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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남에 관하여

태어남에 관하여

: 팀 켈러의 인생 베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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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120쪽 | 120g | 112*180*7mm
ISBN13 9788953138223
ISBN10 8953138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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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곧 자유라고 굳게 믿는 우리에게 “자녀 양육은 아찔한 충격이다.” 이제 우리는 직장, 장소, 진로, 배우자 등 무엇이든 자신에게 만족이나 유익이 없다 싶으면 바꿀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 “그런데 자녀만은 우리가 선택하거나 바꿀 수 없다. 어떤 영속적 헌신도 요구하지 않는 문화에서 자녀는 우리를 속박하는 마지막 의무다.” 부모들이 느끼는 “아찔한 충격”을 지독한 이기심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자녀 양육은 ‘관계’와 관련해 문화가 우리 안에 길러 놓은 모든 심리적 습성에 도전장을 내민다. 그런 습성을 고치기란 쉽지도, 간단하지도 않다.
오늘날의 부모 역할이 매우 양면적인 또 다른 이유는 자식을 키우는 데 쏟아붓는 재정과 정서 자본이 사상 최대라는 점이다. 오죽하면 자녀 양육 “자체가 사실상 직업이 되었을” 정도다. 다만 이 직업에 딱 하나의 문제점이 있으니 곧 “목표가 전혀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부모들이 실제로 자녀에게 하려는 일은 무엇일까? 예컨대 “오늘날의 부모는 …… 아들딸이 심리적으로 만족하는 일에 잔뜩 신경을 쓰는데, 언뜻 보기에 이는 훌륭한 목표지만 의미가 모호하다.”
--- pp.19-20

그리스도와 그분의 복음 쪽으로 자녀의 마음을 돌리고 싶다면 부모는 문화가 어떻게 세속 신념을 상식적 진리로 신비화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젊은이들은 날마다 SNS를 하면서 많은 시간을 들이는데, 거기서 각종 사연과 경험담과 영화와 동영상과 광고와 음악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와 오늘날의 세속 세계관을 퍼뜨린다. 일주일에 한 번씩 자녀를 교회에 데려가거나 중고등부 예배에 보내는 것만으로 이 모두를 충분히 이겨 내고 자녀를 사려 깊은 그리스도인으로 길러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오산이다. 십중팔구는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진다. 즉 자녀가 겉으로는 여전히 성경에 기록한 내용을 믿는다고 고백하지만, 마음속 가장 뿌리 깊은 습성과 직관적 판단 기준은 성경과 무관해지는 것이다. 그러다 십 대 후반이나 대학 시절부터는 기독교에는 개연성이 없다는 의구심에 사로잡힌다. 이런 현실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 pp.30-31

자녀 교육법을 다룬 책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조언이 있다. 부모의 “가치관”을 주입할 게 아니라 자녀 스스로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도우라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 불변하는 사실이 있으니 광고업계나 SNS, 대다수 학교 교사 등 세상 모든 사람이 암암리에든 노골적으로든 “너만의 진리대로 살라”와 같은 사상으로 우리 자녀를 교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자녀를 가르치지 않으면 반드시 다른 누군가가 가르칠 것이다. 우리가 도덕 생태계를 구축하여 그리스도를 닮은 자녀로 길러 내지 않는다면, 세상의 도덕 생태계가 우리 아이들을 함부로 빚어 버릴 것이다.
--- pp.40-41

그래서 거듭남은 어디서 오는가? 미래에서 온다! 놀랍게도, 시간 여행 이야기들에나 자주 등장하는 메시지가 이렇게 성경에도 들어 있다. 그런데 이 시간 여행만은 논픽션이다. 거듭남이란 우리가 미래로 이동하는 게 아니라 미래가 우리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여행의 주체는 당신이 아니라 시간이다. 세상을 거듭나게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지금 당신의 삶에 들어와 느리지만 확실하게 당신을 그분 아들의 형상으로 변화시켜 나간다.
--- pp.55-57

