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정말로, 정말로 천국은 있을까요?
세상에는 천국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 사람은 천국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살면서 아주 크게 기쁜 일이 있거나 아주 아름다운 곳을 보거나 하면 누구나 “이게 바로 천국이지!”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의 삶에서 그러할 때는 순식간에 지나가고, 그러한 순간에도 진짜 천국이 임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공원을 산책하거나 여행을 통해 다른 도시나 나라를 경험하듯 천국을 직접 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기에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전설이나 소설, 영화 등을 통해 천국을 상상 속으로 그려 볼 뿐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이 직접 만지고 볼 수 없어 막연한 천국보다는 눈에 보이고 만져지는 이 땅의 삶에 더 집중하는 것이 당연한지 모릅니다. 그리고 천국의 정확한 실제를 모르기에, 사람에 따라 종교에 따라 기대되는 천국의 모습은 조금씩 또는 판이합니다. 누군가는 천국을 배고프지 않은 곳,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미녀들이 가득하고 그 많은 미녀가 자신을 사랑해주는 곳, 자연과 고요함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요한 숲속 같은 곳, 서퍼들은 파도를 가르는 즐거움이 가득한 해변, 돈을 좋아하는 이들은 보석들이 넘쳐나는 곳, 권력을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왕이 되어 마음대로 하는 곳 등으로 생각합니다.
천국은 사람에 따라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나라나 종교마다 다르게 생각하는 다양한 천국이 다 따로 있을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정말 여러 종류의 천국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의 천국이 존재한다면 그곳은 어떤 곳일까요? 그곳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그 주인의 성품은 과연 어떠할까요? 천국은 어떻게 다스려지고 운영될까요? 모든 사람이 천국에 들어가는 걸까요? 아니면 선택된 자들만 들어갈까요? 천국은 이 세상과 크게 차이가 없는 조금 더 좋은 곳일까요? 아니면 비교할 수 없이 좋은 곳일까요? 그곳에서는 대체 어떤 삶을 살까요? 편하고 아름답지만 따분하고 지루하지는 않을까요? 어떤 목사들이 말하듯이 온종일 앉아서 예배만 드리는 곳, 차마 지옥은 무서워 못 가겠고, 마지못해 가야 하는 곳일까요? 천국에 가는 길은 쉬울까요? 혹은, 어려울까요? 그 길을 인도해주는 존재가 있을까요? 아니면, 각자가 알아서 길을 찾아가야 할까요?
1. 창조일까, 진화일까?
천국에 대하여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짧게 이 세상의 기원이 창조인지 진화인지에 관해서 말하려 한다. 왜냐하면, 성경의 처음이 ‘창세기’, 즉 창조라는 것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 세상이 창조된 것이 아니라 진화된 것이라면 세상이 창조된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성경은 거짓된 책이 되고, 그러면 성경에서 천국을 소개하며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말하는 존재, 예수도 당연히 거짓된 존재가 되는 것이다. 결국,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천국을 받아들이고자 한다면, 성경 처음부터 등장하는 창조주의 창조를 인정해야 한다. 우리가 사는 이 땅이 창조된 것인지 우연히 만들어진 것인지는 과거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실험으로 증명할 수 없다. 그러나 여러 가지 자연현상들과 우리 삶 속에서의 몇 가지만 주의 깊게 살펴보면 창조에 대한 인정은 충분히 가능하다.
2. 죽은 뒤의 세상은 존재하는가?
세상에는 죽은 뒤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도 있고, 죽은 뒤에는 아무것도 없고 육체가 물질로 돌아갈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즉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영혼은 뇌의 작용으로 인한 생각의 결정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사람이 살아있는 동안 영혼은 육체와 같이 있다가 육체가 죽으면 육체를 떠나 어떠한 곳으로 이동한다고 생각한다. 불교의 경우는 그 영혼이 윤회하여 벌레로도 태어나고 동물로도 태어나고 다시 사람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반적일 때 사람들은 영혼이 천국이나 지옥에 간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일상적인 언어에서도 죽은 뒤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느낀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주변 어른이 생을 마감했을 때 ‘돌아가셨다’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한 예이다. ‘돌아갔다’라는 말은 무언가가 원래 있던 곳으로 갔다는 뜻이다. 즉 이 땅과 다른 영혼이 거하는 영적인 공간이 있다는 인식이 언어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흘러나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경은 무엇이라 말하는가?
