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인생의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니 신중하게 결정하셔야 합니다. 대충 할 거면 시작도 하지 마세요. 하겠다고 결심했으면 몸과 마음을 다 바치겠다는 각오를 하셔야 합니다. 공부방은 단순히 책 하나놓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아닙니다. 실제 아이들을 지도하는 건 4~5시간에 불과하지만, 그 시간을 위해 온종일 준비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학원에서 매달 월급 받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입니다. 하지만 일에서 얻는 보람은 선생님의 인생을 전혀 다른 빛으로 빛나게 할 겁니다. 아이 키우느라, 시댁 눈치 보느라 남는 시간을 활용해 본업이 아닌 부업을 하려는 거라면, 다시 생각하셔야 합니다. 선생님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할 각오가 되어 있다면,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공부방이 큰돈 들이지 않고 창업해 아이를 보살피며 자신의 능력도 살릴 수 있는 기회인 건 맞지만, 그렇다고 슬슬 편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그러한 자세로는 훌륭한 선생님도, 뛰어난 사업가도 될 수 없다. 공부방도 교육사업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 교육에 대한 열정을 가져야 한다. 그것만 갖춘다면 전문적인 프로그램과 시스템은 자연히 따라오게 되어 있다. 내 인생의 가장 중대한 갈림길이자 도전인 ‘키즈엔리딩’을 시작한 계기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공부방의 여왕이 된 이유」
경험이 없었던 초창기에는 챕터북을 읽을 줄 아는 아이들에게 《Basic grammer in use》라는 영어로 된 문법책을 풀게 하였다. 영어책을 많이 읽었고 기본적인 듣기 능력을 갖춘 아이들이었기에 영어로 된 문법이었지만 쉽게 이해했고 문제도 곧잘 풀었다. 내가 스물다섯 살에 영국에서 어학연수 받을 시기에 풀던 문법책을 겨우 초등학교 5, 6학년 된 아이들이 척척 이해하니 영어책 읽기의 효력이 이렇게 대단한가 싶어 내심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직도 무언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법의 내용을 이해하고 문제를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필요할 때 써 먹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나 싶어서였다. 목적을 공부에만 두니 쉽게 배우긴 했지만 그만큼 쉽게 잊기도 했을뿐더러, 아니라고는 해도 문법에 대한 부담이 커져갔다.
결국 아이들이 재미있게 술술 읽을 만한 문법책이 필요했는데 시중에 출간된 문법책을 뒤지고 뒤져도, 나와 아이들이 원하는 재미있고 쉬운 문법책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아이들을 위한 문법책을 직접 만들어보기로 한 것이 바로 ‘스토리 영문법 빌딩맵’이다. ---「특명! 나만의 공부법을 만들어라」
키즈엔리딩이 엄마들 사이에서 점점 입소문을 타자 다른 공부방 선생님들은 물론이고 학원 원장님들에게서도 전화문의가 오기 시작했다.
자기 학원에서도 키즈엔리딩 프로그램을 시도해보고 싶다는 제안이었다. 나도 사업을 하고 있는 입장인지라 처음에는 그러한 제안이 솔깃하게 들려왔다. 문제는 일대일 코칭 프로그램이었다. 아이들에게 책 읽기를 지도하려면 아이 특성에 맞춘 리딩 로드맵을 제시할 만큼 아이들과 책에 대해 상세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정해진 진도에 연연하기보다 아이에게 맞는 코칭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키즈엔리딩에 들어와 처음 교육을 받는 선생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정해진 진도대로 수업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다. 물론 교육비를 받았으니 반드시 계획한 만큼의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는 책임감은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공부방은 학원과 다르다. 결코 학원 교육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대형 학원과 다른 공부방의 강점을 살려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방은 원장 선생님 혼자 아이들을 가르칠 수밖에 없기에, 자연히 엄마표 교육처럼 서로 눈을 맞추며 호흡하고 아이들과 소통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아니,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키즈엔리딩에 아이를 보내는 대부분의 엄마들은 영어를 공부가 아닌 경험으로 간주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어서 다른 학원에 보내지 않는다. 그런 엄마들이 바라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공부방만의 장점을 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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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이제 키즈엔리딩도 지점이 늘어났으니 인테리어 업체와 계약해서 통일된 인테리어를 갖춰야 본사가 꾸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충고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키즈엔리딩이 영어 리딩이라는 동일한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책 읽기를 지도하고 있지만,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각자의 집에다 오픈하기 때문에 각 분원마다 사정과 상황은 다르다. 어떤 집은 20평대에 4명이 살기도 하고, 어떤 집은 30평대에 3명이 살기도 하고, 또 어떤 집은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오픈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획일화된 인테리어는 적합하지 않다.
하나 덧붙이자면 가족들을 생각해서라도 집이라는 공간에 획일화된 인테리어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다. 키즈엔리딩이라는 공부방을 오픈해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의 행복이다. 같은 집에 사는 가족 구성원의 행복을 고려한 인테리어와 구조가 되어야 가르치는 선생님도 행복하고, 선생님의 기분이 좋아야 책을 읽으러 오는 아이들에게도 편안한 분위기가 전해진다. 획일화된, 상업화된 인테리어를 적용한다면 당장 수익이야 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그리 바람직하지 못하다. ---「차별화는 있어도 차별화된 인테리어는 없다」
이들이 책을 1,000권, 2,000권씩 읽게 되고 고학년에 올라가자 스티커로 계속해서 동기를 부여하는 데도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 즉각적인 효과도 중요했지만 좀 더 미래지향적인(?)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무엇이 있을까?’, ‘영어책 읽기에 끊임없이 도전하게 만들 만한 것이 무엇일까?’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이 무엇인지 유심히 살펴보다 포켓몬스터카드나 유희왕카드에 집착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여기서 힌트를 얻어 뱃지를 만들었다. 100권, 500권, 1,000권에 해당하는 뱃지를 만들어서 아이들이 가장 잘 들고 다니는 가방에 주렁주렁 달고 다니게 한 것이다. 그랬더니 사람들이 그걸 알아봐주기 시작했다.
“와, 너도 1,000권이나 읽었구나, 너는 벌써 2,000권이나 읽었네.” 하는 반응에 아이들은 뱃지를 받기 위해 너도나도 정말 열심히 책을 읽었다. 옆집 아이가 읽은 권수에 엄마들이 반응하기 시작하니 홍보에도 독특한 효과를 발휘했다. 그러나 이대로만은 또 부족한 것 같아 아이들이 계속해서 책에 더 집중하게 만들 방법을 고민하다, 1,000권과 2,000권을 읽은 아이들만 가입할 수 있는 ‘1,000권 북클럽’과 ‘2,000권 북클럽’을 만들었다. 같은 권수를 읽은 아이들만 가입할 수 있는 북클럽을 만들어 원어민 선생님과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책 읽기뿐 아니라 겨울에 썰매를 타러 가기도 하고, 파자마파티 초대권을 주어 밤새도록 신나게 놀기도 했다.
---「눈에 보이는 동기부여를 선물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