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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과 이데올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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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과 이데올로기

[ EPUB ]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 판매지수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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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년 06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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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69.62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03.4만자, 약 28.1만 단어, A4 약 647쪽?
ISBN13 9788954672757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시작하기에 앞서: 일러두기와 감사의 말
서론

제1부 역사에서의 불평등주의체제들

제1장 삼원사회: 삼기능적인 불평등
제2장 유럽 신분사회: 권력과 소유
제3장 소유자사회의 창안
제4장 소유자사회: 프랑스의 사례
제5장 소유자사회: 유럽의 궤적

제2부 노예제사회와 식민사회

제6장 노예제사회: 극단적 불평등
제7장 식민사회: 다양성과 지배
제8장 삼원사회와 식민주의: 인도의 사례
제9장 삼원사회와 식민주의: 유라시아의 궤도

제3부 20세기의 거대한 전환

제10장 소유자사회의 위기
제11장 사민주의사회들: 미완의 평등
제12장 공산주의사회와 포스트공산주의사회
제13장 하이퍼자본주의: 현대성과 의고주의 사이에서

제4부 정치적 갈등의 차원들을 다시 사유하기

제14장 경계와 소유: 평등의 건설
제15장 브라만 좌파: 미국과 유럽의 새로운 균열
제16장 사회토착주의: 포스트식민적인 정체성주의의 덫
제17장 21세기 참여사회주의를 위한 요소들

결론

도표 및 표
세부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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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타전하는
세계 경제위기와 심화된 불평등을 돌파할 긴급하고 대담한 제안!

불평등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탐구한 세계 정치-경제-사회-이데올로기의 역사,
그리고 현재의 불평등을 넘어설 방안에 관한 집요하고 방대한 저술


『21세기 자본』(2013)으로 세계적 스타 경제학자로 부상한 토마 피케티의 화제의 신작 『자본과 이데올로기』 한국어판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프랑스어 원전을 저본으로 삼았으며, 전체 분량은 『21세기 자본』보다 약 500쪽 늘어난 1300쪽이다. 『자본과 이데올로기』는 21세기 현재 전 세계가 당면한 심화된 불평등의 근원을 무수한 정치·사회·경제적 역사 자료와 통계 데이터를 통해 추적하며, 더 정의로운 미래 사회를 향한 대안을 그 결론으로 제시하는 책이다. 또한 현시대 세계 정치경제의 도저한 흐름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탁월한 사회과학 분석서이기도 하다. 경제학자 이정우는 해제에서 “이 책을 다 읽고 덮으면서 드는 생각은 문사철의 위력이다. 보통 경제학자들의 전문적 기술적 저서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역사적 통찰력을 이 책은 독자에게 선사한다”고 평했다.

한 사회 내부 혹은 국가 간 정치적-이데올로기적 갈등과 이것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 역으로 경제가 사회의 정치적-이데올로기적 구조에 작용하는 힘을 놀라울 정도로 세밀하게 묘파해나가는 이 책은, 현재 우리가 속한 체제와 역사가 보다 평등한 쪽으로 진화할 수 있는 다양한 궤적과 그 분기들의 가능성을 각 장에서 타진해보고 있다. 유럽(연합)의 정치경제적 위기, 트럼프로 상징되는 미국식 토착주의, 러시아와 중국의 초중앙집중적 과두지배와 이들이 자본주의와 결탁한 모종의 방식, 인도와 브라질의 더 나은 민주사회로의 진화가능성, 공산주의 몰락 이후 혼탁해진 동유럽 국가들의 정치경제 등에 대한 방대한 서술은,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와 미래를 역동적으로 오가는 최대치의 사회과학적 역량과 스케일을 보여준다.

역사 속 존재하는 모든 사회는 저마다의 불평등을 정당화해왔다:
역사적 불평등과 20세기의 뉴딜과 누진세, 그리고 21세기의 신소유주의


『21세기 자본』이 자본주의에 내재한 불평등의 경제적 동역학을 분석한 책이라면, 『자본과 이데올로기』는 사회의 불평등을 정당화 혹은 ‘자연화’하는 정치적-이데올로기적 동역학을 분석한다. 이를 위해 피케티는 ‘불평등주의체제’와 ‘소유주의 이데올로기’라는 두 개의 핵심 개념을 축으로 역사 속 다양한 사회들을 역사 자료와 통계 데이터로써 종횡하는데, 이로써 그가 궁극적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바는 현대의 극단적인 부의 집중과 불평등이 고정불변일 수 없다는 점이다.

