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3년 08월 02일 |
---|---|
쪽수, 무게, 크기 | 392쪽 | 738g | 153*224*30mm |
ISBN13 | 9788925551012 |
ISBN10 | 8925551012 |
발행일 | 2013년 08월 0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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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92쪽 | 738g | 153*224*30mm |
ISBN13 | 9788925551012 |
ISBN10 | 8925551012 |
1장 피카소 아들의 미스터리 : 태어날 때부터 유전자에 의해 승자 혹은 패자가 결정될까? 2장 변신 물고기의 미스터리 : 우연이나 환경은 승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3장 토니 블레어의 미스터리 : 사람이 권력을 가지면 어떻게 변할까? 4장 아카데미상의 미스터리 : 왜 우리는 그토록 이기고 싶어 할까? 5장 전용 제트기를 타는 CEO들의 미스터리 : 승리에는 반드시 부정적 결과가 뒤따를까? 6장 진정한 승자의 정신 : 무엇이 승자를 만드는가? |
이 책은 자기계발서 같지만 자기계발서라기 보다는
다양한 관점에서 승자의 모습을 관찰한 책이다.
저자가 과학자이기에
유전학적, 뇌과학적, 물리학적, 심리학적 등
여러 관점에서 승자를 분석하고 고민한다.
승자는 결국 자신의 능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능력은 승리 혹은 성공을 도와주는 장치다.
그래서 능력을 키우는 것은 당연하나
다른 부분도 잘 다스려야 한다.
저자는 결국 그 부분을 자기 통제와 감사에서 찾는다.
나의 성공은 국가도, 주변 사람도, 사회와 제도도,
운과 상황 그리고 때에 맞는 시기도 나를 도와줬기에 가능하다.
거기에 나의 능력까지 더해져 성공한다.
그렇다면 승리했다고 자만하지 말고
실패했다고 낙담하지 않는 마음이 필요하다.
승리의 기억은 분명 다음에 또 승리하는 것을 도와주나
또 거기에 너무 매료되면 승리의 기억은 독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 상황과 승리에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변을 돌보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래서 서양은 노빌리스 오블리주를 강조했나 보다.
그림은 피카소가 그린 '어릿광대 복장을 한 파울로'란 그림이다.
그림의 모델은 당시 세 살이던 파울로 피카소. 즉 피카소의 아들이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화가의 아들로 태어났으니 그야말로 그는 요즘 떠도는 시쳇말로 '신의 아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누가 부러워하지 않겠는가? 이 아들의 자리를.
당연히 그의 삶 또한 화려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우리의 상상과는 너무도 다르게 파울로 피카소의 삶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이안 로버트슨이 '승자의 뇌'에서 소개했던 파울로 피카소의 삶을 그대로 인용해 본다.
파울로는 한 평생을 여기저기 떠돌고 방랑하면서 술독에 빠져 무책임하게 살았다. 그는 단 한 번도 직업을 가진 적이 없었다. 심지어 자식에게 권력을 휘두르며 무시했던 자기 아버지(파블로 피카소)에게 독립해서 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가족을 부양할 여유가 없었고 그의 두 아이는 사회복지사들의 관리를 받으면서 성장했다. 그리고 아들 파블리토는 스물 네 살이던 1973년에 할아버지인 파블로 피카소의 장례식 이틀 뒤에 표백제를 마시고 자살했다.
파울로 피카소는 평생 자기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날 수 없었던 것 같다. 주말마다 아버지를 찾아가서 거지처럼 구걸했다. (...) 아버지는 목표의식 없고 무책임하던 아들을 경멸했을 뿐만 아니라 그런 내색을 전혀 감추려하지 않았다.(p. 21)
이게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화가의 아들로 태어난 파울로 피카소의 삶이었다. 그는 그러다가 피카소보다 일찍 죽었다. 쥐구멍에도 들어온다는 햇살은 그의 인생만큼은 죽는 그 순간까지도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아일랜드의 인지신경학자 이안 로버트슨이 '승자의 뇌'에서 이 에피소드를 가장 먼저 소개하는 것은 우리가 흔히 하고 있는 생각들 중 하나에 딴지를 걸기 위함이다. 우리는 종종 생각하곤 한다. 지금보다 훨씬 더 부유한 혹은 힘이 있는 부모나 가문에서 태어났으면 분명 더 나은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하지만 이안 로버트슨은 이 케이스를 통해 반문한다. 승자와 패자가 과연 그렇게 태어날 때부터 결정되는 것일까? 파울로 피카소의 이야기는 그 반례 중의 하나다.
