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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폴리스맨

라스트 폴리스맨

: 자살자들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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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7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570g | 153*224*30mm
ISBN13 9788967904128
ISBN10 896790412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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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벤 H. 윈터스(Ben H. Winters)
메릴랜드에서 자랐고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워싱턴 대학교를 졸업했다. 현재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법학 교수인 아내, 세 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 그가 쓴 소설로는 《빈대》, 《센스 앤 센서빌러티, 그리고 바다 괴물》, 안나 카레니나를 패러디한 작품 《안드로이드 카레니나》와 《핑클맨의 비밀 생활》, 《잃어버린 모든 것의 미스터리》, 《라스트 폴리스맨》 시리즈가 있다. 어른과 아이들을 위한 희곡과 뮤지컬을 쓰기도 했으며, [시카고 트리뷴], [슬레이트], [휴핑톤 포스트] 등과 같은 각종 매체의 자유기고가로도 활동 중이다.
《라스트 폴리스맨-자살자들의 도시》는 2012년 미국추리작가협회에서 주는 에드거 상 페이퍼백 부분을 수상했고, 2012년 7월 아마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역자 : 곽성혜
대학 졸업 후 잡지사 기자와 대안학교 글쓰기 교사로 일했다.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한 후 현재 번역에 매진하고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지난주 카트만두에서는 동남아시아 각지에서 몰려 든 순례자 천 명이 거대한 장작더미로 걸어 들어갔다. 그들이 불구덩이 속으로 행진할 때 수도승들은 그 주위를 돌며 염불을 외웠다. 중부 유럽에서는 노인들이 ‘자살하는 법’, 이를 테면 ‘돌로 주머니를 무겁게 하는 법’, ‘가정에서 수면제 만드는 법’ 등이 담긴 DVD를 사고판다. 캔자스, 세인트루이스, 디모인 등 미국 중서부에서는 총기, 그러니까 총알을 뇌에 박는 방법이 단연코 인기다.
여기 뉴햄프셔 콩코드에서는 이유야 어찌됐든 다들 목을 매 죽는다. 옷장에, 헛간에, 공사 중인 지하실에 시체들이 걸려 있다. 일주일 전 금요일, 동콩코드에 있는 한 가구점 주인은 할리우드 스타일로 지붕 홈통에다 목욕 가운 허리띠로 목을 맸다가 홈통이 부러지는 바람에 뒷마당에 떨어져 팔다리가 모두 부러진 채로 목숨을 건졌다.
--- p.17

“보험 계리 업무가 더 이상 없었어요. 늦가을이나 초겨울쯤 새 상품 출시가 전면 중지됐거든요.”
그는 내 표정에서 의문 부호를 읽고는 냉담하게 웃었다.
제 말은 형사님, 지금 생명 보험에 가입하시겠어요?”
“안 하겠죠.”
“맞아요. 안 하겠죠.”
--- p.38

연료가 없어서 경찰과 군대를 빼고는 아무도 차를 타지 못했다. OPEC는 11월 초에 석유 수출을 중지했고 캐나다도 몇 주 후에 그 뒤를 따랐다. 그게 다였다. 에너지국은 1월 15일에 전략적 석유 비축을 명목으로 엄격한 가격 통제에 들어갔고, 그 뒤로 다들 아흐레쯤 연료를 쓰고 나서 더 이상은 구하지 못했다.
--- p.48

도체스가 말했듯이, 휴대 전화는 점점 엉망이 되어 갔다. 번호를 누르고 기다리면 어떨 때는 연결이 되고 어떨 때는 안 됐다. 마이아가 지구 중력장과 자석, 철 따위를 휘게 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아직 4억 5천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소행성은 날씨에 아무 죄가 없듯 휴대 전화 서비스에도 죄가 없었다. 우리의 전문가 친구 윌렌츠 순경이 언젠가 설명해 준 바에 따르면 세포처럼 작은 단위로 쪼개져 있는 휴대 전화 서비스망의 특성이 문제였다. 쪼개진 단위들이 전체에서 하나씩 떨어져 나가 소멸되고 있는 것이다. 통신 회사들은 서비스 기사들을 하나둘씩 잃어 갔는데 그것은 그들에게 보수를 지급할 수 없어서였고, 보수를 지급하지 못한 것은 아무도 요금을 납부하지 않아서였다. 그들은 버킷 리스트에 간부들을 잃었고 태풍 피해로 전신주들을 잃었고 약탈자와 도둑들에게 긴 전선들을 잃었다. 그래서 세포들이 소멸되고 있는 것이다. 하물며 다른 기기들, 스마트폰이라든가 앱이라든가 하는 첨단 기기들에 대해서는 더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 p.57

두 사람은 1월 8일, 톨킨 인터뷰 이후 처음으로 맞는 일요일에 결혼했다. 그 일요일은 역사상 하루 동안 가장 많은 커플이 결혼한 날로 기록을 세웠는데 좀처럼 깨지기 힘들 정도의 기록이었다. 10월 2일이 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 p.104

경찰서 밖에는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 지나가는 사람마다 붙잡고 팸플릿을 나눠 주며 큰 소리로 복음을 외치고 있었다. 우리에게 남은 것은 기도밖에 없고 기도만이 우리의 살 길이라고 했다. 나를 붙드는 사람들에게 나는 별 의미 없이 고개를 끄덕여 주고는 가던 길을 재촉했다.
--- p.109