피케티는 1980년대 이후 증대된 21세기의 불평등이 1차대전 발발 직전 최고조에 달했던 ‘벨에포크’ 시기(1880~1914년)의 불평등에 비견될 만큼 심화되어가고 있으며, 공동선을 명분으로 정당화되기가 곤란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본다. 즉 뉴딜정책과 소득과 자산에 대한 강력한 누진세가 불평등을 완화하고 경제적 번영을 이끌었던 20세기 중반 이후, 레이건과 대처로 상징되는 ‘보수혁명’을 거쳐 사적소유에 대한 절대적 신성화를 기반으로 한 소유주의 이데올로기가 다시금 강력하게 부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선형적이지 않을지언정 인류의 진보를 향해 진전되어왔다. 피케티는 한 사회의 불평등은 그 사회의 정치와 이데올로기를 통해 정당화되고 고착되기도 하지만, 사회를 다른 형태로 전환시키는 힘이기도 하다는 것을 역사학적이고도 경제학적인 연구를 동원해 매우 실증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불평등은 이데올로기적이고 정치적이다: 사적소유의 신성화와 불평등의 자연화

피케티는 서문에서 “불평등은 경제적인 것도 기술공학적인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데올로기적이고 정치적인 것이다. 이것이 분명 이 책에 제시된 역사 연구의 뚜렷한 결론이다”(19쪽)라고 밝히고 있다. 『21세기 자본』이 불평등과 재분배를 둘러싼 정치적-이데올로기적 진화를 일종의 블랙박스처럼 다룬 한계를 지녔다고 자평하는 피케티는 『자본과 이데올로기』에서 이를 정면에서 다루고자 한다. 따라서 이 책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불평등이 경제 논리에 의한 필연이 아니며, 사회의 지배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세력균형에 따라 형태를 달리해 진화해왔다는 점이다.

책의 1부는 사회적 불평등과 그 정당화의 기원을 다룬다. 특히 근대 이전의 전사(귀족)-사제(지식인)-제3신분(노동자와 농민)으로 이루어진 삼기능적 신분사회가 프랑스혁명이라는 단절을 경유해 19세기 서유럽에서 만개한 소유자사회로 전환되는 과정을 기술한다. 2부는 유럽 열강의 제국적 식민주의를 통해 한 사회의 불평등이 그 내부와 외부를 가로지르며 전개되는 모습을 기술하는데, 특히 식민지배의 종언에서 유럽 국가들이 가장 공을 들인 것이 식민지 피지배 노예들에 대한 배상이 아니라, 유럽인 노예소유자들에 대한 배상이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적소유’가 불가침의 신성한 권리로 완성되는 데는 정치체제와 소유체제가 불가분의 관계로 부단히 연결되어온 역사적 과정이 놓여 있다는 것이다.

브라만 좌파와 상인 우파: 부의 대물림과 교육 불평등의 심화가 불러온 정당정치 형태

『자본과 이데올로기』는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볼셰비키혁명과 양차대전, 유럽 사민주의사회의 출현을 거치며 세계의 불평등은 역사적으로 가장 완화된 형태를 띠게 되었으나, 냉전과 1980년대 이후 미국과 서유럽의 보수 우경화 및 소련과 공산주의의 몰락을 거치며 21세기에 불평등이 다시금 폭발적으로 증대하고 있다는 점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책의 3부와 4부는 금융자본의 세계화와 초집중, 조세피난처로 상징되는 불투명성으로 인해 한 국가 안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재분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현시대를 다룬다.

