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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의자

기울어진 의자

SN 컬렉션-001이동
리뷰 총점9.1 리뷰 4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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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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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0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290g | 128*200*20mm
ISBN13 9791190912112
ISBN10 119091211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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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6 알바, 돌아가지 않을...
11 껌딱지
16 김 대리의 연애
21 노인과 지하철
26 열무와 염치
33 기울어진 의자
46 Alone
52 ‘바바리’ 이야기
61 엄마와 딸기
66 김칫국
72 두 여인
77 불청객의 음모
82 한글 떼기
86 입학식 선물
91 졸린 등굣길
94 닮는다는 것
102 그깟, 시험
107 아프면 고생이다
114 어떤 세계 1
119 어떤 세계 2
130 축구와 아이
133 축구와 엄마
139 함부로, 사진을
145 채팅과 새 떼
154 물에는 경계선이 없다
163 쇼핑의 심리학
169 기다린다는 것
172 떨어진다는 것
175 밤바다
179 나는 소다
183 바람 불어도, 잎이 떨어져도
187 볶음김치와 언니
193 마스크 벗기
198 여수에 가면
204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이 시간의 바깥바람이 좋았다. 열심히 달리지 않아도 되고, 누구와 어울리지 않아도 되고, 그저 혼자서 게으른 시간을 즐기기에 딱 좋았다. 어둡고 휑한 공간이 나의 내면과 비슷해서 동질감을 느꼈는지도 몰랐다. 언제부터 이 어둠은 나를 쫓아왔을까? 언제부터 나는 어둠과 같아졌을까? 아무것도 되지 못한 어른으로 자란 게 내 잘못일까? 엄마 탓일까? 아님 세상 탓일까? 달리라고 해서 달렸고 멈추라고 해서 멈췄는데, 나는 왜 뭣도 아닌 어른이 된 거지?

그때였다. 걸인이 몇 걸음 되지 않은 곳에서 내게 걸어오고 있었다. 검은 비닐봉지를 한 손에 들고 거적때기를 몇 개나 겹쳐 입은 모습이었다. 고약한 냄새가 풍겼다. 나는 손으로 코를 막았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를 지나던 걸인이 순간 걸음을 멈췄다. 그는 고개를 돌려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침이 혀 안쪽에 고여 목구멍 안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나는 등을 돌리면서 걸인을 무시하고 애써 먼 곳을 바라보았다. 순간, 쩌렁한 목소리가 어둠을 깼다. “어이, 김 씨! 오늘 봐둔 데 있어. 딴 데 가지 말고 나 따라와.” 놀란 나는 뒷걸음질 치다가 앞을 보고 내달렸다. 푸른 달빛이 길을 안내하는 듯했고, 두 발은 저절로 움직이는 듯했다. 어떻게 얼마나 달렸는지 몰랐다. 발바닥이 쓰라렸다. 나는 멈출 수가 없었다. 나는 계속 달렸다. 푸른 달빛 속으로 몸을 던지고 싶었다. 발등 위로 흙 자국과 핏자국만 선연했다.
---「알바, 돌아가지 않을...」중에서

지하철을 타기 전, 친구와 나는 만 오천 원짜리 파스타를 먹고 커피숍에서 오천팔백 원짜리 커피와 디저트로 칠천오백 원짜리 케이크 한 조각을 먹었다. 갑자기 할아버지 앞에서 무안해졌다. “힘들지 않으세요?” “괜찮아. 아가씨에겐 짐짝으로 보이겠지만 내겐 보물이야.” 보물이라니. 내 눈에는 짐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보석은 아무리 많아도 무겁지 않지.” 나는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할아버지와 멀어지고 난 후에야 그 말뜻을 알아차렸다. 할아버지에겐 모든 짐이 보석이었을 것이다. 노동의 삯을 받을 수 있는 가치 있는 보석 말이다.

