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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사냥꾼의 노래

구름사냥꾼의 노래

청소년 걸작선-65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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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140*215*20mm
ISBN13 9788983948908
ISBN10 8983948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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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나는 아침 일찍 구름사냥꾼들이 항구를 떠나는 걸 지켜보곤 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면 다시 학교로 향하는 게 힘겨웠다. 내 눈에는 오직 구름사냥꾼만 보였고, 머릿속에도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그때 나한테 그보다 더 멋진 삶은 없어 보였다. 보드라운 하얀 구름 조각들을 찾기 위해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만큼 흥미로운 일은 없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나는 학생일 뿐이다. 그리고 부모님은 행정 업무를 하는 회사원으로 단정한 옷을 입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일을 한다. 이런 분들이 구름사냥꾼이 된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다. 반면 구름사냥꾼들은 귀걸이나 금팔찌, 가락지 같은 장신구들을 하고 다니고, 팔에는 헤나와 문신이 가득하다. 어두우면서도 신비로워 보이는 그들은 마치 집시나 이단아 같다.
구름사냥꾼은 방랑자이자 모험가다. 나는 전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군인이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처럼 그저 구름사냥꾼이 되고만 싶었다. 전쟁의 실상, 그 고통과 두려움, 불안, 상실감 같은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저 천진난만하게 언젠가 저 무리에 합류할 수 있기만을 간절히 원하는 입장에서는 오직 전쟁의 낭만만이 보일 뿐이었다.

하지만 제닌의 엄마는 얼굴에 두 개의 깊은 상처가 있고 검은 곱슬머리가 어깨를 뒤덮고 있다. 그리고 칼라의 수색꾼 카니쉬는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는 이유 없이, 그리고 기분이 좋은 날에는 재미로 사람을 죽일 것처럼 생겼다.
제닌 역시 자기 엄마처럼 얼굴에 흉터가 있고, 손에는 복잡한 문양의 헤나가 가득하다. 물론 이들은 두말할 것 없이 착하고 배려심이 있는 사람들이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절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생겼다고 할 수 있을까? 보통 사람들은 이들을 보고 킬러, 이단아 혹은 망명자 같다고 할 것이다. 과연 나의 고상한 부모님은 내가 이렇게 생긴 사람들과 함께 구름사냥을 간다고 하면 허락하실까? 만일 이들이 성직자나 성가대원처럼 생겼다면 훨씬 수월할 것이다.
하지만 외모가 전부는 아니지 않은가. 그 사람을 조금이라도 알고 나면 우리는 그에 대해 갖고 있던 편견이나 의심을 거두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와 다른 점보다는 비슷한 면이 더 많음을 깨닫게 된다. 나처럼 엄마도 이걸 경험하게 될 거라고 확신했다.

닻을 올리고 밧줄을 푸는 동안, 제닌은 나를 데리고 다니며 배 안을 구경시켜줬다. 배는 상당히 평범하고 단순했다. 짐칸에는 물을 넣을 저장 탱크들이 있었다. 구름의 수증기를 압축하기 위한 압축기는 갑판에 설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갑판 밑에는 조리실과 두 개의 선실, 화장실, 세면대 정도가 있을 뿐이었다.
배는 두 가지의 동력으로 이동한다. 바람과 태양. 배의 부력은 탱크에 물이 가득 찼을 때와 아닐 때, 그 무게에 따라 상쇄되어 조절된다. 태양전지판의 전원 출력을 다르게 하거나 돛을 열고 닫아서 배를 조종하기도 한다. 태양전지판을 가리지 않으면 배는 더 많은 전력을 얻어서 뜰 수 있고, 전지판을 닫으면 동력이 약해진다.
돛은 순풍이 알맞은 방향에서 불어오거나, 햇빛이 없어서 태양전지판을 사용할 수 없을 때 주로 이용된다. 하지만 배는 구름 속에서도 돛 없이 이동할 수 있다. 보조 전력만 있으면 말이다. 태양전지판으로 이 보조 전력을 항상 미리 충전해두는데, 완전히 충전된 상태에서는 500킬로미터 이상도 갈 수 있다.

이곳에 와보지 못한 사람들은 우리가 사는 이 세계가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중력의 법칙과 대기의 원리를 거스르는 이런 곳은 존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걸 아는가? 구세계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세계가 마찬가지다. 존재하는 세계는 모두 놀랍기만 하다. 우리가 여기 있을 수 있는 확률은 10억 분의 1도 안 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곳에 존재한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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