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탄수화물은 포도당이 결합한 것입니다. 포도당이 연결된 방식과 숫자만 조금 다른 수준입니다. 밥을 먹든, 밀가루를 먹든, 설탕을 먹든, 포도당이나 과당을 먹든 별 차이가 없습니다. 총 식사량의 문제이지 당 또는 탄수화물 종류의 문제가 아닙니다. 당뇨병은 몸 속 당분이 과도해 생기는 병이 아니라 혈액 내 당 수치를 조절하는 인슐린 시스템이 고장 나서 생기는 것입니다. 1976년부터 10년간 설탕 섭취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한 결과, 설탕과 당뇨병은 무관하다는 결론이 이미 나와 있습니다. 2001년에는 미국 당뇨병학회에서 “하루 섭취 열량 10~35퍼센트까지 설탕으로 섭취해도 혈당 자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설탕이 빵, 파스타, 감자 등 탄수화물 식품보다 혈당을 더 올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단것을 많이 먹으면 뚱뚱해질까」중에서
정제염은 화학 소금이라 나쁜 소금이고, 천일염은 미네랄이 풍부해 아무리 먹어도 좋은 소금이라고 하는데 이 말이 사실일까요? 정제염은 염도가 98퍼센트이고 천일염은 염도가 80~90퍼센트 정도입니다. 천일염은 염도가 낮으니 정제염과 똑같은 양을 쓰면 나트륨을 10~20퍼센트 적게 먹을 수 있겠지만, 동일한 짠맛을 내기 위해 양을 늘리면 어차피 사람이 먹는 나트륨의 양은 똑같습니다. 천일염의 10~20퍼센트가 미네랄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대부분 물입니다. 바닷물의 대부분은 염소와 나트륨이고 황산과 마그네슘이 다음으로 많습니다. 황산은 미네랄도 아니고 몸에 좋은 성분도 아닙니다. 그다음이 마그네슘인데 맛이 너무 씁니다. 천일염을 3년 동안 묵히는 이유가 이 마그네슘을 빼기 위함입니다. 칼슘도 쓴맛이고 묵히면 감소합니다.
---「천일염은 아무리 먹어도 문제가 없을까」중에서
고추를 먹으면 캡사이신이 TRPV1을 자극하고 TRPV1이 활성화되면 몸은 화상을 입은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리고 뇌는 화상의 고통을 덜어줄 진통 성분인 엔도르핀을 만들어 몸을 위로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합니다. 그래서 진통 성분이 분비되는데 실 제로는 화상을 입은 것이 아니므로 통증은 금방 사라지고 묘한 쾌감이 남습니다. 매우 위중한 상황으로 감각했는데 실제로는 전혀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화끈거리는 느낌이 사라지면 은근한 시원함이 남는 것이죠. 즉, 캡사이신이 진통제인 엔도르핀을 분비하게 해 우리를 중독에 빠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어떻게 고통이 즐거움이 될 수 있을까」중에서
위의 감각 수용체들은 시상하부와 감각연합 영역과 연결되어 있어서 자신이 먹은 음식의 성분에 대한 정보를 전달합니다. 내장에 존재하는 미각 수용체 숫자가 혀에 있는 미각 수용체보다 많다고 합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뿐 아니라 음식물의 양, 삼투압, 음식물의 온도, 형태와 크기, 촉감을 감지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입은 겉보기 감각인데, 내장기관은 음식의 속사정까지 느낀다는 것입니다. 음식은 대부분 물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인데 이들은 너무 큰 분자라 수용체로 감지하지 못하고 그 중에 일부분인 당, 아미노산을 느낍니다.
하지만 내장기관에서는 상황이 전혀 다르죠. 위를 지나 소장에 도달하면 분해가 일어납니다. 탄수화물은 분해되어 포도당이 되고, 지방은 분해되어 지방산이 되고, 단백질은 분해되어 아미노산이 됩니다. 혀에서는 음식의 극히 일부분인 저분자 물질을 느끼지만 장에서는 분해된 각각의 성분을 총량까지 느낄 수 있는 것이죠. 이것이 모든 다이어트 제품이 실패하는 핵심적인 이유입니다. 다이어트 제품은 처음 한 번은 먹겠지만 두 번째에는 이미 몸이 진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먹어봐야 영양분이 없다는 것을 알고, 몸이 무의식적으로 거부합니다.
---「수많은 다이어트 식품이 실패한 이유」중에서
사실 뇌는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뇌가 세계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관여하는 것이 ‘따라 하기’입니다. 뇌에는 따라 하기 전문 뉴런인 미러뉴런이 있죠. 그리고 인간은 실로 위대한 흉내 내기 챔피언입니다. 침팬지는 어미가 딱딱한 견과류 열매를 깨 먹는 기술을 보고 그것을 따라 하는 데 몇 년이 걸리기도 하는데 인간은 단번에 따라 합니다. 이 흉내 내기 기술은 어디에나 적용됩니다. 가령, 누가 웃으면 아기도 따라 웃습니다. 누가 하품할 때면 옆 사람도 곧 하품을 하죠. 이 흉내 내기가 사실은 모든 학습의 가장 기본이 되는 행위이고 문화 형성의 기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남들이 맛집에 가면 자기도 따라서 그 맛집에 가서 줄을 서야 하고, 남들이 맛있다고 하면 자신도 먹어봐야 직성이 풀리고, 맛있다고 말합니다.
---「타인의 욕망은 나의 맛이 아니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