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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살우체국

Gravity Fiction, GF-1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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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646쪽 | 130*190*35mm
ISBN13 9791189852092
ISBN10 118985209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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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길은 교실로 들어가려는 고타래 앞을 막아섰다.
--- 첫 문장

보득아, 도망쳐. 도망쳐 보득아!”
주부길이 절규하듯이 이보득의 이름을 불렀다.
그런 주부길의 절규를 듣기라도 한 듯 무릎을 끌어안은 채 웅크리고 앉아 떨고 만 있던 이보득이 스르르 일어섰다.
더없이 창백한 얼굴에 눈동자는 새빨갰다. 뾰족하게 자란 손톱 사이로 피가 뚝 뚝 떨어졌고, 길게 자란 송곳니 때문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이보득은 그르릉! 그르릉! 거리면서 마치 맹수가 포효하기 직전에 숨을 고르는 것 같은 소리를 내고 있었다.
주위에 있던 아이들이 겁에 질려 이보득을 올려다보았다.
이보득이 마침내 고개를 들었다. 그러고는 학교 건물이 진동할 만큼 거대한 소 리로 포효했다.
“크하아악! 크하아악!”
그 소리에 이경례가 만들어놓은 얼음벽이 박살이 났다. 고타래가 놀란 눈으로 이보득을 쳐다보았다.
이보득이 다시 한번 포효했다.
이보득의 포효에 고타래를 비롯해서 인영길과 노영심, 이경례가 몸을 움찔했다. 돌연변이들은 상대의 포효만으로도 어느 정도 실력을 가늠할 수 있다. 그래서 서로 싸우지 않고도 우열을 정할 수 있다. 포효에서 전해지는 기운을 무시하고 달려들었다가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인영길과 노영심과 이경례는 이보득의 포효만으로도 이미 두려움에 벌벌 떨었 다.
그건 고타래 역시 마찬가지였다. 고타래 또한 이보득의 포효만으로 기가 질린 상태였다. 그래서 잠시 뒤로 주춤했다. 손에 쥐고 있던 흑사무가 흔들릴 정도로 몸을 떨면서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다 가까스로 용기를 내 이보득을 노려보았다. 그런 고타래의 동작을 보면서 이보득이 다시 한번 포효했다.
주부길의 절규에 마침내 이보득이 각성했다.
아스고와 우체국 본부는 이보득의 능력을 알고 있었다. 제아무리 강력한 휴니멀 을 만들어낸다 해도 절대 이길 수 없는 이보득의 능력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토록 죽이려 했던 이보득이었다. 그런 이보득이 깨어난 것이었다. 돌연변이들의 왕이 될 뱀파이어 이보득이 마침내 깨어났다.
--- p.25

“이봐, 잠옷소녀!”
주부길이 할머니를 쳐다보고 있는 김윤아를 불렀다. 주부길이 부르는 소리에 김윤아가 고개를 돌렸다.
“최고봉로10길 8로 온 우편물이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겠어. 있더라도 꺼내 기 좀 불편하고. 적재함 맨 밑에 있을 텐데, 그거 찾으려면 다 뒤져야 돼. 혹시 온 거 있으면 그냥 이따 집에 갔다놓을게. 그리고 말이야 너, 집배원도 공무원 이라는 거 알고 있냐?”
주부길의 물음에 김윤아는 눈만 말똥말똥 뜨고 있었다.
“공무원은 말이야, 폭력 사건에 휘말리면 바로 짤려. 넌 내가 짤리면 좋겠냐! 내가 여길 얼마나 힘들게 들어왔는지 알기나 해! 하여간 무책임해. 여긴 내 담 당 구역이고, 게다가 이장준씨는 내 얼굴도 알고 목소리도 알아.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물론 그렇다고 아주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찾아보면 다 방 법이 있어. 그러니 잠옷소녀 넌 걱정하지 마. 넌 제발 니 걱정이나 해라. 난 니 가 더 불안해. 그리고 말 나온 김에 하나만 묻자.”
“안 물어보셔도 돼요.”
주부길의 말을 가로채다시피 하면서 김윤아가 잔뜩 경계하는 눈빛으로 말했다. “안 물어봐도 되기는 뭘 안 물어봐도 돼! 아우, 머리 아파. 너, 내가 여기 덕담 재2안길 99 담당한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 여기 매일 온다는 거 어떻게 안 거야? 잠옷소녀 너, 여기서 나한테 직접 얘기하려던 거였잖아. 물론 이번에도 하마터 면 네 계획이 틀어질 뻔했지만, 아무튼 여기에서 직접 나한테 얘기하려고 했던 거잖아. 내가 여기 담당이라는 건 어떻게 알았어? 그것도 혹시 최고위직이 알려 준 거냐?”
최고위직이라는 말에 김윤아가 또 한번 눈을 말똥말똥 떴다.
김윤아는 아마 상대의 말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때 눈을 말똥말똥 뜨는 버릇 이 있는 모양이었다.
그런 김윤아의 모습을 보고 주부길이 크게 한숨을 쉬었다.
--- p.247

“그러고 보니까 네 이름을 안 물어봤어. 내 이름만 알려줬고. 이름 말해줄래?” 소녀는 맥주병을 만지작 거리면서 주부길에게 물었다. 주부길의 눈을 똑바로 쳐 다보지 않았다.
주부길은 이런 사람을 좋아했다. 남자든 여자든 이런 사람을 좋아했다. 상대의 눈을 똑바로 못 쳐다보는 사람.
흔히들 대화 나눌 때 상대의 눈을 쳐다보라고 한다.
나는 당신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나는 당신과 대화 나누는 게 즐겁다. 나는 당 신을 공격할 생각이 없다. 나는 당신을 속일 생각이 없다. 나는 당신보다 강하 다. 나는 당신보다 우월하다.
pp.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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