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을 드라마로 볼 때 1-4장이 프롤로그 단계다. 이 단계에서 주인공 예수가 소개된다. 그분의 신적인 출생, 주인공을 제거하려는 헤롯 왕, 주인공의 우호 세력인 박사들, 주인공이 세례와 신적인 소명을 받음, 시험을 당함, 갈릴리 초기 사역 등을 다룬다. 이 프롤로그는 그다음 단계인 발전 및 확장(5-10장)의 길을 준비한다. 주인공 예수는 청중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하려는지 분명하게 밝히신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마태가 쓴 드라마는 그리스-로마는 물론 근대의 드라마와는 달리 사실에서 모방한 창작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드라마는 그 자체가 역사적 사실의 재현이며, 그 자체가 복음이고, 그 자체가 하나님의 구원사다. 이런 점에서 마태의 드라마는 고대는 물론 현대의 드라마와도 근본적으로 격을 달리한다.
--- 「I. 프롤로그: 드라마의 주인공 예수 1:1-4:25」 중에서
다시 말하자면 산상 설교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 일반적인 도덕률이 아니다. 오히려 이 설교는 하나님의 아들 메시아 예수에 의해서 하나님 나라의 백성과 새 이스라엘이 된 자들에게, 하나님의 은총에 의지해서 살아가야 하는 삶의 자세(의[義])를 제시한다. 산상 설교를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이 설교를 하시는 분이 과연 누구인지, 이 설교를 듣고 있는 우리는 누구인지, 그리고 이 설교자와 우리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다루는 “기독론”(신분)과, 설교자가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는가 하는 “윤리론”(삶)이 불가분리의 관계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산상 설교를 일반적인 도덕률로 보면, 이 설교는 그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무거운 짐으로 다가오지만, 산상 설교를 오직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하고 그분이 어떤 일을 하시는지 깨닫게 해 주는 기독론의 표현으로 보면, 이 설교는 우리의 믿음의 표현이자,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은총의 표현이다.
--- 「II. 발전: 메시아적 사역 5:1-11:1」 중에서
많은 설교자가 예수의 비유 설명(13:23)에 근거해서 씨가 떨어진 네 종류의 토양에만 강조점을 두면서, “여러분의 마음 밭은 길가입니까, 돌밭입니까, 가시떨기입니까, 아니면 옥토입니까?”라고 묻는다. 하지만 씨를 뿌리는 자나 그가 뿌린 씨를 제쳐두고 지나치게 토양에만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천국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는 허락되었으나 그들에게는 아니되었나니”(13:11)라는 예수의 말씀은 두 가지 점을 시사한다. 하나는 이 씨 뿌리는 자의 비유가 예수의 메시아 사역에 대한 당대 청중의 반응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이 비유가 천국의 비밀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비유를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예수께서 왜 이 비유를 말씀하시는지, 이 비유를 통해 알리고자 하시는 천국의 비밀이 무엇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예수께서는 이 비유에서 그분이 이 땅에, 그것이 길가이든, 돌밭이든, 가시떨기이든, 좋은 땅이든, 천국 복음의 씨를 이미 뿌렸음을 강조하신다. 네 번이나 씨가 “떨어지매”가 나온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말하자면 예수를 통해 천국 곧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이 세상에 도래했다는 것이다. 약속이 성취로, 현세상 안에 새 역사가 이미 시작되었다.
--- 「III. 도전과 대응: 배척당하신 예수의 반응 11:2-23:39」 중에서
24-25장은 종말에 대한 설교 모음이다. 왜 저자는 종말 설교를 예수의 죽음과 부활 사건 앞에 배치했을까? 아마도 양자가 불가분의 관계라고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즉 예수의 죽음을 역사의 마지막에 일어날 이스라엘과 인류의 죽음과 심판을 대행하는 종말론적인 죽음으로, 그리고 부활을 역사의 마지막에 일어날 이스라엘과 인류의 종말론적인 부활의 첫 열매로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와 같은 종말론적인 이해는 메시아 예수를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으로 소개하는 마태복음의 서두 부분에 이미 나왔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언약(창 12:1-3)과 나단 선지자를 통해 다윗에게 주신 언약(삼하 7:12-16)은 종말론적인 언약으로, 예수는 이 언약이 자신을 통해 성취될 것을 이미 알고 계셨다. 십자가에서의 죽음과 부활은 이 언약을 성취하는 종말론적인 사건이다.
--- 「IV. 절정과 반전: 수난, 죽음, 그리고 부활 24:1-28:20」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