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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수아즈 사강의 환각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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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80쪽 | 270g | 135*215*15mm
ISBN13 9788973812967
ISBN10 8973812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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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베르나르 뷔페Bernard Buffet
피카소와 샤갈, 미로, 달리와 함께 20세기 화단을 이끈 대표 화가. 18세부터 본격적으로 작품 발표를 시작해 20세에 프랑스 최고 권위의 비평가상을 수상했다. 1948년부터 파리 화단에서 널리 알려졌으며 이듬해부터 10년간 세계 여러 곳에서 50회 이상의 개인전과 전람회를 열었다. 프랑스 미술잡지 『보자르』 100호 기념 여론조사에서 ‘앤디 워홀을 능가하는 위대한 작가’로 선정되기도 한 그는 1999년 71세의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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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아래층에 간호사를 찾으러 갔던 모양이다. 정신이 들어보니 계단 위에 주저앉아 있었다. 간호사에게 벌써 여섯 시간이 넘었다느니 하며 몇 번이나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내 목소리가 어린아이같이 느껴졌다. 간호사와 함께 병실로 올라오면서 늙는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았다.
(중략)
통증은 나를 작아지게 한다. 그리고 두려움을 갖게 만든다.
--- 본문 중에서

다른 존재들, 환희의 순간, 자연이 부여하는 육체적 편안함의 몇몇 순간을 제외하고, 이제 나 자신과의 행복한 관계는 오로지 문학으로만 가능한 것 같다. 그렇게 작가들은 회계사, 산업가, 그 밖의 일 중독자들과 똑같은 함정에 빠지는 모양이다. 나중에 무슨 무기력한 고독에 빠지려고……. 그 생각만 하면 소름이 돋는다. M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여행 잡지에 수준 낮은 글을 쓰는 데 집착하는 게 이해가 간다.
품에 안을 사람이 없을 때, 고독이 청탁받지 않은 일과 동의어가 될 때, 삶은 서글퍼지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아마 더 힘들어질 모양이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아침부터 가슴이 답답하다. 그래도 끈을 놓으면 안 되는 모양이다. 발작을 일으킬 때마다 기분이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 수화기를 들고, 담대한 모습을 유지하고, 도저히 이렇게는 살 수 없다고 차분하게 설명하기. 그러면 그들은 무언가를 할 것이다. 내가 떠날 순간을 늦출 그 무언가를. 나를 위해 하는 모든 일들이 나에게 역으로 작용한다. 그것은 꽤 끔찍하다.
--- 본문 중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나는 알고 있다. 나를 사랑하고, 나를 돌보고, 햇볕에 몸을 그을리고, 근육을 하나하나 키우고, 옷을 차려입고, 끝없이 나를 달래고, 나에게 선물을 하고, 거울 속의 나에게 불안한 웃음을 지어 보여야 한다. 나를 사랑해야 한다. 1958년 어느 행인이 정신분열증으로 천천히 추락하는 것을 막을 것이다. 분명 그는 나타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이 일기가 완성되려면 나 자신에게 말해두어야 할 것이 또 있다. 죽음을 평범한 생각처럼 익숙하게 받아들여서, 이 병이 낫지 않는다면 염두에 둘 하나의 답안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이 나를 두렵게도 하고 혐오스럽게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일상적인 생각이 되었다. 만약의 경우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슬픈 일이지만 필요한 일이다. 내 몸을 오래 속이지 못할 것이다. 자살. 가끔 혼자 있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중략)
넉 달 동안 나는 두려웠다. 두렵고, 두렵다는 게 지겹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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