그럴 것이 어깨의 짐을 붙든 할아버지의 손에는 힘줄이 단단히 올라와 있었다. 손등은 쪼글쪼글 주름져 있었고 앙상하게 말라 있었다. 할아버지는 점점 더 거친 숨을 내며 두 계단 위의 평지를 바라봤다. ‘다 왔다. 좀 만 더 오르면...’할아버지는 평지에 짐을 내려놓고 거친 숨을 내쉬었다. 나는 계단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사람들은 많이 줄어들었다. 계단은 옆으로 넓었고 높지도 않았다. 오래도록 빠져나오지 못할 곳이 아니었다. 할아버지는 다시 보물을 이고 보물을 찾으러 떠났다. 가장 무거운 발걸음으로 가장 느리게 사라졌다. 보물을 움켜쥐었던 내 손바닥은 뜨겁게 달궈져 있었다.
---「노인과 지하철」중에서

수정이가 딸과의 전화를 끊고 남편에게 전화했다. 예정된 일정이었던 학부모 모임 참석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수정이는 남편에게 집안 상황을 물은 다음에,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는 일까지 점검했다. 이어서 사야 할 식자재를 하나씩 읊었다. 그 모습은 직장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일일업무를 지시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게다가 수정이는 남편의 게으름을 나무랐고 어설픔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전화기 저 편에서 한숨이 들리는 듯했다. 전화를 끊자마자 다시 수정이의 휴대폰이 격렬하게 진동했다. 상사의 전화였다. 수정이는 몸을 돌려 전화를 받으면서 고개를 숙이고 업무 지시를 받았다. 앞으로 더욱 신경 쓰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전화를 끝냈다.

수정이는 한숨을 크게 쉬고는 내게 미안하다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나는 그녀를 안심시켰다. 나는 회사로 급하게 뛰어가는 수정이를 바라봤다. 마음이 급했던 수정이는 출입구 앞에서 한쪽 구두가 벗겨졌다. 깡충 걸음을 하고 신발을 찾아 신은 수정이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수정이가 앉았던 의자는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의자를 지탱하는 네 개의 다리 중에서 두 군데나 빠져 있었다. 나는 기울어진 쪽을 손으로 들어 올려서 수평을 맞췄다. 내가 손을 떼자마자 의자는 다시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기울어진 의자」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내 삶은 잘 흘러가고 있는걸까?

삶이 흘러가는 방향대로 가고 있다는 표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살아가면서 맺는 관계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얽히고설킨 관계들은 보통의 사람들이 겪는 일상이다. 똑같은 사람이 존재하지 않으니 모든 관계도 똑같을 수가 없다. 하지만 경험이 많을수록 관계 형성을 둘러싼 대처능력은 나아진다. 사람을 많이 만나고 관계를 맺을수록 더욱 유연해지고 양보할 줄 알게 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겪게 되는 관계의 양상을 담음 이다루 소설집 『기울어진 의자』는 일상의 관계를 녹여낸 소설집이다. 힘든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더 힘든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람의 일상이 더욱 고귀하게 빛날 것을 믿으며 『기울어진 의자』를 읽는 모든 이들을 응원한다.

회원리뷰 (41건) 리뷰 총점9.1

혜택 및 유의사항?
여성의 익숙한 낯섦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m****h | 2021.04.1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여자로서, 엄마로서, 아내, 학부모로서, 여러 개의 가면을 쓰고 산다. 지은이 이다루는 “익숙한 낯섦”을 이야기 한다. 기울어진 의자(33쪽)는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보통은 몇 개씩 가지고 있는 페르소나(가면-때로는 여자로서,엄마,아내, 학부모회맴버로서)를 들어내 보인다. “집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움직이다 보니 머릿속 사고도 딱 집 크기에 갇힌 듯했다;
리뷰제목

여자로서, 엄마로서, 아내, 학부모로서, 여러 개의 가면을 쓰고 산다.

지은이 이다루는 “익숙한 낯섦을 이야기 한다기울어진 의자(33)는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보통은 몇 개씩 가지고 있는 페르소나(가면-때로는 여자로서,엄마,아내학부모회맴버로서)를 들어내 보인다. “집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움직이다 보니 머릿속 사고도 딱 집 크기에 갇힌 듯했다.”(전업주부로서의 모습)이 틀안에서 자기중심을 잡는다한 때 직장동료이기도 했던 친구 수정은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잡지 못한다그녀가 앉아있던 기울어진 의자처럼 말이다.

기울어진 의자란 뭘 말하는 걸까표상은?, 이런 궁금증이 책을 끝까지 읽어도 머릿속을 맴돌며딱히 잡히지 않는다아마 지은이가 독자들을 그런 상태로 몰아넣기 위한 것이었다면 우선은 성공했다며칠 동안 신경이 쓰여다시 이 책을 읽어봤다.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이 책은 익숙하면서도 낯설다는 표현이 들어맞는다.”흔하디 흔해서 별달리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을 눈앞에 끄집어 내놓고 “익숙하지그런데 말이야 이건 전에 본 기억이 없어 익숙하지 않을 거야”, 라는 말을 하고 있다.

