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_현대 문명의 중요한 요소인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시장경제와 관련된 여러 문제, 특성과 한계, 제기한 문제와 문제 해결을 위한 제안과 대안을 폭넓게 논의하는 책이다.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이를 지혜롭게 극복함으로써 좀 더 나은 사회가 도래하길 바란다.
_신중섭(강원대학교 교수)·정연교(경희대학교 교수)
---「서문」중에서
진보적 자유주의의 한국적 의미_한국 진보가 이처럼 마르크스주의를 그 비전의 원점으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자유주의 이해도 대체적으로 마르크스주의 패러다임 안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나는 마르크스주의의 자유주의 이해가 갖는 문제점을 정면에서 거론함으로써 한국 진보의 자유주의관을 결과적으로 논파하는 정공법을 택하고자 한다. 진보의 다양한 분파가 마르크스주의의 표준적 공식을 따르면서 나름대로 변용시키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21세기인 지금도 한국 진보의 마르크스주의적 상상력에 본질적 변화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 p.76
세계화와 자유민주주의 위기의 두 얼굴_신자유주의가 어떻게 자유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는가?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우선 신자유주의의 본질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우리는 신자유주의 이념의 두 측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극적 측면과 적극적 측면이다. 우선 소극적 측면에서 신자유주의는 하비(David Harvey)가 잘 설명한 것처럼, “케인스주의로부터의 탈피” 또는 “(배태된 자유주의 타협)의 제약들로부터 자본을 해방시키는 것”을 의미한다(Harvey, 2005: 11). 그리고 이러한 작업은 “신고전파 경제학”의 “자유시장 원칙들”로 복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신자유주의의 ‘신(neo)’은 ‘신고전파’에서 왔다(Harvey, 2005: 20).
--- p.111~112
글로벌 경제의 시각에서 본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의 새로운 모색_비자유민주주의가 확산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경제의 대부분 나라에서 분배가 악화됨에 다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화는 중국과 같이 소득이 낮은 나라가 높은 나라 따라잡기에 성공, 국가 간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으나 오히려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국가 안에서 불평등은 더욱 커졌다. 그것은 피케티가 《21세기 자본론》에서 주장한 것처럼 시장경제의 속성 때문일 수도, 지속가능한 성장의 동력인 기술 진보의 탓일 수도, 세계경제의 글로벌화 탓일 수도 있다.
--- p.135
하이에크 사회정의론 옹호_비판의 핵심은 결국 과연 하이에크와 같은 고전적 자유주의자가 한편으로 기존의 사회정의론을 비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빈민이나 노인 또는 장애인과 같은 최소 수혜자를 돕는 것이 시민의 도덕적 의무라고 주장할 수 있는가라는 것이다. 고전적 자유주의적 사회정의론을 대표하는 로버트 노직에 따르면, 하이에크와 같은 입장을 취하는 것은 모순적이다. 정당한 절차를 거쳐 취득한 소유권은 절대적이기 때문에 이를 침해하는 일은 어떤 이유에서든 정당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 p.188
자유주의 문명의 경계에서_지난 100여 년 동안 주로 한국의 역사 그리고 정치와 관련 있는 몇몇 문명론을 골라서 그 내용과 역사적인 맥락을 논하고, 그것들과 비교 대조하기 위해 최근 영미권에서 일어난-이제 거의 현대 한국인의 것이 돼버린-문명론도 검토해볼 것이다. 간디와 롤스를 비교 검토함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문명론을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는 하나의 중심 주제를 제시하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은 역사적?현재적 연구이다.
--- p.198
민주주의의 새로운 모델_국가가 지향해야 할 이념으로 민주주의를 공통의 목표로 하면서 작은 국가, 큰 사회를 바탕으로 하는 고전적 민주주의 이론을 변용하는 새로운 민주주의 이론을 만들어낸다면 권위주의의 도전을 막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충분히 지킬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민주주의의 가치를 유지하면서 민주주의를 훼손하지 않는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민주주의는 법치, 다수결, 정기적 선거, 삼권분립, 군부의 탈정치화 등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지만 본 논문에서는 국가와 사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새로운 민주주의 이론을 추구하고자 한다.
--- p.236
민주주의의 이중성_포스트모던 정치학은 근대 정치학과 달리 이상(Ideal), 선(Good), 이성(Reason) 등과 같은 덕목을 강조하기보다 모호성과 복합성, 이중성이라는 실제 속에서 상생, 공존, 화해, 조화와 같이 둘 이상의 요소가 포함되는 덕목들을 강조한다. …그리스 비극이 우리에게 주었던 교훈은 인간들 사이의 이중적 요소와 복합적인 관계들은 결코 해소될 수 없으며, 따라서 정치적 지혜는 그 상반되는 것들의 긴장과 균형 속에서 화해될 가능성에 대한 탐구에 모아졌다. 요컨대 ‘이중성 속의 균형’ 또는 ‘이중성 속의 화해’가 정치적 문제 해결의 관건이라는 것이다.
--- p.287~288
시민적 공화주의_센델의 공화주의 공공철학은 서양 근대 문명이 추구해온 이념의 경계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시도로 해석되어야 한다. 서양 근대 문명의 철학적 기초를 벗어나 새로운 철학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미세한 조정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센델의 공화주의 공공철학은 과거 지향적 요소를 지니고 있으며, 현대 거대 사회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
--- p.319~320
복합평등의 철학적 기원_월저가 꿈꾸는 다원적인 복합평등 사회에서 우리의 삶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양태로 나타날까? 비록 그 사회는 “모든 사람의 행복과 불행이 공동체 전체에 의해서 공유”되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SJ, 70쪽), 기본적으로 우리의 행복과 불행은 여러 종류와 방식으로 존재한다는 다원주의적 인식에 다른 상호존중과 자존감이 풍만한 사회가 될 것이다.
--- p.330
문명 진보를 위한 국가행정의 제도화_한국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급속한 변화를 경험해왔다. 따라서 한국사회에 지배적으로 배태된 공익관 및 국가행정의 제도적 특성을 명시하기란 쉽지 않다. 앞으로 다양한 경험적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사항들에 대해 규명할 필요가 있다. 첫째, 한국에서 지배적인 공익관이다.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일반이익으로서의 공익관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1987년 이후 개인주의적 자유주의의 대두로 인해 개인 이익의 합으로서의 공익관이 급속히 심화되고 있는 중이다.
--- p.3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