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0년 10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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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8쪽 | 290g | 128*200*20mm |
ISBN13 | 9791190912112 |
ISBN10 | 1190912112 |
발행일 | 2020년 10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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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8쪽 | 290g | 128*200*20mm |
ISBN13 | 9791190912112 |
ISBN10 | 1190912112 |
6 알바, 돌아가지 않을... 11 껌딱지 16 김 대리의 연애 21 노인과 지하철 26 열무와 염치 33 기울어진 의자 46 Alone 52 ‘바바리’ 이야기 61 엄마와 딸기 66 김칫국 72 두 여인 77 불청객의 음모 82 한글 떼기 86 입학식 선물 91 졸린 등굣길 94 닮는다는 것 102 그깟, 시험 107 아프면 고생이다 114 어떤 세계 1 119 어떤 세계 2 130 축구와 아이 133 축구와 엄마 139 함부로, 사진을 145 채팅과 새 떼 154 물에는 경계선이 없다 163 쇼핑의 심리학 169 기다린다는 것 172 떨어진다는 것 175 밤바다 179 나는 소다 183 바람 불어도, 잎이 떨어져도 187 볶음김치와 언니 193 마스크 벗기 198 여수에 가면 204 〈작가의 말〉 |
여자로서, 엄마로서, 아내, 학부모로서, 여러 개의 가면을 쓰고 산다.
지은이 이다루는 “익숙한 낯섦”을 이야기 한다. 기울어진 의자(33쪽)는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보통은 몇 개씩 가지고 있는 페르소나(가면-때로는 여자로서,엄마,아내, 학부모회맴버로서)를 들어내 보인다. “집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움직이다 보니 머릿속 사고도 딱 집 크기에 갇힌 듯했다.”(전업주부로서의 모습)이 틀안에서 자기중심을 잡는다. 한 때 직장동료이기도 했던 친구 수정은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잡지 못한다. 그녀가 앉아있던 기울어진 의자처럼 말이다.
기울어진 의자란 뭘 말하는 걸까, 표상은?, 이런 궁금증이 책을 끝까지 읽어도 머릿속을 맴돌며, 딱히 잡히지 않는다. 아마 지은이가 독자들을 그런 상태로 몰아넣기 위한 것이었다면 우선은 성공했다. 며칠 동안 신경이 쓰여, 다시 이 책을 읽어봤다.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이 책은 익숙하면서도 낯설다는 표현이 들어맞는다.”고, 흔하디 흔해서 별달리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을 눈앞에 끄집어 내놓고 “익숙하지, 그런데 말이야 이건 전에 본 기억이 없어 익숙하지 않을 거야”, 라는 말을 하고 있다.
책 표지의 지은이 소개에 실린 문구 “익숙한 낯섦”은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다. 초등학교 어머니회의 치맛바람은 아주 익숙하면서도 왠지 모를 낯섦을 느끼게 한다[축구와 아이(130쪽).축구와 엄마(133쪽), 함부로 사진을(139쪽)].
도입부부터 알바, 돌아가지 않을...로 시작하는 이 책은 신변잡기를 톺아본다. 같은 현상이라도 보는 이, 보는 각도에 따라 제각각 달리 보이듯,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을 전업주부로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엄마로, 이 책 어디에도 구체적으로 사회모순과 현상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고, 나오는 여러 인물들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해두었다.
바삐 살아가는 현대 사회, 이 책을 통해 잠시나마 머리를 식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이 책은 읽은이는 경험 세상에 따라 아주 다른 느낌을 가져다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게 되는데 이 책이 사람들과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에 흥미가 생겨서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어요.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에서부터 관계가 뒤틀리거나 끊어지는 반복된 일상의 이야기를 다룬다고 하는데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라서 그런지 공감이 되는 내용들이 많았네요.
이 책은 34개의 아주 짧은 단편을 모아놓은 소설집이예요.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보이는 단편들이지만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도 있어요. 짧은 단편들이라서 읽기는 편했는데 읽고 나서는 짧은 글임에도 생각이 많아지더라구요. 아무래도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겠죠.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기울어진 의자>에서는 같이 계약직 사원으로 일했지만 현재의 모습은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의 이야기가 나오네요.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느라 자신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전업맘이 된 나와 직장에서 자리 잡고 있으면서 남편이 육아휴직을 했다는 수정의 이야기였어요. 아이를 키우는 게 위대한 일이지만 알게모르게 자격지심이 있는 '나'의 모습이 실제 저의 모습과 너무도 비슷해서 조금은 우울하기도 하고, 상사의 지시에 신발도 제대로 못 신고 달려가는 수정의 모습도 참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업맘이든 직장맘이든 마음속에 기울어진 의자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한글떼기>에서 <기다린다는 것> 까지는 어느 정도 이어지는 이야기였어요.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낼 준비를 하고 보내고 그러면서 겪는 일들을 그리고 있는데 엄마들 간의 보이지 않는 눈치싸움과 편가르기 같은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실제로도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라 공감이 많이 되더라구요. 사실 그게 싫어서 학부모 모임에 별로 안 나갔던 경험도 있구요.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은 내 시간을 흔쾌히 내어주는 것이기도 하다. 다시는 되찾지 못할 나의 유일한 시간을 타자에게 기꺼이 내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다려준다는 말보다 고마운 말이 세상에 또 있을까.
