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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딩 엣지

블리딩 엣지

[ 양장 ]
리뷰 총점7.4 리뷰 7건 | 판매지수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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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1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696쪽 | 884g | 145*210*34mm
ISBN13 9788936477967
ISBN10 893647796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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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봄의 첫날, 몇몇 사람들의 데이터에 여전히 로플러로 저장되어 있는 맥신 터노는 아들들을 학교에 바래다주는 중이다.
--- p.9, 첫 문장

“하! 그만 잊어. 센트럴파크도 안전하지 않아. 앞을 내다본다는 자들이 센트럴파크웨스트부터 피프스 애비뉴까지 우아한 주택들로 꽉 채우는 꿈을 갖고 있어. 그러는 사이에 유력 일간지란 것은 귀여운 주름치마에 응원용 폼폼을 흔들고 다니면서, 콘크리트 혼합기 같은 게 지나가기라도 하면 바보 같은 웃음을 지으며 공중으로 점프를 해대지. 이곳에서 살아가는 유일한 방법은 정 붙이지 않는 거야.”
--- p.176

맥신도 버린 적이 있는 감자 껍질, 커피 찌꺼기, 먹다 남은 중국음식, 쓰고 버린 티슈와 탐폰과 종이냅킨과 일회용 기저귀, 상한 과일, 유통기한이 지난 요구르트 들로 꽉 찬 페어웨이 쓰레기봉지가 그녀가 아는 도시의 모든 사람에 의해 배가되고, 그녀가 태어나기 전인 1948년부터 살아온 그녀가 모르는 모든 사람에 의해 배가되어, 저 안 어딘가에 쌓여 있다. 그래서 그녀가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것, 그녀의 삶으로부터 빠져나온 것들이 집단의 역사를 이루어, 유대인처럼 죽음이 모든 것의 종말이 아님을 깨닫고, 갑자기 절대영도의 위안을 거부했다.
--- p.247

맥신은 자기가 겁이 유난히 많은 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동안 그녀는 이상한 액세서리를 착용한 기금모금가들과 부딪치고, 해외에서 낯선 기어변환장치가 달린 렌터카를 몰고, 수금원, 무기거래상, 그리고 완전히 정신 나간 공화당원들과 몸으로든 마음으로든 별 망설임 없이 말다툼을 벌여 이겼다. 하지만 이제 문틈으로 발을 내디디면서, 흥미로운 질문이 떠오른다. 맥신, 너 정신 나갔어? 수세기 동안 사람들은 푸른 수염 영주의 성에 관한 이야기를 젊은 여자들에게 주입시키려고 했다. 이제 그녀는 그 확실한 충고를 한번 더 무시하려 한다.
--- p.283

한때는 타원형 그래프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던 닷컴 버블이 아마도 얕은 호흡의 흔적 외에는 그 안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채 시대의 아스라한 끝에서 선명한 분홍빛 하향곡선을 그리며 이제는 사그라지고 있지만, 오늘밤만큼은 비용을 조금도 아끼지 않는다. 공식적으로는 ‘1999년’이라고 명명된 모임의 테마에는 부인否認이 라는 좀더 어두운 부수적 의미가 깔려 있다. 이내 분명하게 드러나지만, 오늘밤 모든 사람은 아직도 자신들이 몰락 이전의 환상적인 시간 속에 있다고 가장하고서, 이제는 무사히 역사로 안착한 지난해의 무서웠던 Y2K의 그림자 속에서 춤을 추고 있다.
--- p.440

모든 것이 중지된 대략 하루 반의 충격 뒤에, 다양한 민족들이 평소에 내뱉던 독한 말들이 종전처럼 격렬하게 다시 시작된다. 누가 뭐래도, 여기는 뉴욕이니까. 미국 국기가 온 사방에 등장한다. 아파트 건물 입구와 창밖에, 옥상에, 상점 정면과 모퉁이 식료품 가게에, 간이음식점에, 배달 트럭과 핫도그 가판대에, 오토바이와 자전거에, 조금이라도 덜 멸시받는 소수민족이 되기를 바라며 근무시간 사이에 제2외국어로 스페인어 수업을 수강하는 이슬람교 신도가 운전하는 택시에.
--- p.478

“그게 종교가 아니라고? 이들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고 믿는 자들이에요. 그들은 마르크스주의 같은 경쟁 관계의 종교들과 성전(聖戰)을 벌이고 있어요. 세계는 유한하다는 모든 증거에 맞서서, 자원은 결코 고갈되지 않을 것이고, 더 많은 값싼 노동력과 중독된 소비자를 의미하는 세계인구와 마찬가지로 이윤은 영원히 증가할 것이라는 이 맹목적인 믿음으로요.”
--- pp.490~491

“그 순간이었어요, 맥시. 그때 ‘모든 것이 바뀐’ 게 아니었어요. 모든 것이 드러난 거였어요. 장엄한 선(禪)적 계시가 아니라, 암흑과 죽음의 강습이었어요. 우리가 앞으로 무엇이 되고, 그동안 무엇이었는지 우리에게 정확히 보여주는 순간이었어요.”
“우리가 그동안 무엇이었는데요……?”
“남의 시간을 빌려서 살고 있는 존재요. 싸게 샀어요. 누가 그 값을 지불하고, 누가 다른 어딘가에서 함께 웅크린 채 굶주리고 있는지 전혀 신경을 안 써요. 그래서 우리는 싼 음식, 주택, 교외의 조그만 땅을 가질 수 있는 거예요……”
--- pp.492~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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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음모 속의 음모와 더불어 재기와 생기 넘치는 구어로 가득한 『블리딩 엣지』는 완전히 미친, 완전히 경이로운 작품이다.
- 워싱턴 포스트
토머스 핀천이 그려낸 9·11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는가? 소설이란 여러 분자들로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명료한 하나의 이야기로 압축되어야 한다는 우리의 기대를 포기함으로써 얻는 보상은 무질서가 아니라 커다란 기쁨이다. 핀천 자신이 좋은 동반자가 되어, 그가 태어나 자란 도시의 사람과 공간에 진심 어린 애정을 가득 불어넣었다.
- 뉴욕 타임스
그 누구도 핀천의 언어적 다양성, 구문론적 탄력성, 특유의 저급한 농담과 빛나는 품위의 혼합을 따라잡을 수 없다. 『블리딩 엣지』는 때로 제멋대로 뻗어나가는 창의적 악상으로 가득하지만 종국엔 폐부를 찌르고 들어오는 날카로운 P장조의 실내교향곡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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