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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길 박용길

봄길 박용길

: 살림, 기도 그리고 편지

정경아 | 삼인 | 2020년 06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5 리뷰 4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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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19쪽 | 148*210*30mm
ISBN13 9788964361771
ISBN10 8964361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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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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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어떻게 지었는지 아무튼 겨울인데 방 안이 이만큼이 성에야, 성에. 창밖이 안 보였다니까. […] 밥을 하려고 불을 때면 연기가 굴뚝으로 빠져나가야 하는데, 그냥 불구멍으로 전부 나와. 온통 부엌이 새까맣지. […] 나무선반에 그릇을 올려놨는데, 그릇이 새까매지는 거지, 밥 먹을 그릇이. 그런 곳으로 내가 시집을 간 거야.”
--- p.68

“새벽에 떠났던 생각이 나. 소련군들이 언제 달려올지 모르니까 새벽에 넘어가야 된다고 그래서 어두컴컴한데 길을 떠나왔는데, 남편이 한참 가다가 날 찾으니까 내가 없더래. 그래서 다시 뛰어왔더니 내가 글쎄 38선에 앉아서 밥을 먹고 있더라는 거야. 내가 배가 고프니까 못 참고 도시락을 길에서 풀어 먹었던 거지. 남편이 나 보고 여기가 어딘데 밥을 먹느냐고, 어서 가자고 잡아끌어서 넘어왔지. […].”
두 달여의 파란만장한 피난 여정이 드디어 끝났다. 28세의 문익환이 이끌고 내려온 무리는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38선 이남에 무사히 도착했다. 난민들은 비로소 안도하며 고향 집과 가족들을 찾아 뿔뿔이 흩어졌다.
--- p.81

한국 교회에서 목사의 아내는 예배만 드리거나, 눈에 덜 띄는 곳에서 봉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한빛교회에서 박용길은 집사로, 김신묵은 권사로 불리며 활약했다. 박용길은 서울중앙교회 문이 열린 첫날부터 교회 살림과 활동의 일선에 섰다. 할 일이 많고 일손이 부족한 작고 가난한 개척교회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북간도의 교회들이 남쪽의 교회에 비해 남녀 차별이 덜했고 사모의 역할에 제한이 없었다는 점도 영향을 주었다.
--- p.116

“나는 잘 몰랐어. 이승만이 박사라고 하고, 교회 장로라고 하고, 또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이니까 우리나라를 민주주의로 끌고 나갈 사람이라고 생각했지. 근데 문 목사가 자꾸 날 놀려. ‘당신은 이승만 박사 지지하지?’ 그러면서. 그래서 뭔가 있는가 보다 했지.” […] 민족주의적 신앙으로 헌신하는 삶을 살아왔지만 그때까지 뚜렷한 역사의식을 갖고 있지 않았던 그녀는 4.19 혁명을 겪으며 민주주의와 정의로운 국가에 대해 깨우쳐가기 시작했다.
--- p.148

“대한문 앞에서 열 몇이 서서 쭉 노래를 부르면, […] 구경꾼들이 모여들어요, ‘이야, 여자들이 똑같은 옷 입고 저기서 노래 부른다!’ 그러면서. 그러면 실컷 노래도 부르고. 암튼 뭐 그렇게 극성을 떨면서 안 해본 게 없지 뭐. 그런데 누구 원망하는 사람도 없고 협력을 잘하니까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어 데모가. 그러니깐 남편들은 그 안에서 신나고. 그땐 우리 세상이었어. 꿀릴 데가 하나도 없었어. 하하하.”
[…] 합창단인가 싶어서 구경하던 사람들이 전후 사정을 알고 나면 물었다. “가족들이 갇혀 있는데 뭐가 그리 즐거워요?” 그러면 박용길은 대답했다. “우리가 뭐 죄지었나요?”
--- p.175~176

민가협의 싸움은 늘 이기는 싸움이었다. 한번 마음먹으면 물러서는 법이 없으니 원하는 바를 이뤄낼 때까지 싸웠다. ‘민가협=어머니’라는 공식 때문이었다. 위기와 사태가 심각하면 심각할수록 어머니는 더 강한 힘을 발휘했다. 1980, 90년대 운동권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유행했다. ‘어머니, 민가협으로 가세요.’ 시위하다가 구속되는 이들의 어머니들이 늘상 듣는 말이었다. 이 말을 들은 새내기 구속자 가족들은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민가협 사무실을 찾아갔다. ‘민가협 수첩’에 적힌 지침대로만 하면 막막하기만 했던 상황을 헤쳐갈 수 있는 길이 보였다.
--- p.224~225

