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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 이야기

바느질 이야기

: 메모리퀼트 스토리텔링

이동임 | 한솜 | 2020년 05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8 리뷰 5건 | 판매지수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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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152*225*20mm
ISBN13 9788957483084
ISBN10 89574830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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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아홉 살에 나는 지옥 같은 세상을 만났다. 심장을 떼어주어도 아깝지 않을 열다섯 살 외아들을 하늘나라에 보내고 세상을 공기처럼 떠다녔다. 그 후 삼 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른다. 수면제와 알콜이 나를 지탱해주었다. 불면의 밤은 악마처럼 집요했고, 목까지 차오르는 울음을 이겨내려고 마신 알콜은 슬픔을 슬픔으로 토해내주었다. 잠에서 깨어나면 통증이 가슴을 조여 오고, 뼛속까지 스미는 슬픔과 상실감은 이성을 마비시켰다. 그 시기에 나는 깨달았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필요에 의해서 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죽음보다 더한 세상을 살아내야 하는 사람에겐 마약도 좋은 일에 이바지될 수 있을 거라고.

아들을 보낸 외딴 바닷가에 집을 짓고 세상과 등지고 살았다. 내 존재가 나에게도 버거운데 슬픈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형제와 친구들이 너무나 무거웠다. 나를 인식하는 모든 환경을 떠나 바닷가 외딴집에 나를 유기했다. 억지로 먹으려 하지 않았고 억지로 잠들려 하지 않았다. 슬픔을 삭이려고도 하지 않았다. 먹고 싶으면 치욕스럽게 먹고, 자고 싶으면 그냥 그 자리에 눕고, 울고 싶으면 마음 놓고 꺼~억 ~꺼~억 울었다. 내 주위엔 나와 같은 또 한 사람이 있었으나 그도 나를 유기했다. 초췌해진 얼굴에 회색 눈동자로 조심스레 나를 살필 뿐이었다.

내가 엄마의 딸이었을 때 아무 생각 없이 부르던 단어였다. 엄마는 항상 그 자리에 있었고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었다. 엄마는 수시로 무언가를 해주려고 애썼고 나는 당연히 받는 것에 익숙했다. 내가 기쁘거나 슬프거나 하면 엄마는 나보다 더 기뻐했고 나보다 더 슬퍼했다. 엄마는 늘 고개를 끄덕이며 내 모든 것을 끌어안는 큰 산이었다. 갑작스레 엄마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나는 삼 년 가까이 자다가 벌떡벌떡 일어나 울었다. 엄마가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고 너무나도 아깝고 억울했다. 그때 이미 나는 한 아이의 엄마였고 내가 엄마라는 사실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던 때였다. 엄마가 되기 전에는 엄마를 몰랐다. 첫 아이를 낳고 나는 너무 신기했다. 내가 엄마라는 사실이 신기해 아기를 들여다볼 때마다 중얼거렸다. “네가 내 아이란 말이지! 이제 나는 엄마인 거지….”

꽃들을 가꾸면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그들은 참으로 부지런하고 정직하고 겸손하다. 때가 되면 싹을 틔우고, 때가 되면 잎을 달아주고, 때가 되면 꽃을 피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쉬지 않고 조용히 자기 할 일을 한다. 환경이 나빠지면 잠시 멈추었다가 이내 힘내어 푸르름을 갖추고 드디어 꽃을 피운다. 꽃이 떨어지면 씨방에 자신의 DNA를 저장했다가 다음 해에 또다시 싹을 틔운다. 온갖 비바람과 가뭄과 추위와 더위를 견디어 꽃을 피웠음에도 그들은 잘난 체하지 않고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킨다.

나는 가끔 꽃에게 부끄러움을 느낀다. 신문이나 TV에 나오는 사람들의 갈등을 접하면 사람은 정말 만물의 영장인가, 제각기 생명을 가진 생명체로서 사람이 진정 꽃보다 나은 존재인가? 하는 의문이 종종 들곤 했다. 모든 꽃은 존재 자체가 위안이 되고 기쁨을 주는데 사람도 존재 자체가 빛나면 얼마나 좋을까! 하면서.

느닷없이 슬픔이 몰려오며 명치끝이 아파왔든 그날. 나는 모로 누워 한없이 바다를 바라보았다. 사랑했던 나의 피붙이들이 쪽빛 바다의 차디찬 공기 속에 환영처럼 떠다녔다. 바다야 ,너는 어찌도 그리 푸르냐? 나도 모르게 새어 나오는 말에 바다는 반짝이며 출렁댈 뿐 아무 대답이 없었다. 어느 순간 “이래선 안 돼” 벌떡 일어나 기운을 차리고 바늘을 잡았다. 조각난 천을 이리저리 잇고 누비며 바느질에 몰두했다. 바느질은 나에게 ‘선’ 도는 ‘수행’의 일종이었을지 모른다. 바늘 끝에 집중하고 있으면 슬픔과 번뇌를 잊을 수 있었다. 한땀 한땀 바느질을 뜨면서 나는 ‘나로 인해 누구도 슬퍼하지 않기를 나로 인해 누구도 괴로워하지 않기를’ 기도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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