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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일 년만 청소하겠습니다

딱 일 년만 청소하겠습니다

: 오십이 되면 다르게 살고 싶어서

리뷰 총점8.9 리뷰 12건 | 판매지수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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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226g | 118*188*15mm
ISBN13 9791191119008
ISBN10 119111900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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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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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오십이 다 된 여자가 구할 수 있는 일자리는 많지 않았다. 그놈의 다재다능 덕분에 실로 갖가지 일들을 하며 생계를 꾸려왔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구직을 하려니 내세울 만한 경력이 하나도 없었다. 실용적인 기술, 확실한 자격증 하나 준비하지 못하고 이 나이 먹을 때까지 살았다는 게 참으로 한심했다. 한편으로는 이 상태로 어찌어찌 자식 키우며 살아왔다는 게 기적 같기만 했다. 그래도 일단 시켜만 주면 무슨 일이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큼은 충만했다.
--- p.20~21

하지만 청소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티가 나지 않는 일에 공을 들이는 건 아무 소용이 없었다. 가장 잘 보이는 곳을 가장 말끔하게 만드는 게 직업인으로서 미화원이 해야 하는 일이었다. 청소 용품과 도구들은 너저분해 보이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도록 가장 구석지고 어두운 곳에 둔다. 환기가 안 되는 건 당연하다. 햇볕에 말린다는 건 꿈도 못 꿀 일이다. 청소노동자가 머무는 방 역시 건물 전체를 통틀어 모든 방 중에 가장 폐쇄된 곳이다. 청소의 결과는 환하게 빛나야 하지만 청소의 물적, 인적 자원은 보이지 않게 감추어져야 하는 게 바로 ‘미화美化’였다.
--- p.35~36

청소 카트라도 사람마다 하나씩 있으면 그나마 낫겠다. 언니들은 카트를 짧게 ‘카’라고 부른다. 카트에는 청소를 위한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어서 이거 하나만 끌고 다니면 즉시 필요한 도구를 사용해 청소가 가능하다. 그런데 이렇게 유용한 카트가 이 으리으리한 아트센터에 딱 하나밖에 없다. 단 하나뿐인 카트는 운영 사무실 구역을 맡은 사람이 갖고 가게 되어 있다. 거기에 보는 눈들이 많아서일까?
--- p.50~51

“청소에 무슨 법이 있어? 자기가 편한 대로 하면 되지.” 안 된다. 맘대로 했다간 쏟아지는 잔소리에 괜히 기분 상하기 십상이다. “특별히 힘든 일 한 날에는 30분 일찍 보내드릴 테니까 요청하세요.” 못 한다. 힘든 일 좀 시킬 테니 이해해달라는 말이지, 요청하면 진짜 일찍 보내 주겠다는 말은 아니다. “야외 작업할 때 쓰는 챙모자는 어떤 색이 좋을지 원하는 걸 말씀해 보세요.” 안 한다. 원하는 색을 말해 봤자 소용없다. 결국엔 주문하는 사람 마음이다. “회식은 뭘로 할까요? 드시고 싶은 거 말씀하세요.” 진짜로 말했다간 큰일 난다. 물어봐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한다. 그런 눈치가 있어야 살아남는다는 걸 나이 오십에 배웠다.
--- p.56~57

청소는 ‘여자의 일’과 ‘남자의 일’이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다. 여자는 건물 내부, 남자는 건물 외부의 일을 한다는 것이 대원칙이다. 가끔 남자에게도 예외적으로 건물 내부의 일이 할당될 때가 있는데, 그건 바로 기계를 다룰 경우이다. 반면 여자의 일은 전부 직접 손으로 하는 일이다. 나는 어쩌다 보니 ‘여자의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남자의 일’도 경험하게 되었다. 남자가 다루게 되어 있는 흡진기나 일명 ‘돌돌이’라고 불리는 바닥 광택기를 몇 번 사용한 적이 있다. 일을 시작한 지 두어 달쯤 지났을 때는 바깥에서 어떤 일들을 하는지도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여자의 일’과 ‘남자의 일’을 구분한 기준과 과연 그 기준이 타당한 것인지 의문이 생겼다.
--- p.65~66

내가 일하는 아트센터는 산책하기 참 좋다. 야트막한 동산과 마당이 연결되어 있어, 서울을 벗어나 어디 공기 좋은 데 놀러 온 것 같다. 그런데 아트센터 여기저기를 거니는 내 모습을 보고 센터 직원들이 내가 여자 미화원들한테 왕따를 당하고 있는 게 아니냐며 수군거린 일이 있었다. 왜 그렇게 보였을까? 혼자 울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한숨 푹푹 내쉬며 웅크리고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저 미화원이 휴식 시간에 산책하는 모습이 낯설었던 건 아니었을까? 청소노동자는 쉴 때도 구석진 곳에서 남들 눈에 띄지 않게 있어야 하는 걸까? 마당의 잔디, 로비와 야외 데크, 모두 우리 손으로 곱게 가꾸고 말끔히 치웠는데, 우리도 그 공간을 누릴 자격은 있지 않을까? 누가 뭐라고 오해를 하든 말든 나는 꿋꿋이 산책을 한다. 물론 벤치에 앉아 차도 한 모금 마시면서…….
--- p.89~90

호되게 지적을 당하고 나서부터는 뭘 하든 빨리하려고 엄청 신경을 쓰게 되었다. 특히 극장 내부 청소 같은 공동 작업을 할 때는 더욱 신경을 바짝 곤두세웠다. 행여나 속도에서 뒤처질까 봐 조바심이 났다. 자연스레 경쟁심도 생겼다. 언니들보다 일을 더 많이 더 빨리 해 내겠다는 강박으로 내 자신을 몰아붙였다. 경쟁은 인의 본질을 흐리게 만든다. 극장에 오는 관객에게 깨끗한 객석과 바닥을 선사하겠다는 서비스 정신은 들어설 틈이 없고, 그저 나의 걸레질이 스쳐 간 객석 수가 가장 많아야 한다는 압박 뿐이다. ‘쟤 또 저렇게 느려 터졌네’라는 소리는 절대 듣고 싶지 않았다.
--- p.108~109

“스테로이드 아니라 마약이면 어때? 안 아프면 그만이지. 안 아픈 게 최고야.”
“그럼! 안 아프면 돼. 그럼 된 거야.”
나는 거기서 그냥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내 이야기는 오늘의 가난을 해결하느라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미래를 준비하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위험해도 좋고 나쁜 거라도 좋으니 안 아프기만 하면 된다는 그 말에 왠지 숙연해졌다. 얼마나 통증이 고통스러웠으면, 그 통증을 참고 일할 수밖에 없었던 시간들이 얼마나 괴로웠으면 저렇게 이야기할까 싶었다. 죽기보다 싫은 게 아픈 거라고, 언니들은 그렇게 말했다.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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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인생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사는 대로 생각하는 삶을 거부했다. 생각하는 대로 살고자 했다. 오래 함께 해 온 일에 ‘넌 딱 여기까지’라고 금을 긋고, 새로운 일을 위해 변기 솔과 락스 통을 들었다. 우연히 청소일을 시작하며 쓴 글은 책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라는 것을 그는 온몸으로 보여 줬다. 이 책을 읽고 100세 시대 ‘예비 퇴사자’인 내 인생 2막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걱정은 잠시 접어 두기로 했다. 대신 도전하지 않으면 삶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확인했다. 무언가를 배울 기회마저 잃는다는 것도.
- 최은경 (오마이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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