“문 목사가 ‘내가 좀 평양에 다녀오려고 그러는데’ 그러셔. 난 하나도 놀라지 않고, ‘거 갔다 오셔야죠’ 그랬거든. 그랬더니 ‘하나도 안 놀래네’ 또 그러셔. 그래서 ‘당신이 늘 칠십 넘은 사람들도 이렇게 번번히 살아 있는데 그냥 젊은 사람들 희생이 너무 크다고 그러셨지 않냐고, 그러니깐 물꼬를 트기 위해서라도 거기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한번 가보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했지. 뭐 가시면야 김 주석 만나서 으레 통일 논의할 거를 난 기대한 거야.”
문익환 방북에 대한 박용길의 동조는 단순한 수긍이 아니라 기대감의 표현이었다.
“그랬는데 노태우가 중간평가를 연기한다, 어쩐다 그런 얘기가 있었거든. 그러니까 문 목사가 ‘중간평가를 안 하면 북한에를 가고 그걸 하면 못 간다’ 뭐 이런 얘기를 또 하시더라고. 그래서 내가 ‘아니 당신은 도대체 믿을 게 못 돼’ 그러면서 일어나서 집으로 와버렸어.”
--- p.236~237

49년 만에 밟아보는 이 땅, 꼭 6년 전 문익환 목사가 도착성명을 발표하던 이 자리에서 흰 소복을 입은 제가 다시 첫인사 말씀을 올리려고 하니 감회가 깊습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 평화를 사랑하는 백의민족인데 어느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는 문화민족인데 왜 이렇게 고난을 당해야 할까요. 사랑해도 사랑해도 끝이 없는 사이가 우리 사이인데 그동안 […] 수많은 문서들에 우리는 원수가 아니라 한 공동체인 것을 세계만방에 공표했는데 왜 오도 가도 못 하고 천만 이산가족이 편지 한 장, 전화 한 통 못 하며 애를 태우고 있는 걸까요.
--- p.263~264

판문점에 도착하니 많은 분들이 꽃을 들고 기다리고 계셨다. […] 나는 그 꽃다발을 들고 군사분계선 위에 올라섰다. 북쪽을 향해 통일만세를 부르고 많은 환호성을 들으며 남쪽을 향해 통일만세를 불렀다. 남한 군인들의 부축을 받아 자유의 집으로 들어갔다. 책상 위에는 ‘국가보안법위반’이라고 똑똑히 적혀 있는 7월 25일 자 구속영장이 놓여 있었다.
--- p.272

금강산에서 이런 일도 있었다. 남쪽의 기자와 경비를 서고 있던 북측 군인 사이에 승강이가 벌어졌다. 기자가 허락 없이 사진을 찍자 북측 군인이 기자에게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 것이었다. 마침 그 모습을 목격한 봄길이 중재에 나섰다. ‘기자가 잘 모르고 한 일이니 너그러이 이해해달라’고 부드럽게 말했다. 군인들은 봄길의 한마디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알겠습니다. 오마니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그냥 두겠습니다.”
--- p.283

장례식을 마친 후, 봄길의 운구는 한신대 교정에 있는 늦봄의 시비 앞에 잠시 머물렀다가 통일의 집으로 갔다. 영정이 통일의 집 안을 천천히 도는 동안 뒤따르던 사람들은 봄길과 함께한 시간들과 추억들을 떠올렸다. 이제 겨레의 집단적 기억으로 살게 될 봄길의 개인적 기억은 어떤 것이었을까? 부모가 반대하던 남자와 결혼하여 해방과 전쟁통의 아수라장 속에서 아내이자 며느리이자 엄마가 되고, 시인이자 성직자이자 운동가인 남편 뒤에서 지원하며 사회활동을 벌이는 한편으로 칠십 넘어서까지 시모를 모시고 네 자녀를 길러야 했던, 누구에게도 녹록지 않은 조건의 인생. 죽은 이는 아무 말 없이, 먼저 저세상에서 기다리고 있을 부모와 시부모와 남편과 큰아들, 그리고 이름도 실컷 불러보지 못한 첫아이를 만나러 갈 준비가 되었을 따름이다.
--- p.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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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 책은 한국 현대사 한가운데에서 여성의 눈과 마음으로 느끼고 활동한 기록의 역사입니다. 역사에 대한 ‘경고로서의 회고록’입니다. 과거사의 기억이야말로 새로운 역사 탄생의 밑거름이고 희망이라는 점에서, 우리 역사의 개혁과 진보의 길을 어떻게 어머니의 몸으로 살아냈는가를 보여주는 이야기로서 박용길의 삶을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이 전기는 우리의 역사를 기억하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의미 있는 영감을 줄 것입니다.
- 한명숙 (제37대 국무총리)
박용길 장로님은 단정하고 따뜻한 사람이다. 흔들림이 없다. 무슨 일을 하든 그가 있으면 불안하거나 걱정되지 않았다. 말씀은 문익환 목사님이 많이 하셨지만 우리는 장로님에게서 많은 힘과 위로를 받았다. 장로님과 함께할 땐 알지 못할 선한 기운에 휩싸이곤 했다. 선한 목표를 세우고 철저히 준비하고 치밀하게 실천하는 따뜻한 봄길 같은 사람, 박용길 장로님은 예수를 닮은 참사람이다.
-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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