 책 표지의 지은이 소개에 실린 문구 “익숙한 낯섦은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다초등학교 어머니회의 치맛바람은 아주 익숙하면서도 왠지 모를 낯섦을 느끼게 한다[축구와 아이(130).축구와 엄마(133), 함부로 사진을(139)].

 도입부부터 알바돌아가지 않을...로 시작하는 이 책은 신변잡기를 톺아본다같은 현상이라도 보는 이보는 각도에 따라 제각각 달리 보이듯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을 전업주부로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엄마로이 책 어디에도 구체적으로 사회모순과 현상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고나오는 여러 인물들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해두었다.

 바삐 살아가는 현대 사회이 책을 통해 잠시나마 머리를 식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이 책은 읽은이는 경험 세상에 따라 아주 다른 느낌을 가져다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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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기울어진 의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j*******g | 2020.11.2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게 되는데 이 책이 사람들과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에 흥미가 생겨서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어요.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에서부터 관계가 뒤틀리거나 끊어지는 반복된 일상의 이야기를 다룬다고 하는데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라서 그런지 공감이 되는 내용들이 많았네요.이 책은 34개의 아주 짧은 단편을 모아놓은 소설집;
리뷰제목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게 되는데 이 책이 사람들과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에 흥미가 생겨서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어요.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에서부터 관계가 뒤틀리거나 끊어지는 반복된 일상의 이야기를 다룬다고 하는데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라서 그런지 공감이 되는 내용들이 많았네요.




이 책은 34개의 아주 짧은 단편을 모아놓은 소설집이예요.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보이는 단편들이지만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도 있어요. 짧은 단편들이라서 읽기는 편했는데 읽고 나서는 짧은 글임에도 생각이 많아지더라구요. 아무래도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겠죠.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기울어진 의자>에서는 같이 계약직 사원으로 일했지만 현재의 모습은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의 이야기가 나오네요.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느라 자신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전업맘이 된 나와 직장에서 자리 잡고 있으면서 남편이 육아휴직을 했다는 수정의 이야기였어요. 아이를 키우는 게 위대한 일이지만 알게모르게 자격지심이 있는 '나'의 모습이 실제 저의 모습과 너무도 비슷해서 조금은 우울하기도 하고, 상사의 지시에 신발도 제대로 못 신고 달려가는 수정의 모습도 참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업맘이든 직장맘이든 마음속에 기울어진 의자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한글떼기>에서 <기다린다는 것> 까지는 어느 정도 이어지는 이야기였어요.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낼 준비를 하고 보내고 그러면서 겪는 일들을 그리고 있는데 엄마들 간의 보이지 않는 눈치싸움과 편가르기 같은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실제로도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라 공감이 많이 되더라구요. 사실 그게 싫어서 학부모 모임에 별로 안 나갔던 경험도 있구요.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은 내 시간을 흔쾌히 내어주는 것이기도 하다. 다시는 되찾지 못할 나의 유일한 시간을 타자에게 기꺼이 내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다려준다는 말보다 고마운 말이 세상에 또 있을까.

엄마라는 이름표를 달고 가장 많이 하는 일은 기다림이었다. ·······엄마는 아이 앞에서 언제나 묵묵히 인내의 시간을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어야만 했다. (p169)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글은 <기다린다는 것> 이었어요. 아이들이 커가면서 인내하고 기다려야할 순간들이 참 많았어요. 더딘 속도로 말문이 트일 때도, 걸음마가 늦어질 때도, 한글 떼기를 하는 순간에도, 그리고 앞으로 커가면서 아이들이 겪을 모든 일들에도 엄마는 옆에서, 아니면 뒤에서 기다리고 있어줘야할 순간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물론 마음은 조급하고 걱정되고 그런 순간들이 있을테죠. 그러나 조급해지지 않고 인내하고 기다려줄 줄 아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싶네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좋은 관계만 있을 수는 없겠죠. 이 책에서도 좋은 관계도 있지만 다시 보고 싶지 않은 관계도 나오는데 인생의 징검다리를 건널 때마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변화하고 감정의 골도 크고 많아지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사람들과의 관계는 끊을 수도 없고 끊어서도 안 되는 거겠죠.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관계를 맺은 경험이 많을 수록 더 현명하고 유연하게 관계를 맺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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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차* | 2020.11.2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책 이야기이다루 작가의 <기울어진 의자>를 읽었다. 마치 에세이 같은 느낌이 드는 단편 소설집이라서, 다 읽고 나면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본 듯 한 느낌이 든다. 10 페이지 가량의 단편들로 구성되어있어서 에피소드 별로 호흡이 짧다. 하지만 결국 에피소드들이 각각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 명의 이야기가 여러 편으로 나뉘었다는 느낌이다. 내게 여러 단편들을 관통하;
리뷰제목