성경은 사람이 죽으면 육체는 썩어 흙으로 돌아가고 영혼은 심판을 받으며 그 결과에 따라 천국과 지옥으로 나뉘어 가게 된다고 말한다. 어떤 종교에서는 천국과 지옥의 중간에 연옥이라는 중간지역이 있다고 믿기도 한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한 성경은 영혼의 종착지는 천국과 지옥 단 두 곳으로 결정된다고 말한다.
3. 천국의 마음
우리가 지금 사는 세상은 높은 자가 섬김을 받는 곳이다. 그래서 좀 더 나은 섬김과 대우를 받기 위해, 서로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낮은 자는 높은 자에게 복종해야 하고 그들을 섬겨야 한다. 그래서 천국을 모르는 대부분의 사람은 할 수만 있으면 자신의 밑에 누군가를 두려고 한다. 섬김을 받기 위해, 지배하기 위해서이다. 세상의 가르침은 섬기는 삶을 무능하다 바라보게 한다. 군림하고 섬김을 받고 높
아지는 사람이 능력 있고 복 있는 자라고 생각한다. 예수의 제자들도 예수가 발을 씻길 때, 아직 성령이 그들 안에 온전히 거하시기 전에는 천국도 이 세상과 비슷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예수는 아무리 말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제자들에게 행동으로
말을 대신했다. 귀에 말하지 않았다. 제자들이 가장 더럽다고 생각하는 발에 직접 손으로 사랑을 기록했다. 빛과 어둠, 땅과 바다, 하늘과 별, 세상의 모든 것을 창조한 손으로 제자들의 발에 사랑을 기록했다. 아담 또한 그 손으로, 예수의 손으로 만들었다. 하와도 그 손으로 만들었다. 모세에게 준 십계명도 그 손으로 기록했다. 그 위대함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손이 제자들의 발에 천국의 마음인 섬김을 새겨
주었다. 제자들의 발을 씻기며 그들에게 정말 전해주고자 했던 예수의 마음을 상상해보게 된다.
“천국은 이와 같단다. 천국은 마치 주인이 종을 섬기는 곳과 같단다.
아니, 정말 주인이 종을 섬기는 곳이란다. 천국은 섬김이야! 사랑으로 스스로를 낮추는 곳이란다. 사랑으로 기쁨으로 스스로 무릎 꿇는 곳이지.”
발을 닦기 위해 꿇은 예수의 무릎이 말했다.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라. 기억해라! 잊지 마! 너희의 선생이요 주인인 나의 명령이자 부탁이다.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천국에 가는 방법이야.
서로 발을 씻어 주지 않는 사람, 낮은 사람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사람, 다른 사람을 섬기기 위해 무릎을 꿇지 못하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을 전혀 알지 못한다.
발 씻김만 받는 사람, 자신보다 높은 사람의 비유만 맞추는 사람, 다른 사람이 자신 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섬기는 것을 기쁨으로 여기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들의 선생도 주도 아니다. 나의 사람들은 그렇게 살 수가 없단다. 천국은 군림하는 그런 삶을 받아들일 수 없단다.”
이처럼 제자들의 발 앞에 무릎 꿇고 발을 씻긴 그의 손이 제자들의 마음에 천국을 남겼다. 우리 인생의 어느 날 천국이 멀게 느껴질 때는, 잠시 우리 주변 사람들의 발을 바라보면 된다. 차갑고 더러워진 사람들의 발이 우리의 손으로 깨끗해지고 따뜻해질 때, 그 순간 천국이 함께하고 있다. 우리의 힘으로는 예수처럼 사랑할 수 없다. 우리의 마음만으론 절대 우리보다 낮은 자를 위하여 무릎을 꿇을 수 없다. 이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할 수가 없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런 마음을 우리 스스로 가질 수 없다. 예수의 마음을 가져야만 가능하다. 오직 예수의 마음이 나의 것이 되어야 가능하다. 예수가 우리 안에 거해야 가능하다. 섬기는 마음은 세상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천국에서 오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예수는 무릎을 꿇고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었다.
그리고 십자가에 달렸다. 피를 흘렸다. 제자들의 발은 물로 씻어 주었지만, 우리의 죄는 예수 자신의 흘린 피를 모아 씻어 주었다. 우리를 위해, 당신과 나를 위해 사랑으로 섬겼다.
예수가 대야에 물을 들고 들어와 제자들의 발을 보며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