아무튼 정말 과연 무엇이 승자를 결정하는 것일까? 굳이 따로 말할 필요도 없지만 이건 사실상 모두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승리와 관련된 질문은 우리 삶의 거의 모든 부분을 망라한다. 누가 이기는가 하는 것은 다른 어떤 것보다 더 완벽하게 우리 삶의 구체적 형태를 결정하는 요인이다. 승리는 성욕만큼이나 강력한 추진력이며 사람은 누구나 의식하든 못하든 간에 승리를 원한다. (p. 10)
이 말대로 말이다. 하지만 승리만큼 인색한 것도 없다. 누구나 다 승자가 되기를 바라지만 바라는 대로 이룰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문 것이다. 그 희소성으로 당연히 사람들은 어떤 비결 같은 것이 있지 않을까 싶어 찾게 된다. 이를테면 무협소설 '소오강호'에 나오는 절정고수로 만들어준다는 '규화보전' 같은 것을. 과연 그런 것이 정말로 존재하기는 하는 것일까? 있다면 그건 무엇일까? 사람들은 지금도 여전히 승자들의 삶을 연구하고 그 원인을 추적하며 스타일을 분석한다. 이안 로버트슨의 '승자의 뇌'라는 책도 그와 같은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그는 승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관찰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인간이라는, 아니 범생물학적으로 접근한다. 그의 전공이기도 한 인지신경학적 관점으로 말이다. '승자의 뇌'는 그러한 책이다.
'승자의 뇌'의 원제는 'WINNER EFFECT'. 즉 '승자 효과'이다. 이 책의 2장에서 중심적으로 논의되는 '승자 효과'는 우리가 승리의 원인으로 생각하는 많은 고정관념들을 바꾸게 만들어주는 것이기도 하다. 1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종종 승리의 원인이 타고나는 것으로, 그렇게 환경적인 것으로 생각하기 쉽고 또한 운에 좌우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승자 효과'는 그러한 승리의 원인이 환경이나 운과도 같은 외부적인 것이 아니라 내부적인 것임을 알려준다. 이 '승자효과'란 게 처음 알려진 것은 란다우 교수의 논문 때문이었는데 책에 따르면 란다우 교수가 발견한 사실은 이랬다.
이 논문에서 란다우는 어떤 동물이 다른 동물과 다퉈서 이기고 이 승리가 다음 대결에서도 이 동물이 승리를 거둘 가능성을 높여줄 때 위계체계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P. 85)
즉 한 번 승리한 경험이 있으면 뒤이은 승리까지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란다우 교수는 이러한 효과를 오로지 수학적인 방법으로만 예측했다. 그런데 그 때로부터 17년 뒤 아서 맥도널드 교수에 의해 이러한 효과가 실제적으로 있는 것임이 밝혀졌다. 즉 그가 물고기 유형을 분석한 결과, 늘 큰 물고기들과 싸워서 패배의 경험만 있는 물고기 보다는 자신보다 작은 물고기들과 싸워서 승리의 경험이 많이 축적된 물고기가 더 다른 물고기들에 대해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를 견지한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던 것이다. 차후에 더 연구가 진전된 결과 이것은 비단 물고기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전 생물들에게 일어나는 보편적 현상임이 또한 밝혀졌다. 인간도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마이크 타이슨의 매니저 돈 킹은 그 '승자 효과'를 응용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돈 킹은 마이크 타이슨에게 강자를 붙여주기 보다는 손쉽게 이길 수 있는 약한 상대들만 붙여줘 이 '승자 효과'를 높였다. 그 결과 정말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도 마이크 타이슨은 승자 효과에 따르는 많은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로 더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승자 효과'는 사람에게도 분명히 통용되는 것이며 그렇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이다. 바로 이 경험이 뒤이은 승리를 불러올 수 있는 열쇠였던 것이다.