이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부의 불평등이 세대를 건너 대물림되며 더욱 집중되는 현상, 유럽 사민주의 정치가 재분배를 향한 야망을 포기한 대가, 구舊공산국가 지배자들의 과두지배와 재정 불투명성, 엘리트 중심의 교육 불평등으로 심화되는 소득 불평등 등 모든 것이 20세기 중반에 상대적 평등을 실현했던 계급정치의 실종으로 귀결되었음을 보여준다. 과거 노동자들의 정당이었던 좌파 정당이 고학력자들(고소득자들)의 정당으로 바뀌어가고, 전통적인 상위 자산 보유자들의 정당인 보수 정당들이 사회토착주의를 통해 가난한 50%를 유인하게 되는 현재의 정당정치가 전 세계적 현상임을 증명하는 장들은 이 책의 백미다.

‘브라만 좌파’는 학력·지식·인적자본의 축적을 지향한다. ‘상인 우파’는 무엇보다도 화폐·금융자본의 축적에 의거한다. 이들이 특정 지점에서 분쟁을 겪을 수도 있다. ‘브라만 좌파’는 예컨대 고등학교, 그랑제콜, 그들이 애착을 갖는 문예제도에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상인 우파’보다는 좀더 높은 세금을 선호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진영 모두 현행 경제체계와, 경제·금융 엘리트에게만큼이나 지식인 엘리트에게도 사실상 매우 큰 이득이 되는 현재의 세계화 양상에 대한 강한 애착심을 공유한다. (…) ‘브라만 좌파’와 ‘상인 우파’는 사실상 통치 정당성의 두 형태를 구현한다. 이 다중엘리트체계는, 지식인 엘리트와 전사 엘리트의 역할 분할에 근거한 오래된 삼기능사회의 심층적인 논리로의 일종의 회귀를 나타낸다. 다만 차이는 전사 엘리트가 (재화와 안전이 이제는 중앙집권국가에 의해 보장된다는 사실로 인해) 상인 엘리트로 대체되었다는 것이다. ‘브라만 좌파’와 ‘상인 우파’가 교대로 집권하거나 또는 차라리 상이한 엘리트들을 결집시키는 연합의 틀로 함께 통치할 수도 있다. _본문 831~832쪽

정의로운 소유와 영구적인 부의 재분배를 위하여: 사회연방주의와 보편적 자본지원

부의 대물림과 초집중을 해소할 방안은 무엇일까. 이 책 4부의 마지막 17장은 이러한 물음에 대한 피케티의 답과 그가 제창하는 참여사회주의의 실현에 관한 일종의 사고실험을 담고 있다. 열린 토론을 전제하며 피케티가 제시하는 몇 가지 중 핵심적인 안은 ‘사회적 일시소유’와 사회연방주의다. 사회적 일시소유는 재산세나 토지세 같은 사적소유에 부과되는 모든 세금을 누진소유세로 통합하여 개별적인 부의 대물림을 막고 사회적 상속을 실현하기 위해 ‘사회적 관계로서의 사적소유’ 개념을 전면화하자는 방안이다. 누진소유세는 유럽 성인 평균자산의 60%에 해당하는 12만 유로(약 1억 6000만 원)를 25세가 되는 청년에게 지급될 자본의 재원으로 예시된다.

누진소유세가 구현하는 일시소유 개념은, 이미 20세기에 실험된 누진상속세와 누진소득세에 내포된 일시소유 형태와 연장선에 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제도적 조치들은 소유가 사회적 관계이며 따라서 규제되어야 한다는 관점에 기초해 있다. (…) 재화의 축적은 언제나 사회적 과정의 결실이며, 이는 공적기간체계(특히 법·조세·교육 제도), 사회적 분업, 수세기 동안 인류가 쌓아온 지식에 의존한다. 이러한 조건들에서 철저히 그 논리대로라면, 막대한 자산을 쌓아온 사람들은 그 일부를 공동체에 매년 되돌려줘야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소유는 더이상 영구적이지 않고 일시적이 된다. _본문 1043쪽

