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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위한 길, 걸어야 할 길

걷기 위한 길, 걸어야 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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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은 『길은 사람에게로 향한다』 의 개정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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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264g | 129*200*12mm
ISBN13 9791188255658
ISBN10 1188255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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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과 함께 가라.” 신에게 나아가는 길은 누군가를 배제하고 따돌리고 홀로 가는 길이 아닌가 봅니다. 사실 사람은 누구나 ‘모든 사람’입니다. 우리 속에는 성인과 악인, 어른과 아이가 공존하고 있으니까요. 그중 어느 것 하나를 갈라놓으려고 무리하다 보니까 삶이 힘겨워집니다.
--- p.58

요즘은 제가 너무 사람들의 일상과 동떨어진 생각을 하며 살고 있지 않나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아파트 값 오름세에 온통 정신을 팔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눔과 돌봄, 섬김, 생명, 평화, 느림을 이야기하는 게 얼마나 적실한가 회의가 듭니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꾀꼬리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개구리 울음소리가 낭자한 어느 저녁 꾀꼬리는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자기 노래가 개구리 울음소리에 파묻혀 버렸기 때문입니다. 꾀꼬리는 하나님께 하소연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노래를 부르지 않으니 개구리 울음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 아니니?”
--- pp.134-135

처벌 혹은 불이익을 감수할 용기가 없는 이들은 그들이 만들어 놓은 틀 밖으로 한 걸음도 나갈 수 없었습니다. 개인의 욕구와 자유는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타율적인 존재로 길들고 만 것이지요. 안타깝게도 저는 이 목록에 ‘종교’ 아니, 더 정확히는 ‘기독교’를 추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람들을 자유롭게 해야 할 기독교가 오히려 그들을 더 좁은 틀 속에 가둬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이들이 예수님이 ‘아바 아버지’라 불렀던 하나님 대신 ‘의붓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듯합니다.
--- p.142

이제 ‘그 길’은 걷기 위한 길이 아니라 바라보고 찬탄하고 경배하기 위한 길이 된 것인가요? 예수님은 남자와 여자, 유대인과 이방인, 죄인과 의인을 가로지르며 소통의 다리를 놓았고,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삶과 죽음을 가로지르는 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교권주의자들에게 사로잡힌 예수는 오히려 장벽이 되어 사람들을 가르고 있습니다. ‘저 죄악 세상’과 ‘구원의 방주’를 대비하는 기도 소리를 들을 때마다 예수님의 외로움과 상실감을 헤아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벽을 무너뜨리러 오신 예수님이 벽을 쌓는 분으로 인식되는 현실이 두렵기만 합니다.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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