승리가 테스토스테론 분출을 유발하며 또 승리를 맛본 동물이 다음번 대결에서도 승리를 거둘 확률이 높은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음을 밝혀냈다.(P. 87)
근데 왜 그럴까? 그건 나중에 시겔의 연구에서 밝혀졌는데 알고보니 우리 신체의 능력이란 물리적, 사회적 그리고 심리적 환경에 맞추서 조정되기 때문이었다. 즉 내가 마음에 무엇을 품고 있느냐가 내 능력 발휘마저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였던 것이다. 여기에 대해 이안 로버트슨은 이렇게 말한다.
이러한 변화들은 맥락 의존적이다. (...) 하지만 맥락이라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내면 풍경'이다. 즉 의식적일수도 있고 무의식적일 수도 있지만 문제의 사건이나 시합을 모두 아우르는 여러가지 믿음과 정서와 감정이다.
이것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발견이다. 우리는 주변 세상과 총체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 주변 세상의 변화하는 풍경에 따라서 우리의 상태가 조정된다. 심지어 유전자로 표시되는 단백질까지도 이 과정에서 바뀐다. 승리는 뇌와 우리 주변 세상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 연결의 온갖 양상들이 쉬지않고 변화함에 따라서 빚어진 하나의 중요한 결과일 뿐이다.(P. 95)
여기서 가장 위대한 화가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패배자의 인생을 살 수 밖에 없었던 파울로 피카소의 비밀이 밝혀지는 듯 하다. 그에게 독재자처럼 군림했던 아버지로 부터 그 '승자 효과'를 전혀 가질 수 없었기에 인생마저도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말이다. 한 사람의 삶을 너무 단순한 것인지도 모르겠으나 아무튼 그 내면의 풍경이 인생의 승자와 패자를 가리는 그 결정적 요소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뒤이은 이야기도 이와 깊이 관련된다. 토니 블레어와 빌 클린턴의 관계로 부터 시작되는, 사람을 승자로 만들어주는 또 하나의 원동력인 권력욕에 관한 이야기인 3장이나 아카데미상 수상자들이 후보로만 지명되고 그 상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서 평균적으로 4년 더 오래산다는 통계학적 사실로 시작되는 4장의 이야기는 결국 이 내면의 경험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지속적인 승리를 만드는 중요한 통로임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들인 것이다. 특히 4장에 나오는 SERE 프로그램이 그러하다. 수십년간 미국 병사들을 대상으로 치뤄진 이 프로그램은 주로 적군의 포로가 되었을 때 고문을 받게 되더라도 군사상 비밀을 밝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전적으로 그 비밀을 밝히지 못하도록 만든 것은 아니었다. 성공하는 병사도, 실패하는 병사도 있었다. 왜 똑같은 프로그램인데 이런 결과가 일어났을까? 사람마다 다 다르니까 그러겠지 하는 것은 과학적 설명이 안된다. 바로 그 다 다르게 만든 원인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알고보니 고문에 굴복한 이와 극복한 이는 결정적으로 하나가 달랐다. 그건 바로 뇌세포 영역의 크기였다. 고문에 굴복한 이들은 극복한 이들보다 훨씬 뇌세포 영역이 쪼그라들어 있었던 것이다.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뇌세포 영역의 문제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러한 뇌세포 영역의 크기를 차이나도록 만든 것일까? 몬트리올신경학회의 한 연구팀이 여기에 도전했다. 그리고 결국 그것을 알아내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할까? 시험이나 비난 그리고 어려운 과제에 스트레슬르 받는 정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어떤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짜증을 낸다. 왜 이런 차이가 있을까? 몬트리올의 연구팀은 뇌에서 기억을 관장하는 부분의 크기와 자기 삶에 대한 내면적 통제감을 느끼는 정도 사이에 강한 상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P. 215)
그렇다. 스트레스였던 것이다. 받고 있는 스트레스가 뇌세포 영역을 쪼그라들게 만들었고 그만큼 개인에 대한 통제력마저 약화시켜 버렸던 것이다. 스트레스는 자기 삶에 대한 통제의 감각과 반비례한다. 즉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할수록 스트레스는 덜 받게 되는 것이다. 이러하 자기 통제야 말로 승자가 되는 가장 필수적인 자질임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러므로 결국 내면 풍경인 것이다. 스스로 받게 되는 그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고 번역하느냐에 모든 것이 달려있는 것이다.