책 이야기

이다루 작가의 <기울어진 의자>를 읽었다. 마치 에세이 같은 느낌이 드는 단편 소설집이라서, 다 읽고 나면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본 듯 한 느낌이 든다. 10 페이지 가량의 단편들로 구성되어있어서 에피소드 별로 호흡이 짧다. 하지만 결국 에피소드들이 각각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 명의 이야기가 여러 편으로 나뉘었다는 느낌이다. 내게 여러 단편들을 관통하는 화자의 이미지는 육아를 하는 젊은 엄마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기울어진 의자>에서는 사람들 간의 관계에 대해서 다룬다. 특히 엄마가 겪게 되는 사람들 간의 관계가 많다. 학부모들 간의 관계, 자식 간의 관계, 워킹맘 친구와의 관계 등에 대한 이야기다. 육아를 하고있는 여성이 읽는다면 더 많이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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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의자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기울어진 의자> 라는 단편이 인상 깊었다. 미진과 수정은 같은 회사의 1년 계약직 비서로 일하면서 친해진다. 1년의 계약 기간이 끝났을 때, 미진은 결혼을 하기로 마음먹었고 반면에 수정은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나가기로 마음먹는다. 시간이 지나서 둘이 다시 만났을 때, 둘 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었지만 서로의 상황은 조금씩 달랐다. 미진은 내세울 만한 커리어도 없었지만 수정은 잘 가꿔진 커리어 우먼의 모습이다. 미진은 세련된 워킹맘 수정의 모습에 뭔가 부러움을 느꼈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수정은 남편에게 집안일과 육아를 맡기고, 집안에 많은 신경을 쓰지 못한다. 간만에 온 딸의 전화에 "엄마 일하러 가야 돼. 끊어." 라는 말만 남기고 또 일터로 향한다. 이런 수정의 모습을 보면서 미진이 느낀 건 부러움뿐이었을까? 아마 그보다 훨씬 복잡한 감정이었을 것이다.

수정이는 한숨을 크게 쉬고는 내게 미안하다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나는 그녀를 안심시켰다. 나는 회사로 급하게 뛰어가는 수정이를 바라봤다. 마음이 급했던 수정이는 출입구 앞에서 한쪽 구두가 벗겨졌다. 깡충 걸음을 하고 신발을 찾아 신은 수정이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수정이가 앉았던 의자는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의자를 지탱하는 네 개의 다리 중에서 두 군데나 빠져 있었다. 나는 기울어진 쪽을 손으로 들어 올려서 수평을 맞췄다. 내가 손을 떼자마자 의자는 다시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기울어진 의자> 중에서

이 소설의 이름이 왜 <기울어진 의자>일까 생각해봤다. 인간관계라는 것이 결국 기울어진 의자와 같은 거싱 아닐까? 서로 완벽한 균형을 맞춘 채 똑바로 서 있는 관계라는 것은 없다. 결국 한 쪽이 기울어지면 어느 한쪽이 배려하며 맞추고, 또 다른 한쪽이 기울어지면 다른 쪽에서 맞춰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관계라는 것 아닐까. 현대사회의 일상 속에서 관계에 대해 집중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분들이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기울어진의자#이다루#스토어하우스#컬처블룸#컬처블룸리뷰단#기울어진의자후기#기울어진의자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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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4건) 한줄평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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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가볍게 페이지를 넘기며 시작하지만 마음속 깊이 전해지는 묵직한 울림과 감동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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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8 | 2020.11.12
평점5점
소설이지만 오히려 일상의 이야기들이라 내가 겪은 일들을 보고 있는 그런 기분이에요 추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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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 2020.11.11
평점5점
의미없는 인간관계에 지쳐갈때쯤 만난 사막의 오아시스같은 책.인간관계가 힘겨운사람에게 적극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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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렌 | 2020.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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