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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390g | 127*188*30mm
ISBN13 9788975276774
ISBN10 897527677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방금 경찰청 교육과 계장인 카지 경감이 자수를 했습니다."
'뭐라고?'
"무슨 건인데?"
"살인입니다. 아내를 죽였답니다."
수화기에 대고 있는 귀에서부터 목덜미를 타고 소름이 돋았다.
카지 소이치로―. 그의 얼굴과 이름이 바로 떠올랐다. 교관. 서예. 온후함. 고지식. 몇 년 전에 외아들을 병으로 잃었다. 제대로 말을 주고받은 적은 없지만 같은 청사에서 근무했다. 복도나 계단에서 얼굴을 마주치면 눈인사 정도는 주는 사이였을 뿐.
그것보다, 그 친구가 아내를 죽였다고? 그런 말도 안 되는…….
--- p. 10

"성폭행범은 타츠미에게 넘겨."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부장님.”
“타츠미 광역수사관에게 성폭행범 수사는 무리란 말인가?”
"그 반대입니다. 이 카지 경감 신문은 누구라도 할 수 있습니다. 깨끗이 자백을 한 피의자를 조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깨끗이 자백을 했는지 어떤지는 모르는 일이야."
"예……?"
"카지가 아내를 죽인 건 사흘 전이라더군."
뺨을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죽이고 바로 자수한 게 아니라고?
"검시반이 보기에도 사후 며칠이 지났다고 하네. 이틀간의 공백이 신경 쓰여. 그러니까 만일을 대비해서 자네에게 맡기는 걸세."
(……)
"9시 반까지 결과를 알려주게."
카가미 경찰청장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심각한 얼굴이다.
시키는 흠칫했다. 9시 반? 설마.
"기자회견에 맞춰달란 말이네."
이요가 덧붙지만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시키가 되물었다.
"오후…… 9시 반입니까?"
"오전인 걸 모르나!"
시키는 손목시계를 봤다. 벌써 7시 반이 지났다. 앞으로 두 시간ㅡ.
시간이 없다.
--- pp. 20- 22

"카지 경감."
시키는 카지의 눈을 바라보았다.
"범행 후, 당신은 무슨 일을 했습니까."
카지는 곧장 시키의 눈을 마주 보았다.
그러나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15초…… 30초…… 1분…….

(…중략)…

그래, 카지는 질문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거다. 그런 아주 희미한 기대를 가슴에 담고, 한 번 더 물어보았다.
"부인을 죽인 다음, 자수하기까지 이틀 동안 말입니다. 그동안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카지는 계속해서 침묵했다.
시키와 야마자키의 시선이 한순간 뒤얽혔다. 서로의 눈이 말하고 있었다.
카지 소이치로, '미완의 자백'ㅡ.
--- p. 37

“주소록이나 명함은? 편지 같은 것도 자택에 남겨져 있지 않다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상한 일 아닙니까?”
“아내를 죽일 정도니까요. 이상한 사람일지도 모르지요.”
‘이 자식……!’
부하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는 건가. 아니, 어차피 자기는 W현 경찰청으로 파견 나와 있는 것이니 큰 실수 없이 어떻게든 잘 넘어가려는 거겠지.
사세는 등이 떠밀리는 기분으로 탁자 쪽으로 몸을 내밀었다.
“압수품은 모두 내주십시오. 이쪽은 사건의 전모를 밝힐 의무가 있습니다.”
“없는 건 못 내놓지.”
잡아떼는 이요를 향해 사세는 거칠게 말했다.
“그렇다면, 교육과를 수색할 수밖에.”
험악한 두 시선이 부딪혔다.
“협박하는 건가?”
“그럴 마음은 없어.”
“싸움을 거는 이유가 뭐지? 경찰한테 개인적인 원한이라도 있나!”
“싸움을 걸어온 건 그쪽이잖아. ……날조한 진술 따위를 먹으라고 들이대다니 얕보는 것도 적당히 해야지!”
--- p. 133

"검사님!"
나카오가 소리쳤다. 사세의 뇌가 살아있는 동안 확인해야만 했다.
"날조는 사실이군요?"
사세는 도깨비 같은 형상으로 허공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요 경무부장에게 일갈한 건 인정하시죠?"
당장이라도 고개를 끄덕일 듯이 보였다.
"겨우 반나절 전에 그렇게 화를 냈으면서, 왜 인정하지 않는 겁니까!"
사세의 눈에 힘이 빠져나갔다.
"그대로 밀고 나갈 수 없게 된 어떤 이유라도 있습니까? 경찰청하고 뭔가……."
"글리니커 다리Glienicker Brucke……… 건너라, 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이었다.
--- p. 188

"카지 쇼스케 씨지요?"
반응이 없다.
몇 번을 불러봤지만 대답이 없다. 마지막에는 고함을 질러봤지만 102세의 노인은 고개를 끄덕일 줄 몰랐다.
우에무라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
조용했다.
복도에도 소리가 없었다.
우에무라는 신속히 움직였다. 발밑의 가방을 열어 변호인 선임계 용지를 꺼냈다.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카지 쇼스케의 손을 잡았다. 체온이 없었다. 그 차가운 손에 볼펜을 쥐게 하고 그 위를 자신의 손으로 덧잡아서 펜을 고정시켰다. 용지에 썼다. 이곳 양로원의 주소, 이름…….
볼펜을 빼내고 인주를 꺼냈다. 엄지손가락으로 지장을 찍게 했다. 지문인지 주름인지 알 수 없는 모양이 용지에 나타났다. 손가락에 묻은 인주를 닦았다. 그 일을 끝내고 방 안을 둘러보았다. 아무런 생각도 없는 움푹 파인 눈동자만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에무라는 도망치듯 그곳을 떠났다.
--- p. 227
"방금 경찰청 교육과 계장인 카지 경감이 자수를 했습니다."
'뭐라고?'
"무슨 건인데?"
"살인입니다. 아내를 죽였답니다."
수화기에 대고 있는 귀에서부터 목덜미를 타고 소름이 돋았다.
카지 소이치로―. 그의 얼굴과 이름이 바로 떠올랐다. 교관. 서예. 온후함. 고지식. 몇 년 전에 외아들을 병으로 잃었다. 제대로 말을 주고받은 적은 없지만 같은 청사에서 근무했다. 복도나 계단에서 얼굴을 마주치면 눈인사 정도는 주는 사이였을 뿐.
그것보다, 그 친구가 아내를 죽였다고? 그런 말도 안 되는…….
--- p. 10

