기, 잘 쓰기 위한 용기. 잊지 말고 잃지 말자.

“솔직해서 좋긴 한데, 이렇게까지 적나라하게 써도 되는 건가요?”
독자에게, 지인에게, 예비 작가에게 한 번씩 들었던 질문이다. 내 대답은 세팅이 되어 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제 삶의 이야기에, 상대방 삶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어요.”

이 세상에서 ‘온전히 내 것’이라 말할 수 있는 성질은 손가락으로 꼽을 만하다. 내 귀한 손가락 하나를 ‘감정’에 바치는 바이다. 감정에는 옳은 감정, 틀린 감정이 없다. 세월호 사건 당시, 시민들이 느꼈던 죄책감과 무력감이 세월호 가족들과 연결될 수 있는 고리 역할을 해 주었다. 누가 우울함을 병으로 만들었는가.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에 대한 반역이다. 내 감정을 쓰고 내 삶을 쓰는 것이다. 이러한 장르의 글을 에세이라 부른다. 그리고 흘러넘치는 감정들에 내가 잠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엄마인 나’로서 존재가 흐려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글은 쓰여 져야 한다. 감정은 온전히 나의 것이다. 글은 온전히 우리의 것이다.
---「2장. 잘 살기 위한, 잘 쓰기 위한 용기와 함께 : 무엇을 쓸까?」중에서

사랑의 기술(글쓰기 기술)은 사랑하는 대상(작가와 독자)을 빛나게 해주는 수단으로 기능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술 자체에만 의미를 두지 않았으면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데 잘 보이고 싶은 간절함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내가 안 예뻐 보이면 어떡하나, 두려움으로 옷매무새를 다듬고 화장을 고치는 사람이 있다면 ‘안됐다’라는 마음이 들 것이다. 사랑, 기다림, 노력은 진심과 설렘이 어울린다. 글을 처음 쓸 때에는 빨간 장미 한 다발을 닮은 꽉 찬 진심과 열정이, 글쓰기 기술이 필요할 때 혹은 글을 수정하고 삭제할 시점에서는 빨간 장미 한 송이를 닮은 몰입되어진 진심과 정성이 함께하기를 희망해 본다.
---「3장. 사랑을 위한 기술 : 어떻게 쓸까?」중에서

독서 역시 ‘반드시’보다 ‘그냥’이 더 어울린다. 한 권 정독을 하며 깊은 성찰을 하든, 열 권 다독을 하며 짜릿한 성취감을 느껴보든, 독서의 방법적인 면보다 독서 자체를 좋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냥 책이 좋고 글을 읽는 게 좋고 글을 읽고 있는 내가 멋있어 보여서 좋다. 이 날 이때까지 책을 읽으면서 반드시 무언가를 얻을 거야! 한 문장은 꼭 외워야지! 작가의 생각을 내 것으로 만들고 말테야! 두 주먹 불끈 쥐고 입술을 깨물며 결의를 다져본 기억이 없다. 나는, ‘그냥’의 힘으로 오랜 시간 동안 편안한 마음으로 독서를 할 수 있었다. ‘그냥’은 강물이 흘러가는 것만큼 자연스럽고 본능적이다. 그래서, 사랑과 독서는 ‘반드시’보다 ‘그냥’이 더 어울린다.
---「4장. 글쓰기와 그렇고 그런 사이 : 독서」중에서

‘엄마 덕분에 큰 딸이 작가가 될 수 있었어요. 강 여사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원고료를 5 대 5로 나누어 엄마에게 부쳐드렸던 그 날의 쾌감이란! 앞으로는 ‘엄마, 미안해요’라는 주부 타이틀보다 ‘글쓰기로 돈을 벌었다’라는 작가 타이틀이 더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 엄마에게 단 한 번만이라도 원고료를 몽땅 드려보고 싶다. 나의 정체성을 지켜준 글쓰기 값을, 타인의 행복을 도와줄 수 있는 글쓰기 값을 친정 엄마(또는 친정 엄마 같은 분)에게 드릴 수 있는 업, 엄마작가이다.

작가는, 가르치는 자가 아닌 나누는 자이다. ‘글을 썼다’와 ‘글을 쓰다’의 경계선이 빨리 허물어져 ‘작가가 되었다’보다 ‘작가로 살다’가 더 어울리는 사람일수록 자신에게 던지는 물음은 많아지고 세상을 향한 시선은 넓어진다. 쉬지 말고 글을 쓰라는 얘기가 아니다. 침묵하든 글을 읽든 커피를 마시든 여행을 하든 나는 작가로 살아가고 있는 중이고 이 또한 ‘글 쓸 준비를 하는 순환의 과정’으로 여길 줄 알아야 된다는 것이다.

꽃은 ‘피다’와 ‘지다’라는 단순한 경계선이 있다. 그러나 꽃의 경계선은 ‘가르침’과 달리 ‘작가의 삶’처럼 곧 없어진다. 꽃이 피는 것은 지기 위함이고, 꽃이 지는 것은 피기 위함임을 순환의 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보여준다. 그리하여 존재들이 스스로 무엇인가를 알아갈 수 있도록 한다(무엇을 알아갈지는 각자의 상황과 마음상태에 따라 달라지리라). 매 순간, 어떠한 모습이든 자신의 본분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무엇이 되었든 존재들과 나누려 하는 것이다. ‘인생 한 방’이란 말은 필요치 않다. 작가는 인생을 순환하며 매 순간, 어떠한 모습이든 글쓰기를 위해 태어났음을 받아들이는 존재이다. 글쓰기로 무얼 가르치려 하지 말고 무얼 나눌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하는 존재이다. 순환하는 꽃처럼 그렇게, 겸허하게.

신이 나에게 부여해주신 삶의 목적이 무엇일까 계속 성찰했고, 이 과정을 도와주는 수단으로 글쓰기를 선택했다. 내면의 보물을 찾는 것 또는 내면의 보물을 지켜가는 것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나는 믿는다.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처음 정체성은 ‘하늘이 허락해 주신 귀한 인재’였음을. 그래서 예비 엄마작가들을 믿는다. 작가의 삶이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을 만나게 된 귀한 인재들이라고. 그래서 예비 엄마작가들에게 바란다. 한 번뿐인 자신의 인생을 배반하지 않는 옳은 글쟁이가 되어 타인과 함께 꿈을 찾고 꿈을 지켜가는 사람이 되어주기를. 그대 꿈 중의 하나인 ‘작가의 삶’을 이루는 것이 이 세상에 태어난 자신에 대한 도리이고, 우주의 최고한 자산이다. 당신이 작가가 되면 좋겠다. 글쓰기로 더 행복해지면 좋겠다.
---「7장. 물음표가 느낌표로 진화하면서 : 작가가 된다는 것」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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