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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저렇듯 끝이 없어라

사랑은 저렇듯 끝이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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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133*205*20mm
ISBN13 9791186545836
ISBN10 1186545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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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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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노래
최규창

이제는 들녘에 나가 보아라
모진 비바람은
기억 속에 접어 두고
영원한 하늘의 사랑을 노래하리라
너의 땀 흘린 결실을
하나님께 찬송하리라

이제는 들녘에 나가 보아라
하나님의 사랑을
몸에 흠씬 젖어 보아라
봄에 씨 뿌리고
여름내 땀으로 빚어 놓은
사랑의 열매를 얼싸안아라
그 사랑의 따스한 손길에
소리 높여 찬송하리라

이제는 들녘에 나가 보아라
땀의 결실은
너와 나를 기다리고
아름다운 생명을 돌보는
하나님의 사랑은
저렇듯 끝이 없어라


그것이 걱정입니다
이향아

짓밟히는 것이 짓밟는 것보다 아름답다면
망설이지 않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피 흐르는 상처를 들여다보며
흐르는 내 피를 허락하겠습니다
상처 속 흔들리는 가느다란 그림자
그 사람의 깃발을 사랑하겠습니다.
천년 후에 그것이 꽃이 된다면
나는 하겠습니다
날마다 사는 일이 후회
날마다 사는 일이 허물
날마다 사는 일이 연습입니다
이렇게 구겨지고 벌집 쑤신 가슴으로
당신에게 돌아갈 수 있을는지 몰라
나는 그것이 제일 걱정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아
용혜원


내가 사랑하는 사람아
이 한목숨 다하는 날까지
사랑하여도 좋을 나의 사람아

봄, 여름 그리고 가을, 겨울
그 모든 날들이 다 지나도록
사랑하여도 좋을 나의 사람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아
내 눈에 항상 있고
내 가슴에 있어
내 심장과 함께 뛰어
늘 그리움으로 가득하게 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아

날마다 보고 싶고
날마다 부르고 싶고
늘 함께 있어도 더 함께 있고
사랑의 날들이 평생이라 하여도
더 사랑하고 싶고
또다시 사랑하고 싶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아


그녀는 지금쯤
이문수

지금쯤 그녀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예배당에서 기도하고 있을까
꽃꽂이를 하고 있을까 성가대원을 하고 있을까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있을까
집사님이 되어 밥을 퍼 주고 있을까
권사님이 되어 약한 자의 손을 잡고 기도하고 있을까
아니면 믿음의 길을 떠나 밤거리에서
지금쯤 비틀거리고 있지는 않을까
돈 살이 잔뜩 붙은 복부인이 되어 엄지에 침을 바르며
백합 향기 대신 돈 냄새를 풍기고 지폐를 세면서
노른자 같은 땅을 보러 다니고 있지는 않을까
아니면 돈으로도 못 가요 하나님 나라 하고
어린이들 앞에서 노래하며 율동하던 그 아리따운 몸으로
혹시 춤바람에 휩싸여 방황하고 있지는 않을까
오늘따라 자꾸만 그녀가 생각나는 것은
어쩌면 하나님의 뜻일지도 모르는 일
그렇다면 오늘은 그녀를 위해 기도하리라
어느 곳에 있든지 마음이 하나로 이어지는
십자가의 예배당으로
그녀의 빈자리로
돌아오기를 기도하리라

손잡고 걸으니
유승우

나는 걸음이 빠르고
아내는 느리다
50년을 함께 걸어오면서,
한결같이, 나는
5미터쯤 앞에서
혼자 허우적거리고,
아내는 뒤에서
헐떡거리며 따라온다.
팔순의 마루턱을 오르면서
이제는 손잡고 가자는,
아내의 말대로 손잡고 걸으니,
따뜻함이 손아귀에 가득하다.


어머니는 낙타
김행숙

어머니는 낙타였다
그 넓은 치마폭에 일곱 남매와 친정 동생까지 여미고
모래사막 힘겹게 건너는 낙타
내리쬐는 여러 날 땡볕 속에서도
휘몰아치는 눈먼 바람 속에서도
타박타박 걷는 단봉낙타
사하라 사막 고비 사막 타클라마칸 사막
오아시스 찾아서
순한 눈빛 말없이 끔벅거리며
짊어진 육봉은 몇 번이나 쪼그라들고
넓은 발굽이 강행군에 부풀어도
밤하늘 북두칠성 바라보며 방향을 잡던
어머니는 거대한 낙타였다
천분으로 타고난 두꺼운 인내의 살가죽이
온갖 악천후에 탈진하여도
아침이면 다시 길을 떠나는 어머니
나는 보았다 긴 눈썹 사이로
떨어지던 주먹 같은
눈물
낙타의 눈물을

꽃밭에서
최은하

휘돌아온 바람으로 예
비로소 자리하여

하늘 가장 가차이
춤을 추는 몸짓으로

너는 꽃으로 피고
난 별빛으로 남아

네 향기 속에
내 이름 사르련다.

그 무슨 말을 더 하리
굳이 더 해 무엇 하리.

우리 꽃밭 한가운데 너
혼불의 새야.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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