이러한 소유의 확산에 더해 국경·이민·민족·종교 등(경계)을 둘러싼 균열과 이로 인한 비극들을 평등주의적 연대로 묶어내는 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사회연방주의다. 피케티가 제시하는 사회연방주의는 자본에 대한 초민족적인 규제 및 개입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외려 학력 엘리트에 준거하면서 자산 엘리트와 타협하는 유럽 사민당-미국 민주당 계열의 좌파에 대한 비판과 반성에 근거하여, 인민계급의 물질적 이익을 옹호함과 동시에 이런 방향을 초민족적인 연방제의 형태로 구현해야 한다는 전망을 집약하고 있다. 이는 특히 극우파에 의해 구현될 수 있는 사회토착주의에 대한 좌파의 전략적 대응 방향일 수 있다. 인민계급의 균열과 지배세력의 연합이 세계경제와 맞물려 불평등을 증폭시키는 현상황에 대한 토마 피케티의 진단은 정치와 경제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새삼 환기시켜준다. 정치와 경제, 혹은 자본과 이데올로기가 뒤얽힌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그려보는 일은 사회과학 본연의 과제이기도 하다.

eBook 회원리뷰 (2건) 리뷰 총점10.0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주간우수작 차분하게 준비하는 영구혁명인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e****s | 2022.07.05 | 추천16 | 댓글7 리뷰제목
막대한 분량의 상당수의 통계수치를 담고 있지만, 피케티의 글들은 읽기가 어렵지는 않은 것 같다. 스스로 그걸 알고 많은(!!!) 이야기를 기획해서 쓰고 발언하는게 아닌가 싶다. 끄트머리에 제시한 다음의 문장이 결국 이 책의 주장 혹은 저자의 믿음이 아닌가 싶다.  "자유주의와 민족주의에 근거한 이데올로기들의 예고된 파산에 직면하여, 진정한 국제주의적 참여사회주의의 발;
리뷰제목

막대한 분량의 상당수의 통계수치를 담고 있지만, 피케티의 글들은 읽기가 어렵지는 않은 것 같다. 스스로 그걸 알고 많은(!!!) 이야기를 기획해서 쓰고 발언하는게 아닌가 싶다. 끄트머리에 제시한 다음의 문장이 결국 이 책의 주장 혹은 저자의 믿음이 아닌가 싶다. 

"자유주의와 민족주의에 근거한 이데올로기들의 예고된 파산에 직면하여, 진정한 국제주의적 참여사회주의의 발전만이, 세계경제의 새로운 협력적 조화와 사회연방주의에 의거하여 이 모순들을 해결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저자의 지적/개인적/정치철학적 계보가 어떠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얌전한 경제학자가 참 파격적인 사회주의 지향의 입장을 과감하게, 그러면서도 일관되게 내세우고 있다. 스스로 인정하는 여러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인 사회주의의 실현이라는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게 좀 비현실적인 듯한 생각도 들더라. 더구나 이처럼 유명한 학자가 말이다. 

앞부분에 저자는 이 인용문에서 언급한 '예고된 파산'의 위기에 대해 이런 식의 언급을 한다. "이러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우리가 쥔 최상의 으뜸패는 여전히 앎과 역사다. 어느 인간사회든 저마다의 불평등에 합당한 근거를 댈 필요가 있고, 이러한 정당화에는 진실과 과장, 상상력과 천박함, 이상주의와 이기주의가 언제나 섞여 있다....." 경제학자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역사를 건드렸고, 그랬기에 이 책은 매우 뚜렷하게 경제사 서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 앎과 역사를 풀어나가면서 여러 경제학적 분석을 통해 개별 시대에 지배적이었던 이데올로기를 추출해서 부각시킨다. 이데올로기의 물질성이란 테제를 이처럼 명확히, 그리고 이해하기 쉽게 기술한 경우를 별로 보질 못했던 것 같다.

