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다가도 뒷목 잡고 슬프다가도 마음 따뜻해지는
보더콜리 가족들 이야기
책에는 각양각색의 보더콜리들과 보호자 가족들이 등장합니다. 한 지붕 아래에서 그들은 다투기도 하고, 어쩔 수 없는 차이점에 속상해하기도 하며, 언젠가 맞이할 이른 이별을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함께 시련을 이겨나가며 더욱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갑니다. 가족이 되어가는 겁니다.
여기, 이제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된 책 속 보더콜리 가족 중 몇 가족을 소개하겠습니다.
--- 본문 중에서
힘들어도 괜찮아,
태봉이네 가족
“아휴 녀석, 이제 산책 나왔구나? 신나서 아주 힘이 넘치네”
산에서 만난 아저씨가 웃으며 태봉이에게 인사를 건넨다. 우린 이미 2시간이나 산책했는데…… 하하. 산책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늘 비슷한 인사를 듣는다. 그도 그럴 것이 태봉이에게 지친 기색이라곤 1도 보이지 않고, 나를 힘차게 끌어대는 통에 뒤로 흙먼지가 일 정도니까.
‘휴, 내가 태봉이 산책을 시켜주는 건지, 태봉이가 나를 훈련시키는 건지 모르겠네.’
잠시 멈춰 땀을 닦는데 태봉이가 옆에 앉아서 까만 눈을 반짝이며 나를 기다려준다. 그래도 처음보다 수월해진 우리의 산책. 조금은 의젓해진 태봉이가 기특하고 사랑스럽다.
--- 「극한 산책, 극한 견주」 중에서
널 이해해볼게,
최선이네 가족
새끼 강아지들 중에 유난히 내 눈에 들어오던 한 아이, 파스텔톤의 얼룩덜룩한 강아지를 가족으로 맞이하게 되었다. 강아지 이름은 내 성을 따서 ‘최선’이라 지었다.
회색빛 털이 유난히 빛나던 선이를 집으로 데려오면서 나는 얼마나 설레었던가. 그러나 한없이 행복했던 나는 곧 얼굴이 화끈거리는 여름을 맞이했다.
‘지금까진 좋았지, 아빠? 나 그냥 화가 나. 개춘기니까 말도 시키지 마! 쳐다도 보지 마!’
사춘기 딸이 방문을 팍 닫고 들어가 문을 잠가버린다면 이런 느낌일까? 착한 순둥이였던 선이는 내가 출근하고 나면 제2의 자아를 꺼내어 집 안 벽지와 가구를 인정사정없이 파괴해놓았다.
--- 「나의 최선」 중에서
끝까지 함께 할 거야,
미남이네 가족
그날도 퇴근 후 치킨을 기다리며 침대에 누워 SNS를 보고 있었다.
‘아이고, 얘가 아직 입양이 안 됐구나.’
유기견 보더콜리의 새 주인을 찾는다는 게시물이었는데 아직도 찾지 못했는지 또 올라왔다. 마침 치킨 배달 아저씨의 초인종 소리에 휴대폰을 끄고 현관으로 뛰어나갔다. 월화수목금토일 매일 먹어도 맛있는 게 치킨인데, 그날따라 내가 껌을 씹는 건지 치킨을 씹는 건지 쉽사리 목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그날부터 고민은 시작됐다. 회사원인 내가 강아지를 키울 수 있을 까? 강아지를 외롭게 만들지 않을까?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나 지 않을까?
--- 「내 이름은 미남이」 중에서
다둥이네라 행복해요,
홍까빠릴 가족
11월로 예정된 우리 결혼식에는 ‘홍시’가 반지를 들고 식장에 입장 할 예정이다. 식장 측과는 얘기가 끝났는데 홍시가 잘 해낼지는 미지수다. 조금 미숙해도 나름 재미있을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하며 점점 성장하는 우리 가족의 모습을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 내심 기대가 된다.
이제는 이 행복을 더 크게 만들 때가 아닌가 싶다. 뛰는 게 가장 신나는 릴리와 물놀이를 좋아하는 홍시, 무릎강아지 까미의 눈에 아름다운 건 뭐든지 담아주고 싶다.
행복이 넘치는 다둥이 가족, 사람들은 우리를 ‘홍 · 까 · 빠 · 릴 가족’이라고 부른다.
--- 「홍·까·빠·릴 가족」 중에서
너만 있다면 아무래도 좋아,
레오네 가족
어쩌면 자유롭지 못하고 비슷하게 반복되는 이 삶을 나는 왜 즐거워할까. 취미를 가져도 금방 질려서 새로운 취미를 찾던 내가 1년 4개월 이 넘도록 같은 생활을 하면서도 즐겁다고 말한다.
레오 때문에 만들어진 삶의 패턴이 조금은 단순하더라도 매 순간이 행복이다. 좋아도 너무 좋고, 그간에 느끼지 못한 즐거움이 있다. 이 마약 같은 존재가 나의 집에 있어서, 내 품에 있어서 삶이 반짝반짝 빛난다. 회사 다닐 때보다 경제력은 떨어졌지만 삶의 행복지수는 최고점이다.
지금의 삶이 너어어어어무 좋다.
--- 「오늘이 행복하다」 중에서
강아지와의 설레는 첫 만남부터 멘붕 오는 개춘기 시절, 아픈 강아지를 두고 어찌할 바 모른 채 속을 끓이던 시간, 든든한 파트너로 성장한 강아지가 자랑스러웠던 순간과 그들이 주는 기쁨이 이어지는 일상, 어느덧 함께한 시간만큼 나이가 든 강아지와 마주했을 때의 안타까운 심정, 그리고 떠나보낸 후의 아픔까지.
유쾌하고 뭉클한 50가지 이야기를 박스타 작가의 사랑스러운 일러스트와 함께 가감 없이 솔직하게 담아냈습니다.
#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요! #반려동물을 키우시는 #보호자나 또는 #예비보호자 #보더콜리를 좋아하시는 분 #조금 색다른 #강아지와 #고양이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 #박스타 작가만의 따뜻하고, 유쾌한 #일러스트를 감상하고 싶으신 분
아무런 조건 없이 나를 바라봐주고 사랑해주는 존재, 천사 같은 털북숭이 친구,
강아지가 우리 가족의 곁을 지키고 있다.
우리 삶은 여전히 행복하다.
--- 「기쁘고 즐겁고 힘들고 슬프고 아프고 웃기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