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무라 유지의 수기여파재조사Ⅰ재조사Ⅱ진상문고판 부기참고문헌신장판 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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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노리즈키 린타로
관심작가 알림신청Rintaro Norizuki,のりづき りんたろう,法月 綸太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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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이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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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을 살해한 남자를 죽였다. 그리고 나도 자살한다.”애끊는 분노와 냉혹한 복수심으로 점철된 아버지의 수기가 세상에 던져지다한가로운 여름방학 아침, 평화로운 공원에서 시체로 발견된 17세 여학생 요리코. 아버지 유지는 경찰로부터 지나가던 성범죄자의 범행이라는 말을 전해 듣는다. 그러나 지나치게 단정적인 경찰의 어조에 유지는 수상함을 느끼고, 설상가상 요리코가 임신 4개월의 몸이었으며 경찰이 그 사실을 은폐했음이 밝혀지자 직접 범인을 잡기로 한다. 고독한 추적 끝에 마침내 진범을 찾아낸 유지. 그를 살해한 후 요리코의 뒤를 따라 자살을 시도하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남고, 경찰은 그의 방에서 노트 한 권을 발견하고 경악한다. 그것은, 범인을 추적하고 복수하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한 열흘간의 수기였다.“어쩌면 죽여야 했던 사람은 그 남자가 아닐지도 몰라.”다 끝난 줄 알았던 사건의 제2막이 시작되고, 진실은 전면적으로 재구성된다!‘순진무구한 17세 여학생 피해자’와 ‘죽은 딸을 위해 복수귀가 된 아버지’. 사건의 성격은 너무나 자명해 보였다. 그러나 사건 재조사 요청을 받은 탐정 노리즈키 린타로는 유지의 수기를 읽고 어딘가 석연찮음을 느낀다. 어쩌면 아버지는 엉뚱한 사람을 죽인 게 아닐까? 린타로는 수기의 내용을 신뢰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요리코와 그 가족의 주변 인물을 탐문한다. 조사를 진행하면서 린타로는 단순해 보였던 사건의 이면에 많은 것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음을 깨닫는다. 정치권의 이해관계와 14년 전 가족에게 들이닥친 비극적인 사고, 그리고 ‘완벽한 여학생’인 줄로만 알았던 요리코가 가면 뒤에 감춰둔 비밀. 그 비밀은 곧 린타로를 고뇌의 구렁텅이에 빠뜨리고, 어느 순간 외면하고 싶을 만큼 참혹한 진실의 그림자가 린타로를 집어삼킨다.“내가 알았던 요리코, 내가 몰랐던 요리코.관 속의 싸늘한 몸은 대체 어느 쪽 요리코인가?”“상냥하고 현명한 딸”이자 “참 어여쁜 아가씨”였던, 혹은 “보기 드물 정도로 착실”하고 “야무졌던” 요리코는 그러나 소설에서 죽은 채로 등장해 유일하게 끝끝내 본심이 나오지 않는 캐릭터이다. 소설 전반에는 ‘목 졸려 살해당한 17세 여학생’이라는 수동적인 위치에서 출발하지만, 린타로가 증언을 모으며 사건의 윤곽을 잡아갈수록 요리코는 우리 상상 속의 ‘순결한 피해자’로 남길 거부하고 입체적인 존재로 점점 모습을 바꿔가며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낸다. 증언 속 ‘선하고’ ‘바른’ 모습 이면의, 남을 상처 입히거나 기만할 수 있는, 또 한편으로는 아이처럼 그저 사랑을 원하는 고독한 요리코가 모든 비극의 처음과 끝에 서 있다.“그렇다, 모든 것은 요리코를 위해, 그리고 요리코 때문이었다.”노리즈키 린타로는 이 소설을 통해 인간의 마음속 우물, 잘 가꾼 인공정원 뒤편에 방치된 폐허와 같은 공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랑은 사람을 어디까지 파멸시킬 수 있으며, 또 서로는 서로에게 어떤 괴물까지 될 수 있는가. 진실 뒤엔 무엇이 남는가. 이야기가 끝난 후에도 마르지 않는 끈적한 습기. 연못인 줄 알고 발 담갔다가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칠수록 깊게 가라앉는 늪과 같은 작품이다. 2017년 발표한 신장판을 저본으로 출간되는 『요리코를 위해』는 작가가 기존의 문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작중 오류를 수정하여, 이제야 진정한 의미에서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작가의 말이 책은 많은 독자로부터 노리즈키 린타로의 첫 작가적 전기를 알리는 작품이라 받아들여지는 모양이지만, 실제로 집필하기 시작한 시점의 내게 그런 자각은 전혀 없었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대학교 4학년 때 추리소설연구회 기관지에 발표한 200매가량의 중편을 장편화한 작품으로, 기본적인 플롯은 그때와 거의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작품의 원형인 중편의 제목도 똑같이 「요리코를 위해」였다.다음 소설은 되도록 머리를 굴리지 않고 가볍게 술술 쓸 수 있는 작품으로 해야겠다는 마음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동인지에서 비상금을 찾듯이 「요리코를 위해」를 꺼내 쓰기로 했다. 그러나 이 계산은 어긋났다. 그것도 대폭 어긋났다. 결과적으로 『다소가레』 때의 고생과는 전혀 다른 의미에서 나는 훨씬 고된 작업에 놓이고 말았다. 요컨대 다루는 주제가 마니아 출신의 스물다섯 먹은 신출 작가가 감당할 만한 물건이 아니었던 것이다. 매일 한없이 후퇴만 하는 전쟁을 벌인다는 느낌이었고, 표면적으로 허점이 드러나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는 게 고작이었다. 후기를 투덜거려봐야 아무 소용 없기에 여기서 그만두겠지만, 확실히 이 소설을 통해 나는 어떤 전기를 맞이하고 말았다는 느낌이 든다.노리즈키 린타로의 작품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가장 묵직한 테마를 지닌 걸작. 초반에 나오는 살인자의 수기에서부터 시작해 역전을 거듭하며 명탐정의 추리가 어긋나가는 과정은 더없이 스릴 넘친다. 모든 것이 이 소설의 단순한 제목이 상징하는 진실로 완벽하게 수렴돼가는 라스트가 압권이다.-[와세다 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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