엄마라는 이름표를 달고 가장 많이 하는 일은 기다림이었다. ·······엄마는 아이 앞에서 언제나 묵묵히 인내의 시간을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어야만 했다. (p169)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글은 <기다린다는 것> 이었어요. 아이들이 커가면서 인내하고 기다려야할 순간들이 참 많았어요. 더딘 속도로 말문이 트일 때도, 걸음마가 늦어질 때도, 한글 떼기를 하는 순간에도, 그리고 앞으로 커가면서 아이들이 겪을 모든 일들에도 엄마는 옆에서, 아니면 뒤에서 기다리고 있어줘야할 순간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물론 마음은 조급하고 걱정되고 그런 순간들이 있을테죠. 그러나 조급해지지 않고 인내하고 기다려줄 줄 아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싶네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좋은 관계만 있을 수는 없겠죠. 이 책에서도 좋은 관계도 있지만 다시 보고 싶지 않은 관계도 나오는데 인생의 징검다리를 건널 때마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변화하고 감정의 골도 크고 많아지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사람들과의 관계는 끊을 수도 없고 끊어서도 안 되는 거겠죠.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관계를 맺은 경험이 많을 수록 더 현명하고 유연하게 관계를 맺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책 이야기
이다루 작가의 <기울어진 의자>를 읽었다. 마치 에세이 같은 느낌이 드는 단편 소설집이라서, 다 읽고 나면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본 듯 한 느낌이 든다. 10 페이지 가량의 단편들로 구성되어있어서 에피소드 별로 호흡이 짧다. 하지만 결국 에피소드들이 각각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 명의 이야기가 여러 편으로 나뉘었다는 느낌이다. 내게 여러 단편들을 관통하는 화자의 이미지는 육아를 하는 젊은 엄마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기울어진 의자>에서는 사람들 간의 관계에 대해서 다룬다. 특히 엄마가 겪게 되는 사람들 간의 관계가 많다. 학부모들 간의 관계, 자식 간의 관계, 워킹맘 친구와의 관계 등에 대한 이야기다. 육아를 하고있는 여성이 읽는다면 더 많이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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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의자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기울어진 의자> 라는 단편이 인상 깊었다. 미진과 수정은 같은 회사의 1년 계약직 비서로 일하면서 친해진다. 1년의 계약 기간이 끝났을 때, 미진은 결혼을 하기로 마음먹었고 반면에 수정은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나가기로 마음먹는다. 시간이 지나서 둘이 다시 만났을 때, 둘 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었지만 서로의 상황은 조금씩 달랐다. 미진은 내세울 만한 커리어도 없었지만 수정은 잘 가꿔진 커리어 우먼의 모습이다. 미진은 세련된 워킹맘 수정의 모습에 뭔가 부러움을 느꼈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수정은 남편에게 집안일과 육아를 맡기고, 집안에 많은 신경을 쓰지 못한다. 간만에 온 딸의 전화에 "엄마 일하러 가야 돼. 끊어." 라는 말만 남기고 또 일터로 향한다. 이런 수정의 모습을 보면서 미진이 느낀 건 부러움뿐이었을까? 아마 그보다 훨씬 복잡한 감정이었을 것이다.
수정이는 한숨을 크게 쉬고는 내게 미안하다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나는 그녀를 안심시켰다. 나는 회사로 급하게 뛰어가는 수정이를 바라봤다. 마음이 급했던 수정이는 출입구 앞에서 한쪽 구두가 벗겨졌다. 깡충 걸음을 하고 신발을 찾아 신은 수정이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수정이가 앉았던 의자는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의자를 지탱하는 네 개의 다리 중에서 두 군데나 빠져 있었다. 나는 기울어진 쪽을 손으로 들어 올려서 수평을 맞췄다. 내가 손을 떼자마자 의자는 다시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기울어진 의자> 중에서
이 소설의 이름이 왜 <기울어진 의자>일까 생각해봤다. 인간관계라는 것이 결국 기울어진 의자와 같은 거싱 아닐까? 서로 완벽한 균형을 맞춘 채 똑바로 서 있는 관계라는 것은 없다. 결국 한 쪽이 기울어지면 어느 한쪽이 배려하며 맞추고, 또 다른 한쪽이 기울어지면 다른 쪽에서 맞춰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관계라는 것 아닐까. 현대사회의 일상 속에서 관계에 대해 집중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분들이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