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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6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538g | 145*210*22mm
ISBN13 9788936464813
ISBN10 893646481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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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새로운 신조가 생겼다. 바로 행복에 대한 믿음이었다.
--- p.7

나는 행복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 반대였지만, 다시 기운이 나 씩씩해졌다. 만일 인생이 전쟁이라면 나는 혼자 그 전쟁을 치러야 할 운명인 것처럼 보였다. 겨울을 지낸 숙소, 식량과 사료가 다 떨어지고 없는 막사를 이제 어떻게 부수고 떠날까 곰곰이 생각했다. 아마 그런 변화를 위해서는 운명과 다시 한번 전면전을 벌여야 할 것이다. 나는 결전을 벌일 각오는 있었다. 신은 너무 가난해서 잃을 것이 없는 나를 승자로 점지하실지도 몰랐다.
--- p.77

홈 씨는 내가 딸의 말상대가 되면 훌륭한 보수, 즉 현재 내 월급의 세배를 주마 했지만 나는 거절했다. 지금보다 더 가난하고 더 돈이 없고 앞으로 더 어렵게 살 형편이더라도 거절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 어떤 훌륭한 집안의 가정교사가 되느니 차라리 하녀가 되어 질긴 장갑을 사서 끼고 침실과 층계를 쓸고 난로와 자물쇠를 청소하는 편을 택했을 것이다. 그 편이 더 마음 편하고 독립적이었다. 말상대가 되느니 차라리 셔츠를 만들다 굶어 죽는
쪽을 택했을 것이다. 나는 어떤 빛나는 숙녀의 그림자, 바송삐에르 양의 그림자가 아니었다. 내가 침울한 성격이고 가끔 우울해하긴 했지만, 우울해하거나 눈에 띄지 않게 있는 것은 나 자신이 원해서였다. 이제는 익숙해진 1반 학생들에 둘러싸인 채 내 책상에 혼자 있든, 기숙사 침대에 혼자 앉아 있든, 이젠 다들 내 자리라고 하는 오솔길에 혼자 있든, 다 내가 원해서였다.
--- pp.79-80

가끔씩은 삶이라는 계좌를 마주하고 솔직하게 셈을 해보는 것이 좋다. 항목들을 계산하면서 자신을 속이고 불행 항목에 행복이라고 써넣는다면 그는 불쌍한 사기꾼이다. 고뇌를 고뇌라고 부르고, 절망을 절망이라고 부르라. 단호하게 힘주어 굵은 필치로 둘 다 써넣으라. 그러면 ‘운명’에게 진 빚을 갚기가 더 수월해질 것이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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