니고데모는 도덕과 성취로 스스로를 구원하려 했다. 하나님 행세를 하며 자신의 구주가 되려 한 것이다. 요한복음 4장에 보면 우물가의 여인은 줄줄이 파탄 난 연애 관계와 결혼에서 기쁨과 만족을 얻으려 했다. 이 또한 똑같은 시도였다. 물론 결과는 그녀에게는 세간의 오명이었고 니고데모에게는 사회적 명예였다. 그러나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자기 힘으로 구원 얻기를 시도하는 근거가 도덕이든 봉사든 미모든 다를 바 없다. 스스로를 구원하려 하기는 마찬가지다. 인간이 하나님 자리에 서는 것이다.
그러므로 겉보기에 ‘최고’의 사람이든 ‘최악’의 사람이든 누구나 똑같은 처지이며 똑같이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다. 아기의 임신과 출산에 아기는 기여하는 바가 없다. 저절로 생겨나거나 스스로 작정해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전부 부모가 하는 일이지 아기의 행위와는 무관하다.
구원받으려면 역설적으로 그 구원에 자신이 아무것도 기여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나 정도면 괜찮은 사람이니 구원도 내 힘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한 당신은 아직 영적으로 눈먼 상태다. 그 상태로는 하나님 나라를 보거나 그분의 은혜를 누릴 수 없다.
--- pp.78-79

은혜 안에서 자라 가라는 성경의 권고(벧후 3:18)는 “덕을 기르라”는 말과는 사뭇 다르다. 많은 사람이, 신약이 대체로 모든 사람에게 명하는 바가 그저 예수님의 윤리를 본받아 살라는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분이 사랑과 자비와 정의를 실천하셨으므로 우리도 다 그분처럼 살면 세상이 더 좋아진다는 식이다. 그 취지야 십분 존중하지만 성경 기자들이 그 정도로 고지식하고 어리석지는 않다. 그리스도처럼 살라는 말은 인간에게 불가능한 요구다. 우리의 본성에 철저히 어긋나는 생활 방식이므로 우리의 의지적 행위로는 이룰 수 없다.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를 닮아야 한다는 성경의 명령에는 그들이 이미 거듭나서 신성한 성품에 참여하고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네 이웃을 네 자신같이 사랑하라”는 신약 기자들의 말은 “네 이웃을 네 자신같이 사랑할 수 있도록 내면의 그 새로운 성품을 양육하라”는 뜻이다. 일단 태어나야 성장도 가능하다. 몸이 자라려면 몸이 태어나야 하듯이 영이 자라려면 영이 태어나야 한다. 당신이 그리스도인인데 삶에 근본적 변화가 없다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 당신은 변화를 포기한 부분이 있는가? 일상에 뿌리내린 나쁜 습관과 관행을 방치하는 데 익숙해졌는가? 심중에 잘못된 태도와 두려움과 원망이 있는데도 적당히 타협하는가? 생명과 경건에 속한 “모든 것”이 당신에게 주어져 있다(벧후 1:3). 이제 얼마든지 은혜 안에서 성장할 수 있다.
--- pp.91-93

은혜 안에서 자라 가면 그 징후로 나와 비슷한 부류의 그리스도인만 아니라 나와 다른 그리스도인까지도 더 사랑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기독교 교회는 아직도 다분히 인종이나 사회적 계층에 따라 분열되어 있다. 당신이 다니는 교회 교인들도 아마 인종, 교육 수준, 사회적 계층이 당신과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은혜 안에서 성장하고 있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징후는 자신과 사회적 지위가 같은 비신자보다 사회적 지위가 다른 신자에게 더 친밀한 유대감을 느끼는 것이다. 다른 그리스도인을 진정으로 사랑하면 나머지 모든 인간을 갈라놓는 정치, 이념, 인종, 사회적 계층의 장벽도 뛰어넘을 수 있다.
--- pp.109-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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