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는 말게. 경제 체계가 자유시장 쪽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나도 기쁘게 생각하니까 말이야. 그런데 내가 다시 돌아온 이유는……. 사실 이게 쉬운 일이 아니었지. 자네도 해럴드의 마음을 통해야 하니까 얼마나 어려워. 아무튼 내가 다시 돌아온 이유는,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것의 본질이 무엇인지 자네 같은 경제학자들이 한결같이 모두 놓쳐버렸기 때문이지. 사회 속에 존재하는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것의 본질! 내 말, 알아듣겠나?”
--- 「위험한 대화」 중에서
“사업가는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자본을 투입합니다. 그 과정에서 궁극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어떤 손’에 이끌려서 공공의 이익을 효과적으로 증진하게 된다고 애덤 스미스는 분명히 말했죠. 게다가 애초부터 의도하고 나서는 경우보다 더 효과적으로 증진하게 된다고도 했고요.” 그러나 스미스는 고개를 저었다. “훌륭한 인용이었네. 하지만 『국부론』만 따로 떼어놓고 읽어선 안 되네. 구약성서는 읽지 않고 신약성서만 읽는 것과 뭐가 다른가? 그렇지 않은가? 그런데도 사람들은 실질적으로 후속판에 지나지 않는 『국부론』에서 딱 한 문구만 인용하면서 이 책의 토대인 『도덕감정론』은 깡그리 무시한단 말이야. 있을 수 없는 일이지.”
--- 「애덤 스미스를 변호하는 애덤 스미스」 중에서
“부를 창출하는 것은 시장이 그저 돌아가기만 하도록 유지하는 것보다 더 복잡한 일이야. 교역 이전에, 그 모든 것보다 먼저, 사회는 각 개인이 완벽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하는 거야. 타인에게 해만 끼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사회는 절대로 유지될 수 없어. 정부가 가장 먼저, 또 가장 주요하게 해야 하는 임무는 한 개인이 다른 개인을 침탈하지 못하도록 막는 일이야. 즉 약자를 보호하고, 폭력을 제어하고, 또 범죄를 응징하는 거란 말이야.” 스미스는 이마를 문지르면서 말을 계속 이어갔다.
“정의는 사회라는 체계를 떠받치는 가장 기본이 되는 기둥이야. 만일 정의가 이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만일 정의가 사회에서 사라지고 없다면, 인간 사회라는 이 위대한 체계는 곧바로 무너지고 말아. 정의는 사회 질서의 전제조건이지. 이 토대 위에서만 상거래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단 말이야. 정의를 세우지 않고는 아무리 상거래 체계를 구축하려고 해봐야 말짱 헛일이지. 자, 정의라는 전제조건을 마련했다고 쳐. 그다음, 부를 창출하는 일은 아주 간단해. 시장 교환의 영역과 범위를 확대해서 전문화와 경쟁을 촉진하기만 하면 되거든.”
--- 「부를 창출하는 방법」 중에서
“내가 살던 시대와 달라진 게 거의 없어! 거대 기업, 거대 정부, 거대 교회, 권력이나 부를 강탈해서 차지하는 그 모든 것들! 그들은 나를 없애려는 동기를 충분히 많이 가지고 있지. 월드켐처럼 가격을 조작하거나 경쟁을 철폐하고 싶어하는 기업, 권력 놀음에 푹 빠져 있는 관료 그리고 그 밖에 POP와 같은 수많은 존재…….” 그는 머리를 저었다. “이 사람들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걸세. 그들은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모두 중상주의자들이야. 다른 사람들을 희생해서 자기 이득을 챙기려고 안달이지. 지지를 받는다는 명목으로! 그런데 내가 걸림돌이 된다는 말이지.” 그는 마치 성당의 사제가 하듯 내 어깨에 자기 한 손을 얹고 계속 말을 이었다. “리치, 세상을 바꾸고 혁명으로 이끄는 것은 사상이네. 그리고 내 사상이 예전에 그랬는데, 내가 다시 돌아옴에 따라 혁명의 풍파가 다시 일어난 거야.”
--- 「POP가 애덤 스미스를 없애려는 이유」 중에서
“그러니까 직원의 노동생산성은 직원이 자기가 하는 업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결정적으로 달라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실천하는 게 당신이 말하는 돌파의 획기적인 방안입니까?” 그러자 스미스가 내 옆구리를 쿡 찔렀다. “이보게, 그 얘기는 내가 『국부론』에서도 했잖아. 사기가 낮을 때와 비교해 사기가 높을 때 노동자의 생산성이 더 높다는 것은 굳이 따지고 들어 살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잖아.” 피터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직원이 충성심을 가지고 자기에게 할당된 일을 신이 나서 열심히 하게 하려면 전통적 기업 경영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합니다. 이런 건 MBA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메모로 정리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직접 경험해야합니다.” 스미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분별력과 관대함 그리고 정의로움은 도덕의 특성이야. 올바르게 성장한 사람은 이런 덕성들을 가지고 있지. 특히 관대함과 정의로움은 이 사람을 다른 사람들과 연결해준다네. 그것도 진정한 방식으로 말일세.
--- 「새로운 패러다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