"... 20세기 소비에트 이데올로기는 사적소유에 주어진 최소한의 틈이 전체를 부패시키고 말 거라는 공포로 인해 국가소유 외의 어떤 것도 엄격하게 허용하지 않으려는 것이었다. 사실상 어느 이데올로기든 - 하나는 사적소유를 다른 하나는 국가소유를 신성화한다 - 신성화와 공백에 대한 공포의 제물이다. ... " 이는 소비에트의 실패를 설명한 부분에서 제시된 이야기다. 또한 이러한 분석도 있는데 "... 특히 공산주의의 실패 경험은 포스트공산주의 나라들에서도 자본주의 나라들에서도 과감한 재분배 기획 일체를 앞서 비난하기 위해 어김없이 거론된다. 그러면서 정작 20세기 자본주의 나라들의 사회경제적 성공은 불평등 감소에 대체로 성공한 야심찬 정책들, 특히 매우 강력한 누진세에 근거한다는 점이 기억에서 지워진다...." 

수치와 그에 대한 분석을 통해 (사후적이겠으나) 알 수 있는 경제제도(조세, 분배 등)의 효과와 별개로 관습적인, 그러기에 물질화/구조화된 관행에 의한 불공정/불합리가 유지되는 사례가 많으며, 이 사례의 경우처럼 반동적인 정서와 그 체화로 인해 합리적인 세계인식과 실천을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저자는 20세기 자본에서 20세기 후반부터 서구 좌파진영에서 스스로 망각의 굴레로 빠진 문제를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이야기하였고, 소비에트의 문제, 그리고 일부 서구좌파에서도 국유화의 환상으로 인한 실패를 이야기한다.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하는 주장이 심히 인정되는 바다.

또한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역사적 사실로 관습적인 관행으로 서구제국에서 노예제가 철폐되는 과정이 있다. "... 우리는 19세기에 유효했던 사적소유 준신성화체제의 몇 가지 놀라운 양상들을 관찰할 수 있게 됐다. 노예제 폐지 당시 노예가 아니라 노예소유자들에게 배상해야 했다는 점과 해방된 노예들은 옛 소유자들에게 자유에 대한 막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는 점이 그것들이다. 아이티가 프랑스에 했던 배상이 그 전형이며, 이것이 20세기 중반까지 지속되었다는 점은 놀라 만한 일이다.... " 이는 정말로 놀라운 사실이었다. 연간 국내생산 재화의 3배에 달하는 액수를 100년이 넘게 요구하고/지불하는 역사가 있었다니. 동시에 언급되는게 1차대전 이후 독일 역시 그에 준하는 배상금을 부담해야 했는데, 대마불사라고 해야 할라나? 이웃의 거대 경제권이 몰락을 할 경우 자국(프랑스 등)의 경제도 문제가 되기에 적절히(?) 해소의 방향으로 타협이 이루어졌다는 이야기에도 놀랐다.(인플레도 기여를 했지만) 전쟁을 통해 정치적 해결에 도달했던 미국의 경우는 아주 단순히 말해서, 정치적 격동으로 인해 그러한 보상책이 적절하지(?) 않았기에 20세기 중반까지 민권운동이라는게 있을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사회적 계약이 불완전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개인적 판단이 들더군. 여러가지 시사점이 있지만, 준신성화되었다고 하는 '사적소유'라는 이데올로기의 무시무시함이 핵심이 아닌가 싶다. 이 정도로 견고하게 유지된 이데올로기라니.... 

역설은, 오히려 이러한 이데올로기들의 역사에 비해 20세기 후반의 빈부격차 확대, 그리고 분리주의의 득세는 상상력과 의지, 그리고 정교한 분석이 있으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가 생각하는게 아닌가 싶다. '혁명적 낙관주의'란 바로 이런게 아닌가 싶다. "... 유럽 공동의 사회정책 및 공동 조세의 상징적이 부재가 보여주듯, 사민주의는 포스트민족적인 차원의 연대와 조세를 확립하는 데 실패했기에 일국 수준에서 발전시킨 구성물들을 약화시켰고 이는 사민주의의 사회정치적 토대를 위태롭게 하는데 일조했다..." 이러한 매서운 비판이 있지만, 이를 통해서 사회연방주의의 가능성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멋지다. 