'승자의 뇌'는 결국 우리의 시선을 어디로 데려가는가? 이제 그것은 더이상 우리로 하여금 바깥을 보게 하지 않는다. 그러기 보다는 더 자주 우리 내면의 풍경을 보게 만든다. 우리 스스로 어떻게 해석하고 번역하고 있는가 그것을 더욱 많이 되새기게 한다. 외부의 경험이 어떻든 그 내면의 풍경을 어떻게 조성하느냐에 따라 많은 부분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빅터 플랭클이라는 심리학자가 생각난다. 그는 유태인이다. 2차대전 당시 악명높았던 아우슈비츠에 수용되었다. 수많은 유태인들이 거기서 사망하였으나 빅터 플랭클은 살아남았다. 그를 살아남게 만든 결정적 이유는 그 내면의 풍경에 있었다. 그는 상상했다. 비록 현실은 아우슈비츠의 수용소이지만 상상 속의 그는 아직도 예전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는 현실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더욱 더 강의실을 상상했다. 바로 그 상상이 하루를 버틸 힘을 주었다. 그 긍정이 결국은 그를 살아남게 만들었다.
빅터 플랭클의 삶이 환경에 쉽게 좌우되지 않는 인간 내면의 강함을 보여준다면 이안 로버트슨은 왜 인간이 그럴 수 있는지 이유를 상세히 알려준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기 통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승자로 만들어주는 절대 정신이다. 이안 로버트슨에 따르면 인간의 두뇌에는 ACC라는 전두대상피질이라는 기관이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어떤 실수를 하면 곧바로 종을 땡땡 울려 경고해주는 기관이다. 이안 로버트슨에 따르면 ACC가 하는 일은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고 한다. '나중에 값비싼 비용을 치뤄야 하는 중대한 실수로 이어질 수도 있는 여러가지 '잠재적으로 서로 대립하는 충동들' 역시 파악한다(P. 323)'고 한다. 인간의 두뇌는 특히나 이 ACC가 발달해 있는데 그 이유는 인간 관계가 워낙 복잡하고 그만큼 우리의 뇌는 필연적으로 갈등에 직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ACC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나의 자아가 환경마저 지배할 수 있다는 생각이 초래하게 되는 하나의 위험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톡홀롬 신드롬 같은 것이다. 아시다시피 스톡홀롬 신드롬이란 인질로 잡힌 자가 자신을 인질로 잡은 자와 동일시 한 결과 그와 똑같은 범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증후군을 가리킨다. 이러한 스톡홀롬 신드롬이 작동하는 방식 역시 빅터 플랭클이 상상으로 현실을 극복했던 것과 유사하게도 현실을 자의적으로 변형하면서 이루어진다. 쉽게 말하자면 스톡홀롬 신드롬은 변절된 승자 효과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렇게 무한정의 자의적 현실 변형은 잘못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에 절제와 통제가 필요하고 바로 그런 필요에 대한 하나의 비유 같은 것으로써 ACC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즉 인간이 그토록 ACC가 발달한 것만큼 결국 끊임없는 자기 객관화, 통제만이 진정으로 승리에 이르는 길임을 말하기 위함이다.
바로 이러한 길을 이안 로버트슨은 최신 과학적 이론들을 동원해 상세히 보여주고 있다. 사례는 구체적이고 설명은 디테일하기에 정말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분명 '승자의 뇌'는 몰랐던 자신의 모습뿐 아니라 왜 부단한 자기 관리가 필요한지 깊이 깨닫게 해 줄 것이라 생각된다. 시간을 들여 읽어볼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