"성폭행범은 타츠미에게 넘겨."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부장님.”
“타츠미 광역수사관에게 성폭행범 수사는 무리란 말인가?”
"그 반대입니다. 이 카지 경감 신문은 누구라도 할 수 있습니다. 깨끗이 자백을 한 피의자를 조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깨끗이 자백을 했는지 어떤지는 모르는 일이야."
"예……?"
"카지가 아내를 죽인 건 사흘 전이라더군."
뺨을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죽이고 바로 자수한 게 아니라고?
"검시반이 보기에도 사후 며칠이 지났다고 하네. 이틀간의 공백이 신경 쓰여. 그러니까 만일을 대비해서 자네에게 맡기는 걸세."
(……)
"9시 반까지 결과를 알려주게."
카가미 경찰청장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심각한 얼굴이다.
시키는 흠칫했다. 9시 반? 설마.
"기자회견에 맞춰달란 말이네."
이요가 덧붙지만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시키가 되물었다.
"오후…… 9시 반입니까?"
"오전인 걸 모르나!"
시키는 손목시계를 봤다. 벌써 7시 반이 지났다. 앞으로 두 시간ㅡ.
시간이 없다.
--- pp. 20- 22

"카지 경감."
시키는 카지의 눈을 바라보았다.
"범행 후, 당신은 무슨 일을 했습니까."
카지는 곧장 시키의 눈을 마주 보았다.
그러나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15초…… 30초…… 1분…….

(…중략)…

그래, 카지는 질문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거다. 그런 아주 희미한 기대를 가슴에 담고, 한 번 더 물어보았다.
"부인을 죽인 다음, 자수하기까지 이틀 동안 말입니다. 그동안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카지는 계속해서 침묵했다.
시키와 야마자키의 시선이 한순간 뒤얽혔다. 서로의 눈이 말하고 있었다.
카지 소이치로, '미완의 자백'ㅡ.
--- p. 37

“주소록이나 명함은? 편지 같은 것도 자택에 남겨져 있지 않다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상한 일 아닙니까?”
“아내를 죽일 정도니까요. 이상한 사람일지도 모르지요.”
‘이 자식……!’
부하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는 건가. 아니, 어차피 자기는 W현 경찰청으로 파견 나와 있는 것이니 큰 실수 없이 어떻게든 잘 넘어가려는 거겠지.
사세는 등이 떠밀리는 기분으로 탁자 으로 몸을 내밀었다.
“압수품은 모두 내주십시오. 이은 사건의 전모를 밝힐 의무가 있습니다.”
“없는 건 못 내놓지.”
잡아떼는 이요를 향해 사세는 거칠게 말했다.
“그렇다면, 교육과를 수색할 수밖에.”
험악한 두 시선이 부딪혔다.
“협박하는 건가?”
“그럴 마음은 없어.”
“싸움을 거는 이유가 뭐지? 경찰한테 개인적인 원한이라도 있나!”
“싸움을 걸어온 건 그이잖아. ……날조한 진술 따위를 먹으라고 들이대다니 얕보는 것도 적당히 해야지!”
--- p. 133

"검사님!"
나카오가 소리쳤다. 사세의 뇌가 살아있는 동안 확인해야만 했다.
"날조는 사실이군요?"
사세는 도깨비 같은 형상으로 허공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요 경무부장에게 일갈한 건 인정하시죠?"
당장이라도 고개를 끄덕일 듯이 보였다.
"겨우 반나절 전에 그렇게 화를 냈으면서, 왜 인정하지 않는 겁니까!"
사세의 눈에 힘이 빠져나갔다.
"그대로 밀고 나갈 수 없게 된 어떤 이유라도 있습니까? 경찰청하고 뭔가……."
"글리니커 다리Glienicker Brucke……… 건너라, 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이었다.
--- p. 188

"카지 쇼스케 씨지요?"
반응이 없다.
몇 번을 불러봤지만 대답이 없다. 마지막에는 고함을 질러봤지만 102세의 노인은 고개를 끄덕일 줄 몰랐다.
우에무라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
조용했다.
복도에도 소리가 없었다.
우에무라는 신속히 움직였다. 발밑의 가방을 열어 변호인 선임계 용지를 꺼냈다.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카지 쇼스케의 손을 잡았다. 체온이 없었다. 그 차가운 손에 볼펜을 쥐게 하고 그 위를 자신의 손으로 덧잡아서 펜을 고정시켰다. 용지에 썼다. 이곳 양로원의 주소, 이름…….
볼펜을 빼내고 인주를 꺼냈다. 엄지손가락으로 지장을 찍게 했다. 지문인지 주름인지 알 수 없는 모양이 용지에 나타났다. 손가락에 묻은 인주를 닦았다. 그 일을 끝내고 방 안을 둘러보았다. 아무런 생각도 없는 움푹 파인 눈동자만이 이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에무라는 도망치듯 그곳을 떠났다.
--- p.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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