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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3

병아리 3

[ 초판한정부록 : 캐릭터카드(책과랩핑) ] 나비노블 Nabi Novel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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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356g | 128*188*30mm
ISBN13 9788998328252
ISBN10 8998328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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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의아한 얼굴로 내게 물었다.
“그 새끼가 널 왜 찾아와?”
정말 모르겠다는 얼굴로 묻는 형을 보며 나도 거기에 공감했다. 나도 모르겠다.
걔가 도대체 날 왜 찾아오는 거지?
나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문득 떠오른 게 있어 말했다.
“가을이 동생 이름도 겨울이래. 근데 동생이 결혼을 너무 빨리 해서 어렸을 때부터 나가서 살았다고 하던데……. 날 자기 동생으로 생각하거나, 뭐 그런 거 아니야? 저번에 그렇게 말하기는 하던데……. 아, 그리고 내가 오므라이스를 해줬는데 걔가 이렇게 맛있는 건 처음 먹어본대. 아마 내 요리 실력에 반한 게 틀림없어.”
잘하는 건 요리하는 것밖에 없는 나로서 그건 굉장히 뿌듯한 일이었다. 지구에 있을 땐 형도 그렇고 가을이 형도 그렇고 맛있다고 해준 적이 없었으니까.
뿌듯한 얼굴로 혼자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데 형이 다시 물었다.
“몇 번이나 해줬는데?”
“몰라? 근데 좀 많이 해줬어. 거의 만날 때마다 해줬으니까……. 근데 걔도 어렸을 때부터 혼자 살았나 봐. 그냥 감자 쪄서 설탕만 뿌려줬는데 그것도 환장을 하고 먹는데, 그거 보면서 마음이 좀…….”
“만날 때마다?”
“몰랐으면 괜찮은데 그 새끼가 밥도 잘 안 먹고 잠도 잘 안자고 그런다는 거 알고 나니까 좀 안쓰러워. 오늘 낮에는 내가 좀 고마운 것도 있고 해서 걔한테 해달라는 거 다 해준다고 그랬거든? 그래서 감자 샐러드랑 오믈렛이랑 오므라이스랑 뭐 그런 걸 해줬어. 근데 솔직히 내가 구첩반상을 차려준 것도 아니고 그냥 하기 엄청 쉬운 거 해줬는데도 너무 감동을 받아 하는 거야. 막 결혼하자고 그러고 그러는 거 보니까 내 생각에는 걘 지금 사람의 정이 그리운 것 같…….”
낮에 있었던 일을 곰곰이 생각하면서 말하느라 형의 표정이 변하는 걸 미처 깨닫지 못했다. 말을 끝마치면서 고개를 퍼뜩 드는데 형의 표정이 심상치 않은 걸 발견한 나는 입을 다물었다.
“결혼?”
“아니, 그러니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걘 지금 좀 외로운 거 같다는 뭐 그런 얘기였는데……. 호, 혼자 오래 살다보면 집 밥도 그립고, 사람도 그립고 뭐 그렇잖아. 우리 담임이 기러기 아빠였거든? 그래서 가끔 수업할 때 그런 얘기 해주고 그랬는데…….”
나는 힐끗 힐끗 눈치를 보며 힘겹게 말을 이었다. 내가 뭐 잘못 말했나? 잘못한 것도 없는데 괜히 잘못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어깨를 움츠리고 있는데 형이 고개를 옆으로 젖히며 입을 열었다.
“병아리.”
“어, 어?”
“너 만약 누가 너한테 사귀자고 하면 어쩔 거야? 여자 말고 남자가.”
그 말에 잔뜩 움츠리고 있던 나는 발끈해서 소리쳤다.
“거시기를 분질러 버려야지!”
“…….”
내 단호한 말에 형이 한숨을 내쉬며 혀를 찼다.
“아무튼 네 방에 결계 새로 칠 때까지 여기에 있어. 한 번만 더 네 방에 멋대로 쳐들어오면 거시기 분질러 버리고.”
“어?”z`
“불쌍한 새끼.”
형은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며 혀를 쯧쯧쯧 찼다. 순간 불길한 기운이 엄습했지만 여전히 모르겠다는 얼굴로 형을 보고 있는데 형이 아 하고 덧붙였다.
“분지르지 말고 그냥 발로 차.”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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