그러면서 매우 시사적인 주장을 하나 더 하는데, 어쩌면 이 책의 주된 연구 대상인 이데올로기가 처한 현실에서의 역학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에 '포퓰리즘'이라는 통념은 반드시 피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것으로는 세계의 복합성은 사유하지 못한다. 특히, 포퓰리즘은 정치적 갈등이 다차원적이라는 것을, 경계 문제와 소유 문제에 관한 입장들이 매우 상이할 수 있다는 것을 전혀 가려내지 못한다. ... 포퓰리즘에 대한 논의의 첫번째 문제는 그 공허함이다. 이 통념은 그 어떤 것도 정밀하게 말하도록 해주질 않는다. ..." 엄밀하게 분석하고 토의하고(숙의민주주의 이야기도 많이 한다), 그렇게 이데올로기 투쟁을 해서 새로운 제도와 사회를 만들자는 아주 교과서적인 이야기라 하겠다. 매력있었다. 이러한 주장을 정치운동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 세력이 어디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이런 주장을 고려했으면 한다. "확실한 것은 이데올로기의 비중이 약화되고 있는게 아니라 그 반대라는 점이다. 탈이데올로기적이길 원하지만 실은 완전히 이데올로기로 가득찬 이 시대에, 소유체제와 경계체계에 관해 제기되는 질문들은 그 어는 시대보다 더 복잡하고, 내놓을 답들의 불확실성은 그 어느 시대보다 더 극단적이다." 그러니까, 부의 재분배를 위한 새로운 상상력과 제도에 대해 포퓰리즘이라는 공격이 가해질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라는 뜻이 아닐까 싶다. 

미약하나마, 그래도 반복적으로 기후위기도 새로운 시대의 위기요소의 하나로 언급되었고, 당연히 국제적인 사회연방주의 기획을 통해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겠단 생각으로 이어졌다. 뭐랄까... 파격적이거나 강력한 파토스는 없을지라도, 이 학자의 주장을 차분히 확산시키려하는 학적/정치적 흐름을 하나 조직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말이다. 학적인 활동의 중요성을 오랜만에 느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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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자본과 이데올로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H******h | 2020.07.26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21세기 자본에서나 이 책에서 제시된 자료들 모두를 훑어본 후 종합하면, 대략 인류 문명의 역사를 통틀어 어떤 정도의 불평등이 있어왔는지 윤곽이 그려진다. 물론 피케티가 무수히 강조하는 가용 자료의 한계는 항상 감안해서, 지역과 시간에 따라 매우 큰 차이가 있지만, 그 모든 특정 불평등한 상황을 지수로 변환하고 인구?기간의 가중치를 곱해 계산하는 식으로 해서 전체 역사의;
리뷰제목
21세기 자본에서나 이 책에서 제시된 자료들 모두를 훑어본 후 종합하면, 대략 인류 문명의 역사를 통틀어 어떤 정도의 불평등이 있어왔는지 윤곽이 그려진다. 물론 피케티가 무수히 강조하는 가용 자료의 한계는 항상 감안해서, 지역과 시간에 따라 매우 큰 차이가 있지만, 그 모든 특정 불평등한 상황을 지수로 변환하고 인구?기간의 가중치를 곱해 계산하는 식으로 해서 전체 역사의 불평등지수 평균과 같은 것을 낼 수 있다면 상상 외로 불쾌할 정도로 높을 것이다.

물론 그것은 그가 강조하는 게 아니다. 다양한 상황을 분석한 이유는 계속 강조되듯 미래를 위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어조는 줄곧 긍정과 낙관을 유지한다. 분석되듯이, 비교적 소수의 주요 행위자가 역사의 경로를 틀어 매우 다수의 정치경제적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숱하게 있다. 앞으로의 궤적에서도 그러한 악의와 이기심이 작용하지 않을 수가 있다는 것인가.

저자가 이 모든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두꺼운 책을 펴낸 것을 나는 낭만적 관점에서 '선의'에 의한 것이라고 봤다. 정의를 요구하며 들고 일어난 혁명가의 시위는 아니지만 선의에서 시작한 사유는 그 마땅한 길을 거침없이 끈질기게 나아간다.

'더 많은 사람이 나누어 가지고 누릴 수 있음' 하나에 대한 전망으로 이 모든 지난 시공간을 관찰한. 그런데 지금 어떤 '중요한' 의사결정행위자들의 가슴 속에, 그런 전망이 담겨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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