가장 권위 있고 신뢰할 만한 과학 예언들에 따르면 앞으로 6개월여 후 지구에는 대재앙들이 서로 맞물리면서 연쇄적으로 일어나 전 세계 인구의 최소한 절반가량이 사망하게 된다.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약 천 배와 맞먹는 10메가톤급의 폭발이 일어나 지표면에 거대한 분화구를 만들 것이고 릭터 지진계에 도전하는 어마어마한 지진이 곳곳에서 발생할 것이고 상상을 뛰어넘는 높이의 쓰나미가 바다에서 치솟을 것이다.
그러고 나면 화산재 구름이 세계를 뒤덮어 암흑이 찾아오고 지구의 기온이 20도가량 하락한다. 곡식도 없고 가축도 없고 빛도 없다. 지난한 냉각의 과정이 살아남은 자들의 운명이다.
--- p.131

사람들은 지금 분명하게 납득하기 어렵거나 아예 납득이 불가능한 동기에서 온갖 일을 저지른다. 재앙의 맥락 속에서 사건을 파악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몇 달 동안 세계는 근본적인 잔혹성에서 비롯한 사건들과 약에 취한 광기로 인한 만행들을 무수히 목격했다. 그런가 하면 자선과 선행이 쏟아져 나왔고, 사회 혁명과 종교 혁명이 줄줄이 미수에 그쳤다. 또 예수가 재림한다고, 대교주 모하메드의 사위인 알리가 귀환한다고, 오리온자리가 벨트에 칼을 차고 하늘에서 내려온다고 믿는 집단적인 정신병이 돌기도 했다.
어떤 사람들은 우주선을 짓고, 어떤 사람들은 나무 위에 집을 짓는다. 어떤 사람들은 여러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고, 어떤 사람들은 공공장소에서 닥치는 대로 총을 쏜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 몸에 불을 지르고, 어떤 사람들은 의사지만 진료를 접고, 어떤 사람들은 사막 오두막에서 자기들끼리 기도를 드리는 와중에 직접 의사가 되려고 공부를 한다.
내가 아는 한 콩코드에서는 아직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그렇다 해도 분별 있는 형사는 새로운 관점에서 동기를 분석해야 하고 우리의 이례적인 현재 맥락 속으로 그 동기를 끌어와야 할 의무가 있다. 세상의 종말이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법 집행관의 관점에서 보면 그렇다.
--- pp.132-133

나는 사건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훑어야 했다. 사건 시간을 다시 생각하고, 투생을 다시 생각하고, 피터 젤을 다시 생각해야 했다. 처음부터 제대로 판단했다는 것이, 그가 살해됐다고 제대로 꿰뚫었다는 것이 전혀 기쁘지도 우쭐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혼란스럽고 슬프고 의심스러웠다. 마치 내가 트렁크에 내던져진 기분이었고 깜깜한 어둠에 둘러싸인 채 외부의 환한 빛을 작은 틈새로 훔쳐보는 기분이었다. 영안실에서 나오는 길에 나는 십자가가 달려 있는 작고 검은 문 앞에 멈춰 서서 손을 뻗어 십자가를 더듬었다. 요즘 수많은 사람이 마음의 고통에 시달리는 탓에 이 작은 예배실을 폐쇄하고 건물 어딘가에 있는 더 큰 장소에서 매일 밤 예배를 드린다던 얘기가 기억나서였다. 딱 지금의 현실이었다.
--- p.274

그가 축축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면서 어린애처럼 빌었다.
“그냥 여기 앉아 있게만 해 주세요. 마지막 날까지 여기 앉아 있게만 해 주세요. 제발 여기 앉아 있게만 해 주세요.”
그가 얼굴을 손으로 가린 채 흐느꼈다. 지치는 일이었다. 사람들은 끝도 없이 소행성 뒤에 숨었다. 마치 소행성이 자신의 몰염치한 행동을 무마하는 변명인 양, 치졸하고 필사적인 이기심을 정당화하는 구실인 양, 다들 엄마 치마폭에 숨듯 혜성 꼬리 뒤에 몸을 움츠렸다.
--- pp.299-300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소행성 마이아가 앞으로 6개월 후면 지구와 충돌해서 종말이 올지도 모르는 상황. 사람들은 모두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종말을 앞두고 충격과 혼란 속에 빠진 사람들은 모든 것을 포기하거나, 마약에 취하거나, 버킷 리스트를 실천하겠다며 직업을 버리고 도망가거나, 종교에 빠지거나, 자살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도시 한복판 맥도날드 화장실에서 한 남자가 목을 매고 죽은 채 발견된다. 보험 계리사인 피터 젤. 평소 수줍음이 많고 친구가 없던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맥도날드에서 목을 매 자살할 것이라는 소리를 한 적이 있다. 도시 곳곳에서 목을 매달아 자살하는 사람들이 발견되는 상황이므로, 경찰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그의 죽음이 자살이라고 단정 짓는다. 그러나 젤이 자살한 것이 아니라 타살되었다고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신참내기 형사 헨리 팔라스. 자살로 사건 종결을 하라고 하지만, 팔라스 형사는 수사를 진행하고, 피터 젤의 주변을 탐문하기 시작한다. 주변인으로는 그의 누나인 소피아 리틀존과 매형인 에릭 리틀존, 최근 유일하게 친하게 지냈던 친구 제미티 투생, 직장 동료인 나오미 이데스가 있다. 주변 인물들을 하나씩 알아가면서 젤의 죽음에 대한 진실도 하나씩 하나씩 그 정체를 드러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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